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규범으로
실제로 우리는 평소 생활에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이것을 보통 사회 규범을 통해 해결하곤 하는데, ‘과학에서 규범으로’는 바로 이 규범의 기준을 과학에서 찾고 있다. 과학적 사고를 통해서만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학자와 화학자로 얼핏 사회 규범과는 관련이 적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학벌주의,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하며 조화를 잃어버리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후대에 보다 나은 미래를 보여 줄 수 없다.

저자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과학적 사고와 건전한 사회규범 확립을 손꼽는다. 나아가 과학적 지식의 축적방법과 원리가 거짓된 가치관을 보편타당한 사회규범으로 재확립하는 데 유용한 기준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또 우리사회의 왜곡된 현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침묵하는 소극적 지성인들의 의식을 일깨워야 하며, 건전한 사회 규범의 확립에 있어서는 사회지도층과 의식 있는 자들의 정의로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흔히 접하는 학벌문제나 대학교육에 대해 대학생들은 단지 학술적으로 담아낼 뿐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내려 본 적이 드물다는 것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소위 명문대학들의 행태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밀림의 논리가 대학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과 같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미 확보한 기득권을 향유하는 데 안주하는 대학에겐 새로운 학문의 지평을 넓히거나 우리 사회에 기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답을 내리는 데 있어 일부 지식인의 사고 변화에만 집중하는 느낌을 지우기는 힘들다. 20%가 변하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로 이해하기에는 지나치게 지식인의 권위를 높이고 있는 듯 보인다.

반면, 학벌주의의 타파에 있어서는 색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어느 학교에 있어도, 어떤 수업을 들어도 배운다는 것에 대해 진지함, 진정성이 있다면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지배받는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표현을 원용해 사회규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정신없는 물질은 천박하고, 물질없는 정신은 위태롭다.” 우리는 이러한 정신적 가치를 유지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한다.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안내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회 규범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변지영 기자 bjy6820@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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