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를 앞둔 지난달 18일. 학림관 JB108호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가 주최한 합동공청회(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공청회에 당연히 있어야할 상상플러스 선거본부 배상민 부 후보자가 보이지 않았다.

중선관위 스스로 정한 선거시행세칙 제50조 합동공청회 제4항에는 ‘후보자는 합동공청회에 반드시 참석하여야 한다’고 적혀있다. 정책토론회에 후보자가 등장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중선관위가 배 후보의 불참 사유를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배 후보는 논란이 된 부정행위를 인정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사퇴를 하지도 않았다.

일반학생들의 질의시간 중 ‘부정행위를 한 후보가 어떻게 교육관련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중선관위원장은 “이미 사과문을 게시했고 정책토론회에서 질의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후보자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정책토론회를 진행해야 할 중선관위가 취할 태도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사과문은 면죄부가 아니다. 또 정책과 후보는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후보자의 부정행위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후보자 자격심사부터 논의해야 순서가 맞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책토론회는 많은 학생들에게 홍보가 되지 않은 채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인 오후 4시에 시작됐다. 약 40명의
참석자중 두 선본 인원과 취재진을 제외하니 일반학생은 10명 미만이었다.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알리기 위한 자리이건만 누구를 위한 공청회인지 의구심이 든다.

선거시행세칙에 따르면 중선관위는 학내 언론사와 협의하에 정책토론회를 진행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중선관위는 정책토론회 준비 중 본지와 DUBS(교육방송국) 어디에도 사전 협의를 한바 없다. 학생서비스팀의 협조를 구해 공문을 보냈다고 했으나 사실무근이며 주최측으로써 협의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파악조차 못한 미숙함을 드러냈다.

이번 공청회는 중선관위의 미비한 준비와 편파성 짙은 진행, 비도덕적인 후보자까지 난무한 유명무실 정책토론회였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선거는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학생자치기구 선거의 품격과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중선관위의 더 성숙한 선거관리가 뒷받침 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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