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에서 부터 월간 박종남 4호 6면, 캠퍼스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학생들. 우리대학 립덥 영상 중 캡쳐본.

‘시간이 있다면 뭐하고 싶어?’ 10명에게 무작위로 물어 보았다. 열의 아홉은 당연한 듯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다. 여행이라... 생각해 보면 여행은 돈만 있으면 시간을 맞춰 언제든 떠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여가시간이 생긴다면, 서로 다른 전공과 학교 그리고 삶의 배경을 갖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하나 같이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냐는 것이다. 헨리 포드는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일만 알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들은 단 하나의 목표만을 설정해 달려왔다. 고교시절에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대학생이 된 지금은 취업을 위해서 말이다. 놀지 못하는 불쌍한 청춘들을 위해 새로운 휴식, 놀이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노는 데도 다양한 양상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노는 스타일과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 혼자 노는 것, 그것은 외향적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지도 모른다. 평소에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가 혼자가 되면 어색하고 외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일 때 비로소 자신과의 진정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대화의 과정을 하나의 결과물로 남길 수도 있다. ‘월간 윤종신’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윤종신이란 가수가 내는 음반으로서 2010년부터 매달 1~3곡의 신곡 발표하는 음반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월간 ○○○’으로 자신의 한 달을 기록으로 남겨보자. 박종남 씨는 매월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담은 ‘월간 박종남’을 발행해 지인에게 메일로 발송한다. 박씨는 “사진 찍기, 요리 하기, 그림 그리기의 취미를 모아 새로운 취미를 만든 것”이라며 “독자들이 보내온 피드백을 잡지에 반영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유사한 방법으로 ‘테마 사진첩’을 만들어 보자. 만약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있다면 한 달 동안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10장의 사진을 찍어보자. 거기에 손 글씨로 아기자기하게 꾸민다면 완성! 즉석카메라가 없다면 핸드폰 카메라도 충분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양껏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매 사진마다 간단한 메모로 의도를 밝혀 그때의 느낌을 남기는 것도 재밌다. 나 혼자 즐기기 아깝다면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하며 같이 즐겨도 좋다.

아무리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이라도 혼자만 놀면 외롭다. 인간은 관계의 형성을 중시하고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고 노력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외로움을 느끼며 이 감정이 지속 될 경우, 우울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공강 시간, 혼자서 캠퍼스를 배회하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캠퍼스 피크닉’을 떠나자.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소풍가던 그 기분으로 가볍게 말이다. 준비물은 돗자리 혹은 깔고 앉은 무언가와 간식거리면 충분하다. 원하는 장소에서 친구들과 강의 이야기, 친구이야기, 시시콜롤 연애사 등을 이야기해보자. 답답하고 칙칙한 과실 혹은 동방을 벗어나 야외에서의 만남은 장소에의 낯선 감정 그리고 밖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그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추천 피크닉 장소는 다음과 같다.

팔정도 : 넓은 평지라는 것이 장점, 하지만 사람이 많아 다소 시끄럽다.
만해광장 계단 : 계단에 앉아 즐기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옥상정원 : 여러 군데를 비교해보며 즐겨보는 매력이 있다.

밖으로 나가기 귀찮거나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두고두고 보면서 회상하고 싶다면 각종 영상을 찍어보자. 친구들과 함께 립덥 영상에 도전해 보자. 립덥 영상이란 립싱크와 더빙을 합쳐 만든 조어로서 참여자들이 노래를 립싱크처럼 부르고 영상 촬영 후 나중에 오디오 부분은 원곡을 덮어써서 만드는 동영상을 말한다. 뮤직 비디오와도 비슷한데 대개 카메라가 참여자들을 따라 지속적으로 이동하며 원테이크로 한 번에 찍는 경우가 많다. 만들어진 영상은 유튜브 등에 올린다.

지난 6월 우리대학 교육방송국(DUBS)과 학생홍보대사 동감이 만든 립덥 영상이 네이버가 주최한 립덥 공모전에서 운영자 추천상인 포텐돋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영상에 참여했던 전 방송국장 이창후 씨는 “립덥 영상은 영상을 찍을 카메라 한 대와 영상에 대한 전체적인 콘티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제작과정이 어렵지 않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게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도 노트북 카메라 기능과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고교시절 친구들과 함께 립덥 영상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다. 영상을 찍어서 꼭 인터넷 포탈사이트에 올릴 필요는 없다. 다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과정이 즐겁고 완성된 영상으로 크게 웃을 수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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