‘마음의 병’을 다룬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인기리에 종영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필두로, 다중인격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의 ‘하이드 지킬, 나’와 MBC의 ‘킬미, 힐미’,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를 다룬 tvN의 ‘하트 투 하트’ 등이 잇달아 방영 중이다. 이 드라마들 대부분이 10퍼센트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스님이 외출 하셨을 때, 방을 치우다가 오래 묵은 종이 뭉치를 발견했지요. 그것은 소설처럼 쓰여졌는데, 출가하기 전의 고뇌와 슬픈 참회가 있는 글이었지요. 그 글에서 주인공은 못된 짓만 일삼는 불효자였는데, 어느날 만취에 고함치며 그것도 몇 달 만에 집에 들어오니 동생이 어머니를 붙들고 울고 있었던 것이에요. 술김이나마 이상한 예감에 동생에게 다가가보니
음울한 바람이 연병장 한구석에서부터 모래를 쓸고와 줄지어 서있는 병사들의 머리에 쏟아 부었다. 어제 까지만 해도 슬기로운 사기에 차있던 병사들의 표정엔 칙칙한 그늘이 진딧물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다.그래서 그 주위를 서성대는 외부사람들은 번지르르하게 때가 낀 방한모의 대열에 조용히 압도당하고 있었다.어쩌자는 것일까 어쩌자고 저들은 말없는 덩어리가 되어서 버티
野菜(야채) 배달을 끝낸 마차들이 골목마다 달그락 거리고창백한 수탉들이 길게 울며 내닫는다불타는 날개 투명한 하반신으로 춤추는 나무들金(금)빛 거미떼가 자욱히 거리 아래로 내린다깡마른 새들은 책갈피를 찢고 날은다질긴 等高線(등고선)에 걸린 팔다리를 풀며바람은 나무들의 급소를 찌르며 달려나가언덕에서 이리떼처럼 곤두박질한다.총천연색의 프래카드는 쓸어져 있고지난
눈에 파묻힌산기슭 마을에서상여가 나가자 상여 요령소리에땅굴 속 씨감자는단 잠을 깨곤 주검을 몰아내듯자신의 안에서 새싹을 밀어 낸다.음달진心象(심상)의 밭에뾰족한 抵抗(저항)의 수염 끝으로받아 이기던겨울의 무게.장기판에장기짝이 쓰러지듯초가지붕눈 녹은 낙숫물이안상주 홑적삼에 떨어지면눈가루가 앉았던 초상집 장독대숫돌 위에서소리없는 鳴咽(명인)은눈 뜬다. □내가
계속-계속 노크소리가 들려왔다.그는 그때까지 짙은 안개속을 헤메듯, 몽롱한 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그것은 오랜 방황에서 오는 피로가 아니면 실의와 절망에서의 강한 허탈인지도 몰랐다.그는 모든 사고의 능력이 점점 흐려져 가는, 그런 무기력에 말려들고 있었다. 손가락 끝도 옴짝할 수 없는 무거운 나태감이 전신을 휘감는 것 같았다.“똑, 똑, 똑, 똑,
문득 어둠의 유리속에서 흰버섯처럼 솟아오르는 나비記憶(기억)의 비인 마루 끝 한그루 菊花(국화)꽃에平生(평생)의 뜻을 푸른 달빛으로 켜서 걸어두고수시로 내가 피워무는 한 대의 休息(휴식)과 가는 煙氣(연기)속으로 나즉히 사라져가는 시름의 발소리.짜여지는 마른 볏짚 끝에 꽃힌 바람의 悲鳴(비명)은 이 時代(시대)의 안까님을 벗어던지고.끊
솔매 할멈은 담 너머로 기울였던 귀를 거두고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평상에 펄죽히 누워 잠만 퍼 자는 아들놈을 흐리멍텅한 눈으로 건너다본다. 좀체로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땀만 비직비직 싸고 자는 꼴을 보면 볼수록 밉살스럽다. 원 애도 이리 매정한 수가 있을꼬, 거의 열흘 만에 들어와서도 이렇다 할 말 한마디 없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발죽발죽 일어
언덕 길은 가파르다특히 해질 녘, 내가 오르는 언덕길은 나이 먹은 황소의 울음.머리 속엔 짐 싣고 오르는 달구지. 밤이라고 하자. 차라리밤이라고 해버리자.한 그루 나무 무성히 져내리는 落葉(낙엽)을 조심스레 간직하는마리아 像(상)의 부푼 앞가슴숨이 차오르는 언덕길은가파르다. 어머니를 생각는다는 거짓말황소 울음이 피로 하늘에 번지는속에 서서아버지를 생각는다는
의 빗줄기굴러 내리는 밤,쇠소리로 우는 壁(벽)을 더듬으며떠나가고 싶네.내가 나를 안고볼을 부비면안개가 자욱이 피어 나은은히 울림하여 오는얼음장들 갈라지는 소리…이 뜨거운 가슴 불살라한 오큼 싸늘한 잿더미로만남거라淫亂(음란)한 꽃과騷音(소음)에 묻힌 純潔(순결)한 웃음이地殼(지각)을 깨트리며 忿怒(분노)한 戰車(전차)처럼굴러 가는
열차가 종착역 구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들은 완전히 정차한 다음이면 승강구가 혼잡하리라는 데에 의견을 모아 미리 문 밖으로 나갔다. “같이 가십시다. 내가 한잔 내죠. 그 녀석에게 술을 먹여 놓으면 정말 가관입니다.”광현은 포기로 안에 있는 공금을 다시 생각했다.차가 정차했다. 그러자 그들이 앉았던 객차로부터 열려진 문을 통해서 마치 연옥(煉獄(연옥))에
戰鬪(전투)와 폭력이 낭만으로 느껴질 정도로 인간의 문제 등 군더더기가 밀려난 채 카메라의 앵글은 냉혹하기만 하고, 깽의 잔인한 행위는 어처구니없게도 가벼운 기분으로 행해지고 또 그렇게 느껴지게 하는 영화.이 영화는 30년대 美國(미국)의 大恐慌期(대공황기)에 全美洲(전미주)를 누빈 二人組(이인조)깽인 性(성)불구자 ‘크라이드’(웨렌 비티)와 肉感的(육감적
참 짧아서, 눈썹 같은 것이샘물을 흔들 듯이 고여 빛나며깜빡거리죠.재밌고 아름다운 일이어요. 손톱에 밴 풀빛 속.햇살이 아가들의 입술처럼 젖어뾰족하게 잎을 틔워요. 시원히 밝아오는 벌판으로홰를 치는 닭이여꿈이 없이는 세상은 늪이지요.그러나 욕심 부리지 않는 사람은 빠지지 않아요.통과할 뿐. 풀잎이 뿜어내는 빛깔에 떠오를까.햇빛 끝에 묻은 꽃가루처럼 깨끗해요
올따라 서울의 겨울날씨가 차갑다는 것을 피부로 받으며 추위가 저물도록 여기 머물러야만 한다니 실로 따분한 일다. 작년만 같았어도 하마 시골의 고드름 열린 초가집 아랫목에서 그저 독서랍시고 읽을거리에 취해 있을 겨울방학. 졸업이 코앞에 다가오고 해서 學窓生活(학창생활)을 청산해야 하고 남보다는 좀 더 훌륭히 사회에 첫발을 들어놓아야 한다는 초조와 긴장에 어지
1967년 겨울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내가 겨울을 느끼는 것은 피부 위 감각에서 부터다. 공기가 싸늘해지고 어머니가 올려놓은 주전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보면 포근한 겨울잠에서 나는 길고 긴 인생의 꿈을 꾼다. 原色(원색)의 혼란했던 피곤이 안온한 故鄕(고향)을 찾은 ‘에뜨랑제’의 휴식같이 달콤해지고 내가 긴 수면에 빠지는 겨울. 그것은 나의 파릇
‘겨울 아닙니까’ 자꾸 망설여지는 季節(계절) 시장 모퉁이를 돌아설 때였다. 사람 몇 명이 빙 둘러서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참으로 따분했던 나는 조금이라도 즐거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그들 축에 끼어들었다. 그러나 깨알같이 유쾌한 사건(퍽 심심했던 나는, 웬 만큼의 사소한 사건이라도 내 흥미가 이끌리는 한 깨알만큼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시들은 꿈결은 나를 울리네 퍼덕이는 수천자의 感覺(감각)을 누르며 당신이 주름살처럼 꾸겨질 때. 발치에서 돋아오른 이 크낙한 설움은 흩어지네. 나는 떠나야 하네. 스승의 握手(악수)보다 뜨거운 誘惑(유혹)이 설레이는 마음보다 잔나비의 웃음이 나부끼는 저 무서운 사랑의 領土(영토)로 떠나야 하네. 눈을 감으면 검은 장막으로 둘러친 어둠을 벗고 1968
“박병장, 나흘 후면 제댈세.” “네, 그런 것 같습니다.” “개운하진 않나? 유능한 군인이었는데.” 푸르딩딩한 입술과 째진 입, 그리고 훤칠한 키와 답답해 보이기만 한 조그만 눈, 그가 아무래도 훌륭한 군인 일성싶다.“서운하군.” “.....”박병장은 말을 잃은 사람처럼 묵묵히 서있었다. 창밖은 소리 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나가도 좋아.”하고 김중위가
無知(무지)와 빈곤의 小邑(소읍)에도 사랑은 있어 ‘로버트 와그너’와 ‘나타리 울’은 戀人(연인)의 사이 그러나 이들의 앞날은 暗澹(암담)하기만 하다. 結婚(결혼)할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財力(재력)이 따르지 못한다. 生前(생전)에 그다지 人氣(인기)없었던 목사의 아들인 ‘로버트 와그너’는 자기도 존경치 않았던 부친의 죽음으로 小邑(소읍)을 떠냐아 할 것을
그것은 바다의 저 아래 시작으로 향하는 마음의 무늬속으로는 무던히도 탐하여 깊숙이 두근거리는 것은 이미 피부를 스쳐간 흔적.하늘 볼 새벽, 이미 검은 향기에 엉켜버린 숨결.솔깃 핏빛의 유혹에 빠져 긴 몸을 끌고 가듯 그림자 길에 누워 버린 것.오래 기다려 지친 탄성으로 나타나서는 넌지시 남겨진 후회의 의미잠시 침묵이 흩어져 가느란 고독이 깃드는 꿈속으로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