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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뽕’을 보고장면위주 오락성은 탈피 못해
  • 신경식 (문과대 일문과)
  • 승인 1986.02.25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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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향의 문학작품 뽕을 영화화했다는데 일단 호감이 갔다.
  이 작품은 굴욕의 일제치하에서 어렵게 살던 한 여인의 내면세계를 영상처리한 것으로 비교적 오락성과 예술성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본다.
  안협(이미숙)이란 여인이 그녀의 뛰어난 아름다움과 여성적 매력으로 뭇 남성들을 사로  잡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여기에서 구수하면서도 텁텁하며 굵고 투박한 이대근의 개성있는 연기와 이미숙의 인기가 돋보이고 있다.
  대강 줄거리를 살펴보면 굴욕의 일제치하가 배경인(1920년 중반) 당시 먹을 것과 입을 것도 부족했던 산간마을 용담골이란 마을에 천하의 노름꾼 남편을 둔 안협이란 절색의 부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가사를 돌보지 않고 전국의 투전판을 돌아다니다 바람처럼 몇 달에 한번 정도 들르는 남편 삼보 때문에 살기 위해 동네 뭇남자들에게 몸을 돌리고 곡식을 얻어 구차한 삶을 연명한다.
  안협의 방자한 화냥끼 때문에 온 동네의 여론이 분부하지만 동네 남정네가 거의 다 그녀를 한번씩 거친터라 아무도 그녀를 쫓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가 오직 몸을 제공하지 않는 남자가 있었는데 자기와 뽕을 동업으로 치고 있는 자기집 주인할머니 머슴으로 힘세고 비열한 삼돌이다. 여기에 앙심을 품은 삼돌은 모처럼 집에 들른 삼보에게 안협의 방종한 행실을 고자질하나 결과는 자신이 되려 삼보에게 얻어맞고 기절한다. 이어 안협을 때리는 삼보와 맞는 아내의 가슴에는 뭔가 사무치는 무엇이 흐르고 삼보는 구름에 달가듯이 어디론가 또 떠나가 버린다.
  그는 이 나라의 독립을 기원하는 선구자였고 그 마을을 빠져나가는 삼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안협의 얼굴엔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용담골 전경엔 달이 저문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 몸을 내돌리며 굳이 삼돌이에게만 자신의 몸을 허락지 않은 안협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기구한 운명은 우리네 어머니 때부터 묻어온 한국여인의 한 맺힌 모습을 보게 한다.
  한국영화의 한계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보였으나 장면을 위한 영화가 되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신경식 (문과대 일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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