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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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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보다 ‘다중인격’, 드라마 속 ‘병명’ 바뀐다

   
 tvN '하트 투 하트' 방송 장면.
‘마음의 병’을 다룬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인기리에 종영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필두로, 다중인격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의 ‘하이드 지킬, 나’와 MBC의 ‘킬미, 힐미’,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를 다룬 tvN의 ‘하트 투 하트’ 등이 잇달아 방영 중이다. 이 드라마들 대부분이 10퍼센트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리꾼들에 의해 다양한 패러디도 양산되고 있다.

‘몸의 병’에서 ‘마음의 병’으로

‘암’이나 ‘백혈병’은 인기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씩씩하고 예쁜 여주인공이 유전적 요인으로 불치병에 걸리며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것이다. 2000년도 “얼마면 되냐”는 대사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가을동화’가 그랬고, 배우 최지우와 권상우가 호흡을 맞춘 ‘천국의 계단’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하이드 지킬, 나’에서 주인공 구서진은 ‘해리성 정체 장애’, 소위 ‘다중인격’환자다.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인격이 바뀌어가며 나타나고 서로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지 못한다. ‘킬미힐미’는 이보다 더 나아가 7개의 인격을 다룬다. 뱃사람과 여고생, 어린 아이까지 7개의 인격이 주인공 차도현에 담겨 있어 갈등을 유발한다. ‘하트 투 하트’는 ‘대인기피증’에 걸린 환자와 이를 해결하려는 정신과 의사의 로맨스를 다룬다. 세 드라마는 모두 공통적으로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해결해 나가며 갈등을 해소하는 전개를 보인다.

변화한 인식, 드라마로 이어져

문화평론가 하재근 씨는 이런 드라마들을 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현대인들이 정신적 안정을 중요히 여기고 있다. 드라마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정신보건 통계가 2013년에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정신질환에 대한 지역사회 수용도’가 62.9%로 전년도에 비해 4.2% 증가했다.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역시 변하고 있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에서 201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병’ 계속 다뤄질 것

이러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에 대해 방송문화비평가 김경호 씨는 “극중 인물이 가진 상처를 보며 시청자는 자신이 가진 유사한 상처를 발견하고, 그들이 치유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자신도 치유되고 싶다는 생각에 더 드라마에 몰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정신적인 문제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란 의견을 보였다. 드라마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고,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과열 양상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신적 문제는 대다수의 현대인과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에 호응하는 것이 스스로의 상처를 되돌아보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정신질환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는 이제 막 걸음마를 땠다. 앞으로 정신질환 소재를 드라마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국윤나 기자  kookyn12@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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