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동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읽었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 나였고, 기사 작성에 자신이 있던 나도 아니었지만, 무엇이든 일단 해보는 새내기의 겁 없는 패기로 무작정 지원서를 제출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봤고, 다음날 합격 문자를 받았다.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는 그저 너무 기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나날이 닥쳐올지는 상상도 못 한 채 말이다.
선배에게 첫 피드백을 받았을 때가 기억난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냉정하고 자비 없는 피드백이었다. 한글 파일을 자비 없이 가득 메운 초록색메모는 기자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게는 기자의 자질이 없는 것일까’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인터뷰를 요청하고, 학교 곳곳을 취재하러 다녔다. 매 순간마다 나 자신이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내 기사 파일은 여전히 피드백 메모로 가득 차 있었고, 내가 찍은 사진 중 열에 아홉은 초점이 나가 있었다. 심지어 축제 때 내가 찍었던 사진이 모두 날아가 몇 시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기보다, 욕심을 냈다. ‘어떻게 써야 글이 더 자연스러울까’, ‘어떤 각도로 사진을 찍어야 더 예쁘게 보일까’ 등 끊임없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 잘 해내고자 하는 욕심은 내가 기사를 작성하는 원동력이 됐다. 선배들이 내가 쓴 기사를 칭찬하고, 동기와 선배, 그리고 학우들이 나의 기사를 보면 괜히 입꼬리가 올라가고는 했다. 그렇게 기사 쓰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즐거워지고, 기자라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행동 하나, 말 하나 조심하며 긴장한 나 자신이 어색했지만, 한편으로는 좋았다. 힘들었던 조판을 거치고, 발행된 지면 신문 속 내 이름을 볼 때 느끼는 말로 이룰 수 없는 기쁨과 뿌듯함은 또다시 내가 기사를 쓰는 원동력이 됐다. 지금도 나는 열심히 욕심을 내며 기사를 쓴다.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욕심내며 발전할 것이다. 나의 욕심이 나를 훌륭한 기자로 성장시켜 주기를 기원하며, 나는 이제 탈수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