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페넬로프의 記錄(기록)

꽃이 잠에서 깨었다.
사나운 사내들 몇 명이 門(문)밖에서
시위하고 있다.
한번쯤 가지를 흔들어도, 가슴을
내보여도
사내들 기대를 메울 수 없다.
海溢(해일)을 몰고온 사내들이여
당신들은 門(문)밖에서 눈을 감았다.
나는 이 아침부터 늙은 아버지
壽衣(수의)를
지을 것이다.
무수한 밤이 지나고, 海溢(해일)이 하나, 둘
잠들어 갈 때
당신들 기다리는 어깨 너머로
늙은 아버지는 臨終(임종)을 맞이하고
나는 소리죽여 눈물 삭이면
낯이 선 乞人(걸인) 하나 낯익은 얼굴로
구름낀 얼굴 하나 노여운 칼끝으로
당신들 새벽잠을 깨울 것이다.
빗장을 열었을 때
아아, 나의 작은 손은 사뭇 떨리고
우리들 아픈 邂逅(해후)여.
그이의 이마 위엔 넘어지는 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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