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제 특성에 맞는 새로운 커리큘럼 보완돼야

동국발전은 교육의 질 향상부터

1. 물적 환경
2. 교육과정Ⅰ(교양)
3. 교육과정Ⅱ(전공)
4. 교수임용 및 처우Ⅰ
5. 교수임용 및 처우Ⅱ
6. 간담회

이제 1천 여일 후면 건학 1백주년을 맞는다. 때문에 ‘동국발전’을 위한 구성원들의 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발전의 근본은 무엇보다 교육·연구분야일 것이다. 이에 본사는 총 6회에 걸쳐 본교의 교육·연구여건을 살펴보고 발전방향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


학과제로 전환한 후 교육과정을 개편했지만, 전공부실화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1, 2학년 때에 기본적인 선수과목을 수강하지 않거나, 일부러 쉬운 과목만 수강하는 학생이 많은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공필수제를 도입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편 기업체에서 직접 실습도 하고 학점도 인정하는 ‘산학협동’이나, 기초학문의 ‘실용학문적 커리큘럼’ 보완 등도 필요하다.


본교는 지난 96년 학부제를 도입한 후부터 전공 부실화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됐다. 이에 홍기삼 총장은 취임 후 “대학의 본질을 회복하겠다”며 2004년부터 △문과대  △이과대 △생자대 △공과대 △정산대 일부학과가 학과제전환을 결정하고 전공교육과정 개편을 진행했다.

개편내용을 살펴보면 △1학년 전공 한 과목 추가개설 △단일전공이수학점 6학점 추가 △최대개설학점 13학점 추가 등이다. 그러나 전공부실화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종춘(수학) 이과대 학장은 “선발방식만 바뀌었을 뿐 학부제에서 발생한 전공부실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현 전공부실의 원인으로는 전공기초 부족을 들 수 있다.
 
▲전공기초 부실 심각=3·4학년 전공의 경우 1·2학년 때에 기본적인 과목을 이수한 후 수강해야하는 강좌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선수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고학년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차수련(경영학) 경영대학장은 “학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에게 선수과목 수강을 장려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과제 전환 이후 기존 단과대별 지정 교양과목이 없어져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없다면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학년 전공수업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개편에서도 1학년 전공의 경우 한 학기에 한 과목이 개설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전공기초의 부실이 전공수업 전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질’ 향상에 대한 검토 필요=학생들이 전공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강좌임에도 수업내용이 난해하다는 등의 이유로 수강하지 않고 쉬운 과목만 수강하는 점도 전공부실화를 초래하는 한 원인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돈(인철3) 군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꼭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필수제를 도입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각 학과가 자체적으로 시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따라서 전공필수는 시행여부보다 전공필수제가 실시될 당시 제기됐던 일정한 학생수 확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수들의 전공 커리큘럼 개발에 대한 ‘안일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강구가 필요할 것이다.
복수전공으로 인한 단일전공이수학점의 축소도 전공부실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개편에서도 복수전공이수학점은 36학점으로 변화가 없다.
그러나 본교가 전공심화를 위해 학과제로 전환한 만큼 복수전공자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와 연세대 등과 같이 학과제 때부터 복수전공제를 운영해온 대학의 경우 단일전공이수학점을 이수했을 경우에만 복수전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신청하는가의 ‘양’보다는 교육의 ‘질’을 중시하고 있다.
이같은 방법은 전공의 부실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에서 한 방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 개발=실습교육과목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대와 같이 실습이 병행되고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는 학과의 경우 기업체에서 직접 실습을 하고 학점을 인정하는 산학협동은 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본교는 이러한 산학협동이 전무해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문지향적인 학과도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실용학문 커리큘럼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불교학과의 경우 생태불교학, 종무행정 등 응용불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용표(불교학) 교수는 “불교계에서 불교학과 졸업생을 채용하고 싶지만 자격증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채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복지, 통역 등 자격증과 연계된 전공수업의 전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학과의 경우 전공이수학점이 지나치게 높아 다양한 전공의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전공최소이수학점이 83학점으로 18학점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등 타대학이 60학점 전후인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법학과 학생들은 복수전공 등 다양한 학문을 접하는 것이 어렵다.
이와 관련해 김종만(법4) 군은 “법학과 학생들이 전원 고시준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저전공이수학점을 줄여 복수전공 등 자신의 진로에 맞는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학과제는 학부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공의 부실화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학교측 뿐만 아니라 각 학과 차원에서도 전공의 심화를 위한 다방면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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