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의 총장 선임(2일) 이후 첫 학생 기자회견 열어

▲ 학생회장과 학생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있는 모습

오늘(6일) 오전 11시, 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가 총장 선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본관 앞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학생들은 ‘종단개입 거부’와 ‘보광스님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우리 학교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로 이 지경까지 놓였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것이 아니라 단지 올바른 절차에 의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제대로 된 총장이 선출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총학생회장으로서 단언코 말하건대, 학내 구성원들을 위한 학교는 죽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그 어떤 모습조차 볼 수 없는 학교는 결코 살아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 최광백 총학생회장(좌)과 조윤기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우).

최 회장은 “우리는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바른 도덕성을 가진 인물이 선출되고, 나아가 우리 동국대학교를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큰 근간이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해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뤄낼 결과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끝까지 학우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싸워나가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조윤기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보광스님이 종단개입을 방관한 것에 대해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종단과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겠다’는 보광스님의 발언은 종단개입을 더욱 허용하겠다는 말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얼마 전 농성장에서 한 보광스님의 사과가 거짓된 것임을 알고 있다. 그 사과가 진실됐다면 지금 당장 사과하라”며 보광스님의 진실 된 사과를 촉구했다.

허우진(정치외교13) 군은 “보광스님이 공개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들을 수 있도록 사과하길 바란다”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슬(정치외교15) 양은 “입학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총장 선출로 문제가 많아 학교에 실망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총장 선출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총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보광스님 총장 불인정! 대학 민주화! 종단 개입 반대! 학생 기자회견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름 하여 ‘종단 표절 총장’이 우리대학의 총장이 되었습니다. 지난 5개월 간 노력이 신기루가 되어 날아갔습니다. 지난 달 20일부터 본교 교수님들께서 ‘외압 총장, 표절 총장 반대’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날인 21일부터 한 대학원생이 16일 째 휘청거리는 조명탑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선임한 7인의 이사들께 묻습니다. 종단이 총장 선거에 개입했으니 대학의 독립적 운영 권한을 보장하기 위해 총장 선출을 다시 하라는 요구가 정말 그렇게 무의미한 요구입니까? 논문 표절 총장에게 학위를 받는 학생들의 미래를 1초라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교육기관의 이사 역할을 도대체 언제쯤 하실 요량입니까. 반성하십시오. 정말 부끄럽습니다.

지난 5월 2일, 이사회 장소에서 발생한 일들은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사회는 우리대학이 아닌 법인 소속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초등학교는 이사회 시작 한참 전부터 경찰 병력으로 통제되었습니다. 이것이 법적으로 진행되었다 쳐도 사설 용역을 동원하여 출입을 통제한 것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황당함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사회장에는 언론도 취재를 허용치 않았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교직원들을 동원하여 학생들의 행동을 채증 하도록 한 것입니다. 불통과 졸속의 이사회, 분명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릴 듣지 않고 독단으로 총장을 선임하겠다는 강한 의지였습니다. 이사회는 수많은 학생들이 이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즉시 사과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종단의 개입으로 본교 운영의 권한을 침해당한 문제부터 바로 잡아야 했습니다. 보광 스님은 학교 발전보다 총장이 되는 것이 더 우선이었던 것이 확실했습니다. 종단이 총장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였는데도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사퇴할 수 없다는 입장이 이를 반증합니다. 종단의 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학내 구성원들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더 문제인 것은 심각한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심사 절차를 문제 삼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은 더욱 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많은 학우들이 분노하고 우려합니다. 그동안 종단이 총장 선임에 개입해왔던 사실이 드러났고, 학교 운연이 누구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을 표절한 사람에게 졸업 학위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이에 우리는 본 사태를 바로 잡고 대학다운 대학, 민주적 가치가 다시 피어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고자 합니다. ‘종단 표절 총장’을 단호히 거부하며 보광 스님의 총장 사퇴를 요구합니다. 또한 종단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이사회 구조 개편을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5년 5월 6일

제 47대 총학생회 / 제 31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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