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된다. 우리대학이 위치한 중구성동구(을)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국민의 힘 이혜훈 후보·한국국민당 김영기 후보가 출마했다. 동대신문은 중구성동구(을)에 출마한 양당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두 후보자 모두 인터뷰에 서면으로 응답했다. 다음은 공통 질문에 대한 후보자들의 답변이다. Q1. 중구성동구(을)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박성준 후보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가 됐다. 오랫동안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이슈와 현안을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물어본 내 모습은 그런 식이다. 소란스럽고, 떠들썩한. 이런 모습은 비단 대화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소란스러운 사람은 글에서도 그 모습이 드러난다. 따뜻하고 세밀한 감정도, 주인공의 대화 속 스쳐 가는 조연까지도 온전히 묘사하려 애쓴다.소란스러운 사람은 그런 이유로-어쩌면 필연적으로-글을 좋아하게 된다. 글은 입체적이고 장황한 감정과 상황도 평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이란 감정을 머금을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 생각했다. 불쾌한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보게 하는 건 글이 고유하게 가진 의미다. 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내가 기자라는 것. 기사를 쓴다는 것. 그 글이 신문에 기록된다는 것.돌이켜보면 참 나답지 않은 선택이었다. '누가 볼까'하는 불안함에 눅눅한 일기장 속 잉크 한 방울을 남기지 못했는데. 많은 동공이 내 글의 활자 하나하나를 바라본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그럼에도 동대신문에 지원했다. 기자가 되기 위한 발걸음이라든지 대학을 위한 봉사 정신 같은 거룩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서투른 1학년의 조급함 때문이었다. 그래도 조금의 거룩함이라도 가져갔어야 했나? 타자 소리만으로 신문을 대하는 그들의 진심의 내음이 가득
꿈속에서의 나는 늘 어설프다. 걷고 뛰는 것과 같은 간단한 동작도 꿈을 꾸는 중에는 생경하게만 느껴진다. 단단한 땅에 발을 내딛으려던 찰나 발밑이 무너지고 나는 아주 우스운 모양새로 추락하고야 만다. 알고 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켜 흐려지고 바람 앞 등불처럼 맥없이 흔들리는 내 모습만이 선명해지는 꿈이어야만 했던 경험. 수습기자로서 보낸 지난 한 학기가 그랬다. 깨려야 깰 수 없는 긴 꿈 같았다. 동대신문에서의 수습 생활은 온통 망설여지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내가 상상한 학보사 기자는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나는 영민하고 능숙
지난 여름방학, 동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읽었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 나였고, 기사 작성에 자신이 있던 나도 아니었지만, 무엇이든 일단 해보는 새내기의 겁 없는 패기로 무작정 지원서를 제출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봤고, 다음날 합격 문자를 받았다.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는 그저 너무 기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나날이 닥쳐올지는 상상도 못 한 채 말이다.선배에게 첫 피드백을 받았을 때가 기억난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냉정하고 자비 없는 피드백이었다. 한글 파일을 자비 없이 가
2013년 제28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던 동대문학상이 10년 만에 부활했다. 동대신문의 주관 아래 시행된 동대문학상은 잠재력을 지닌 문학도를 발굴하고 빛나는 동국의 문학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개최됐다. 동대문학상의 접수기간은 10월 24일부터 약 3주간 본교 재학생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동대문학상은 ▲시 부문 ▲소설 부문 ▲희곡·시나리오 부문으로 나눠 작품을 모집했으며 수상금액은 총 900만 원이다.동대문학상에 지원한 학생 수는 ▲시 부문 85명 ▲소설 부문 30명 ▲희곡·시나리오 부문 12명으로, 100명 이상의
제29회 동대문학상 우수상정가을(문과대학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3학년),희곡·시나리오 「나에게로의 여정」 나에게로의 여정 나오는 사람들과 어패류여정안세나아저씨엄마블랙 테트라 무대는 그저 공간이다. 기차 안, 소극장, 자취방이 될 수 있다. 여정은 배우다. 여정은 극 전개 내내 블랙 테트라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닌다. 연극에 함께 참여했던 물고기다. 안은 여정의 조연출이자 극단 동료고 세나는 연출의 딸이다. 연출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저씨를 맡은 배우는 총 두 명의 다른 아저씨를 연기한다. 새벽기차 안여정, 어항을 든 채 기차에 오른다.
제29회 동대문학상 우수상양지숙(문과대학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2학년), 소설 「미식가」 미식가미진은 편의점 테이블에 앉았다. 새나가 만나자고 한 곳은 디저트 카페였지만, 찍어준 주소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이었다. 이곳에도 디저트와 테이블은 있으니까 그게 그거라고. 얼마 안 가 새나가 츄리닝을 입고 걸어왔다. 어울리지 않는 하늘색 핸드백을 어깨에 멨다. 새나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휘저었다. 미진이 어색하게 손을 올렸다.새나가 편의점에서 크림빵을 사서 나왔다. 미진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원래 한 봉지에 세 개씩인데, 한 개밖에 남아
제29회 동대문학상 우수상오재령(문과대학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4학년),시 「고구마 캐기」 외 2편고구마 캐기인공배양소에서 남자는 얼마든지 고구마를 캐가도 좋다고 했다 젊은 농부였다우리는 열심히 고구마를 캐기 시작했다 저녁에 따뜻한 방에 다함께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먹는 상상을 하며 뜨거운 빛이 성긴 밀집모자의 틈새로 들어온다빛 한 줄기가 고구마를 관통한다 고구마를 손에 들고 있어도빛은 고구마를 통과해 내 손을 뚫고 지나간다 손등의 상처가 부풀어 오른다물속으로 가라앉은 불순물이 다시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는 동안 햇살보다 햇
제29회 동대문학상 최우수상김은유(문과대학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4학년),시 「추운 것을 말하기」 외 2편추운 것을 말하기나무는 이제 자신을 이해할 친구를 사귀고 싶다 같이 수영장에 가주고 물에 돌도 던져보고 뛰어든 돌을 따라 가라앉았는데 이제 얘랑은 마지막이겠구나 손 흔들며 그게 죽은 거라 생각하지 않는 친구를 이해하고 싶다 들려? 나뭇가지 튕기는 소리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귀를 가져다 대는 소리 나무는 말한다 어두운 수영장을 들여다보면 어떤 물은 조금 희고 어떤 물은 조금 둥글고 또 어떤 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되기도
제29회 동대문학상 최우수상김가원(문과대학 영어영문학부 1학년), 소설 「육지의 물방울」육지의 물방울쇼이치는 언제나 내 왼편에 서서 이야기를 했다. 반 뼘 정도 작은 나를 위해 고개를 살짝 숙이고, 나긋한 목소리로 발음을 내뱉고,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인한 후에야 고개를 돌렸다. 내가 한 번에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 해도 짜증내지 않았다. 자신의 발음이 별로였다며 사과하는 쇼이치에게 그렇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는 게 일상이 된 무렵. 쇼이치는 급히 떠나게 되어 미안하다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쪽지의 글씨는 꼭 어린 아이가 쓴
제29회 동대문학상 대상이은영(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전공 석사 2학기), 시 「돌담 쌓는 사람」 외 2편 돌담 쌓는 사람돌담 쌓는 사람 있었다 그가 처음부터 돌담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돌과 돌이 만들어 내는 작은 빛과 틈새를 좋아했다 그의 돌담엔 시멘트가 없다 누군가 세게 부딪히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유약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가 돌 하나를 쥐었을 때 어디에선가 돌 구르는 소리그는 찬송을 부르며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내가 죽은 자의 말을 한다는 것을 이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치 폭포수 아래에서 입을 벌리
진중함보단 가벼움과, 글보단 말과 어울렸던 사람이었다. 깊이 있는 소통은 글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글로 나누는 소통을 가장 어려워했지만, 글을 통해 진정한 소통을 이루고 싶었다. 동대신문 기자 활동은 그런 나에게 둘도 없는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고 큰 망설임 없이 입사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하지만 수습기자의 글쓰기는 생각보다 더 조심스럽고 어려웠으며, 무서웠다. 내가 쓰는 글 한 자 한 자가 매일 밤 머릿속을 지배했고 가끔 컴퓨터 속 깜박거리는 커서가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기사는 내가 흔히 써 왔던 글과는 다르게 무거웠
이름 뒤 호칭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학창 시절 영상 제작에 몰두했던 나는 내 삶이 당연히 미디어학과에 진학해 PD가 되는 길을 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꿈은 17살 무렵, 졸작으로 한 영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내 이름 뒤 감독이란 호칭이 붙은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인보다 스스로의 평가가 중요한, 성취를 그 자체로 즐기지 못하는 성격 탓에 부족한 내용물로 얻은 결과와 주위 사람들이 장난스레 부르던 ‘감독’이라는 호칭은 내게 부끄러움과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준비되지 않은 채 얻은 결과는 독이 됐고, 이를 계기로 나
처음 무언가를 시작하는 일은 어렵다. 초등학교 2학년 달리기 경주 날, 발이 느린 나는 첫발을 내딛지 못하고 아픈 척 경주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독서실 책상에 앉아 영어 모의고사를 풀기 전, 문제가 읽히지 않을까 무서워 시작된 스톱워치를 여러 번 리셋한 경험도 있다. 나는 늘 ‘처음’이 두려웠다.처음을 두려워하던 나는 동시에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남들보다 1년 늦게 입학해 ‘성취’에 조바심을 내던 시기, 하루라도 빨리 수능특강 속 피상적인 정보들에서 벗어나 명확하고 구체적인 세계로 도달하고 싶었다. 이런 갈증을 학보사에서 해소
나는 쓰는 일과 달리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글을 쓴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보통 방 안에 앉아 골몰하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의자를 떠나지 않을 결심은 글쓰기에서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위해선 우선 달리는 자세부터 갖춰야 한다. 등과 허리를 곧게 펴고, 배에는 살짝 힘을 주고, 팔은 앞뒤로 가볍게 흔들면서 나아가는 동작으로부터 문장은 시작된다. 뒤꿈치부터 부드럽게 착지하는 힘. 힘껏 지면을 차내는 발끝. 그리고 달릴수록 달라지는 풍경을 포착하는 눈빛. 길을 잃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가는 대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소설 에서 천선란 작가는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수습기자로서 활동하는 동안 느꼈던 감정이 이 한 문장에 함축되어 있다. 처음 ‘수습기자’라는 직책을 달았을 때는 빨리 나아가고 싶었다. 기자는 어떤 글을 써야하는지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잘’ 쓰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몸과 마음의 엇박자는 많은 실수를 만들었다. 문장 배열은 엉망이고, 기사 같지 않은 리드와 부족한 어휘력. 이곳에서 정기자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렇지만 도망갈 곳은 없었다. 한 번 수습기자가 된
스무 살의 나는 뜨거웠다. 할 줄 아는 건 없지만 하고 싶은 게 많아 일단 도전은 하고 보는 타입이었다. 배워나 가면 충분히 괜찮을 거라는 생각 하나만 갖고 여러 가지 일을 시작했다.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니 개인 시간이 늘어났고, 그 시간들을 알차게 활용하고 싶어 대내외활동,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일을 병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스무 살은 놀이공원부터 시작된다. 아르바이트라곤 해본 적 없던 내가,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하루 매출 1,000만 원이 넘는 놀이 공원에서 일했다. 일이 미숙해 하루는 햄버거 12
“서원아 일어나, 신문스크랩하자”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첫날, 그렇게 나는 신문과 만났다. 처음 마주한 그날은 신문이 너무 어려웠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어른의 말들 같아 이해하기 힘들었다. 눈앞의 신문만 해치우면 더이상 읽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꾸역꾸역 읽었다. 하지만 신문은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아침마다 현관문을 열면 그 자리에 새롭게 도착해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신문스크랩을 하면서 몰랐던 세상에 눈을 떴다. 말도 내용도 너무 어려웠지만 하나의 신문을 다 읽은 후 얻게 되는 것들,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