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을 바탕으로 한 국어 교육 내용 연구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을 바탕으로 한 국어 교육 내용 연구 

국어교육과 4학년 한 유 경

 

 

 

 

차 례

 

 

 

 

 

 

 

 

 

1. 서론

1.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1.2. 연구사 및 최근 연구 동향

1.3. 연구 범위 및 연구 방법

 

 

 

2. 대상의 개념 및 교육적 의의

2.1. 대상의 개념

2.1.1. '자기 고백의 표현'의 개념

2.1.2. '자기 고백의 표현'의 교육적 의의

 

 

 

2.2. 매체별 언어 활동의 특징과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 분석

2.2.1. 웹툰과 자서전의 개념과 특징

2.2.2. '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한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 언어 교육의 주안점 및 교육 내용

 

 

 

3. 내용론

3.1. 지식

3.2. 경험

3.3. 수행

3.4. 태도

 

 

 

4. 결론 및 제언

 

1. 서론 

1.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인한 언어 사용 환경의 변화는 다양한 교과에서 교육 내용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국어과에서도 ‘매체 언어 역시 기호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의를 가지고 매체 관련 교육 내용을 도입하고 있다. 7차 국어 교육과정에서 매체 관련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그것이 ‘매체 언어의 특성과 그로 인한 소통 방식의 변화와 특성, 정보와 지식의 비판적 이해, 다양한 매체 텍스트의 생산과 이해 등을 교육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다루지 있지 않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7차 국어 교육과정의 매체 관련 교육내용은 ‘국어과의 교육 내용 중 어떤 내용을 매체를 활용하여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정도의 시각만을 반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7차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7차 국어 교육과정과 비교해서 매체 언어 교육의 양을 확대하고 매체를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위한 언어적 자원으로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의 특성에 따른 텍스트의 생산과 수용에 교육의 초점을 두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 내용은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에서 드러나는 읽기 쓰기 방식의 변화를 비교 분석하고 여기서 나아가 두 매체를 매개하는 '자기 고백적 표현'에 대한 내용을 다루도록 한다. 따라서 국어교육의 내용을 단순히 매체별 읽기와 쓰기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중심축을 설정해 놓음으로써 '태도'의 교육 내용까지 구안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매체별 언어 활동의 특징과 자기고백의 표현 양상을 분석하기 위하여 선정된 매체는 인터넷매체에서 생겨난 만화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웹툰'과 문자언어로 이루어진 '자서전'이다. 먼저 웹툰이라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문자 매체에서 자기 고백적 글을 읽을 때와 디지털 매체에서 자기 고백적 글을 읽을 때 학습자의 의미 소구 양식의 변화는 다르다. 읽기와 쓰기의 상황에서 두 매체 간 차이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문자 매체는 '기록'을 통해 시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지만 공간적 상황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자는 작가의 전달 내용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반면 문자, 영상, 음성이 복합되어있는 디지털 매체는 그것이 지니는 ‘멀티미디어적 속성’, ‘하이퍼 텍스트적 속성’, ‘상호작용성’, ‘네트워크성’ 에 의해 독자는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의미 생성자’가 된다. 또한 작가와 독자 간의 시․ 공간적 제약을 모두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 간 쌍방향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쌍방향적 의사소통으로 인해 독자는 문자 매체에 비해 글의 의미를 보다 확장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작가는 단순한 ‘의미 생성자 혹은 전달자’를 너머 독자의 반응을 통해 또 하나의 ‘독자’로 자리매김한다. 이러한 매체 간 차이로 인하여 읽기와 쓰기의 방식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본고에서는 각 매체 간 나타나는 차이 중에서 '자기 고백의 표현'을 위해서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매체에 의한 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적 특성'을 중심으로 매체언어교육내용을 마련하고자 한다.

2007년 2월에 개정 고시된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고등학교 선택 과목 가운데 하나인 ‘매체 언어’에서 ‘영상물, 대중가요, 사이버 문학, 만화, 오락물 등’을 ‘심미적 정서 표현’의 자료 유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웹툰'은 이 가운데 ‘사이버 문학’이나 ‘오락물’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이는 매체언어교육의 내용 구안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생활 속의 자잘한 일상을 다룬다고 해서 ‘에세이 툰(essay to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웹툰이 ‘인터넷 매체 특성에 따른 텍스트의 수용과 생산 교육 내용’, 여기서 나아가 본 연구에서 ‘웹툰(webtoon)'과 기존 '자서전'을 중심으로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을 바탕으로 매체 언어 교육 내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웹툰이 자기 고백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이 형식적 특성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마련한다면 개인에게 자기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웹툰의 내용은 그림일기와 상당히 유사하다. 다만 그림일기보다 글과 그림이 보다 밀접하게 상호작용하여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표현을 한다. 또한 자서전의 가장 큰 특징이 '자기 고백적 특성'을 지닌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웹툰과 자서전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내용인 ‘자기 고백’을 통해서 ‘자기 반성의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의의를 지닌다.

둘째, 웹툰이라는 매체의 형식적 특성을 살펴보면 웹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양식의 만화'이기 때문이다. 매체 환경이 변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양식의 만화’라는 것은 곧, 의미를 담아내는 형식이 변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매체언어교육을 할 때, 교육의 내용으로 매체언어를 표피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아니라, 각 매체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본질적인 매체언어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즉, ‘자기 고백적 표현’에 초점을 두고 웹툰의 매체적 특성에 대해 교육 내용을 구안하는 것은 교육적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자기 고백 아래 전개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는 다는 것이 기존의 ‘개인 내면의 기록’이라는 근대적 의미의 자서전적 글쓰기가 아니라 상호작용적 매체 내에서 작가와 독자 간의 직접적 답변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이며, '자신이 체험하고 회상하고 기억하는 자아’를 중심으로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로서의 자신을 재현하는 해체된 자아’가 디지털 미디어 중 인터넷에서 생겨난 웹툰에서도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매체언어교육 내용을 마련하는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인물의 이미지가 글이 아닌 시각적인 ‘캐릭터’를 통해 표현되는 인터넷 만화의 하나인 웹툰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수필’ 혹은 ‘에세이’라는 개인적인 이야기 방식과 결합되어 일반적인 인쇄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 표현 방식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매체의 형식적 특성을 살펴보면, 기존의 만화는 한정된 지면 위에 나눠진 칸 사이로 시간적 공간적 의미가 생략되어 있는 것을 독자가 머릿속으로 채워 넣는 방식의 의미작용이 중심이 되지만, 웹툰은 기존의 칸 나눔이 파괴되거나 그 중요성이 약해지며, 좀 더 직접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면 분할로 의미를 구현한다. 매체의 차이로 인해 개인의 의미 소구 방식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러한 특징을 가진 웹툰을 학습하게 된다면, 인터넷을 통한 자서전적 글쓰기의 한 형식으로 웹툰이 다루고 있는 내용 그리고 그 표현 방식에 주목하면서, 오늘날 찾아볼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자서전적 글쓰기와 비교해 보는 활동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 구현'이라는 교육적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다.

또한 7차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중 ‘매체 언어’ 영역에서 본 연구의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용이 10학년 말하기 영역에서 ‘(1)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자신을 소개한다’가 성취기준으로, 내용요소의 예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자신을 소개할 때 필요한 자료 이해하기’, ‘글, 사진, 그림, 동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거나 설명하기’, ‘청자의 관심을 고려하여 자신의 홈페이지 내용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가 설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는 7차 개정 국어과 교육 과정에서 매체 언어 교육 내용에서 인터넷 매체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인터넷 매체에서 나타난 새로운 심미적 텍스트의 양식인 ‘웹툰’을 중심으로 이미 7차 국어과 개정 교육과정에서 설정된 ‘10-말-(1)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를 참고하여, 10학년 쓰기 영역에서 '웹툰과 기존 자서전을 비교 분석하여 자기 고백적(자서전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를 성취 기준으로 잡고 그에 따른 내용 요소를 설정하여 나아가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1.2. 연구사 및 최근 연구 동향   

웹툰과 국어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논의한 연구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현선(2007)이 인터넷 언어 문화 교육 내용으로서 디지털 서사의 하나로 웹툰을 설정하여 교육 내용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웹툰 자체의 특성에 대해 연구한 연구물이나 시각디자인과 연계하여 웹툰의 캐릭터 구안에 관련된 연구물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리고 웹툰을 교육 내용의 대상으로 하여 웹툰의 교육적 의의를 찾아보려고 했던 연구물들도 있다. 물론 일반 ‘만화’ 텍스트를 활용하여 국어교육의 내용으로 끌어들인 연구물들은 다양하다. 그러나 본 연구의 대상은 일반 지면 만화나 스캔 만화, 플래쉬 만화와는 텍스트와는 다른 ‘웹툰’이며 웹툰의 특성을 국어과 매체 언어 교육 내용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고백적 글쓰기라는 표현 교육과 통합, 연계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주 내용이므로 이를 위해선 선행 연구물들을 비판적, 선별적으로 검토하고 통합적으로 수용하여 교육 내용을 마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1.3. 연구 범위 및 연구 방법 

연구의 범위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바탕으로 나타난 새로운 양식의 만화인 ‘웹툰(webtoon)'과 기존 '자서전'을 중심으로 매체 언어 내 '매체 언어'과 '쓰기'를 통합할 수 있는 매개 요소인 '자기고백을 통한 정체성 구현'을 바탕으로 매체 언어와 쓰기의 영역을 통합한 교육 내용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인터넷을 통한 자기 고백적 글쓰기의 한 형식으로 웹툰이 다루고 있는 내용 그리고 그 표현 방식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고 둘째, 오늘날 찾아볼 수 있는 웹툰과는 다른 매체적 특성을 지니고 자기 고백적 글쓰기의 형태를 지닌 근대적 의미의 '자서전'과 비교(공통점과 차이점)해 보는 활동을 통해 교육 내용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텍스트의 수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의 측면까지 나아가기 위하여 앞서 살펴보았던 '웹툰'과 '자서전'에 나타난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을 익혀 직접 '자기고백적 글쓰기'를 해 보도록 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도록 한다. 이를 다음 그림으로 도식화하여 설명할 수 있다. 

  (매개) (매개) 

(비교 분석)  

이를 위해서는 앞의 선행 연구물을 바탕으로 첫째, 웹툰의 특성을 면밀하게 알아야 하고 이 특성 가운데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으로서 웹툰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웹툰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새롭게 나타는 표현 양식임을 생각해 볼 때,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자서전적 글쓰기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물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둘째, 다른 형태의 자서전적 글쓰기와 비교해보는 활동을 위해 인터넷 매체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구현된 자기고백적 글쓰기의 형태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의 내용 및 범위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 및 방법은 7차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해당 내용 과 관련지어 내용을 새롭게 구안하도록 할 것이다.  

2. 대상의 개념 및 교육적 의의

  2.1. 대상의 개념

2.1.1. '자기 고백의 표현'의 개념 

본고에서 주목하고 있는 ‘자기 고백의 표현’에서 ‘고백(告白)’이라는 말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죄를 절대자(신)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여 회개함으로써 죄를 용서받으려는 행위로도 볼 수 있고, 좀 더 보편적인 차원에서는 한 개인이 내ㆍ외면적 동기로 인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를 지녀 말하기나 쓰기와 같은 표현 활동으로 직접 자신의 사적인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호식(2000)은 자기 고백에 기반한 표현 행위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이야기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주체의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 보았다. 불확실한 삶에 하나의 세계, 또는 질서를 부과하고자 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행위는 일종의 해석행위이고, 이것은 자서전 작가가 과거의 사건들에 부과하는 질서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관적 진실을 체험하는 행위, 자신의 삶을 타인과 구분할 수 있는 독특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과거의 수많은 사건들 중 특정 에피소드들을 선택하여 배열함으로써 삶을 재구성할 때 삶의 통일성이란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의 요소들을 미래로 투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글쓰기는 하나의 기획이 되며 그리하여 자기 고백은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2.1.2. '자기 고백의 표현'의 교육적 의의

밀러 위르겐은 '디지털 시대의 자서전적 글쓰기'를 통해서 '자기 고백'이 '교육적 기능'과 연계된다고 밝히며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자서전적 글쓰기가 갖는 의미를 '개인의 정체성' 차원에서 밝혔다. 그는 자서전의 역사적 기능을 다섯 가지로 밝히고, 자서전과 뉴미디어 간 연간관계를 두 가지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다. 먼저 자서전의 역사적 기능 다섯 가지를 요약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개인의 정체성 문제화

2. 사적인 인생의 고백을 통한 작가의 심리적 치유와 독자의 도덕적 정화

3. 기억의 서사화를 통한 개인의 정체성 구성

4. 현대 자서전과 인터넷 자서전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죽음

5. 유년기의 찬양

1. 개인의 정체성 문제화

18세기 이후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인간 이성에 대한 확신이 깊어가면서, '신'아래 보호되었던 개인의 정체성 문제는 '개인'에게로 이양되었다. 이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을 '문제화'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사적인 배경 하에서 자서전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개인의 심리안에서 'I'라는 주체로서의 '나'를 형성하는 심리적 과정임과 동시에, 'me'라는 대상으로서의 '나'를 형성하는 사회적인 과정이다. 자서전에서 나타나는 '자기묘사'와 '자아와의 거리두기'는 'I'와 'me'를 생성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환경 조건에 따라 'I'와 'me'의 생성과정은 보다 유기적인 관계 하에 놓일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자서전에서는 'I'와 'me'의 생성 과정에서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여기서는 작가와 독자가 '나'와 '타자'으로 상정되어 있기 보다는 '나'와 '나'의 대화로 봐야 할 것이다. 왜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 누구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도 아니고 자신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교훈을 전달하기 위함도 아니다. 자신의 일대기적인 여정을 반추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 속에서 ‘나’를 성립해나간다. 내가 나에게 거리를 두고 하는 이야기는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2. 사적인 인생의 고백을 통한 작가의 심리적 치유와 독자의 도덕적 정화

하지만 오늘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자기묘사’ ‘자아와의 거리두기’는 자기 자신이 아닌 타자로서의 독자에게 공개된다. ‘I’와 ‘me'의 갈등관계를 문제화하면서 자서전 안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과정에 타자로서의 독자들이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사적 공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며, 우리는 ’닫혀있지만 열린 공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라는 공간 안에 존재하는 홈페이지,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하여 작가와 독자는 끊임없이 상호작용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책으로 출판되어 불변하고 고정적일 것만 같은 작가의 이야기에도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마련된 독자의 서평란, 작가의 이야기에 대해 담론을 펼칠 수 있는 커뮤니티, 작가의 홈페이지 등. 그리하여 작가는 과거 디지털 미디어 시대 이전의 보이지 않던 독자들을 구체적으로 눈앞에 현존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기억의 서사화를 통한 개인의 정체성 구성

명시적으로 구분 할 수 있는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모호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이라는 장르가 유효한 것은 '자기 고백을 통한 자기 정체성의 확립'의 욕구가 우리에게 계속 남아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글을 쓰며 심리적으로 치유되고 독자는 작가의 고백을 들으며 도덕적으로 정화된다. 그리고 나아가 두 관계는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를 통해 자신들을 확립해나간다. 작가가 독자의 반응을 통해 다시 한 번 치유되고 정화되며 독자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칭하고 정화하는 것이다.

 

4. 현대 자서전과 인터넷 자서전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죽음

'I'와 'me'의 갈등관계를 통한 개인의 정체성 확립의 여정은 나를 벗어난 타자의 시선에 의해 더욱 깊어지고 성숙된다. 심지어 작가마저도 자신을 타자화하여 바라보고 독자와의 상호 교류를 통해 'me'를 만들어나간다. '나는 이렇게 되었다'에서 이야기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작가와 독자의 경계는 무너지고 글의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작가적 개입을 하고 독자적 개입을 하게 된다.

 

5. 유년기의 찬양

개인의 정체성을 다루는 이론서들마다 일생의 시대적 구분에 대한 상이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유년기와 청년기 사이에 간극을 상정하고 있다. 개인의 정체성 변화가 주요하게 나타나는 유년기에 대한 기억은 그래서, 자서전에서 그리고 문학에서 가장 많이 가장 깊게 언급된다. 하지만 인간 기억의 한계는 유년기에 대한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는 이러한 왜곡 가능성을 어느정도 중재시켜주는 '자신의 실존에 대한 가시적인 입증'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아가 사진, 기록물을 통한 자신의 역사적 자료를 통해 상상력을 통한 유년기의 재구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자서전의 역사적 기능 가운데, 근대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의 자서전적 글쓰기가 갖는 공통적인 교육적인 기제는 '자기 고백을 통한 정체성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기는 했지만 작가는 글을 쓰며 '심리적으로 치유'되고 독자는 글을 읽으며 '정서적으로 정화' 되어, 서로 '상호 교류'함으로써 각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개인의 정체성은 ‘내가 바라보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에 의해 형성되어 간다. 때문에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겠다는 지각으로 인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형성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다시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 확립 문제는 국어 교육의 목표 차원에서 연관 지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야 교육 내용의 구안이 학습자에게 유의미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적으로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교육의 내용이 될 수 없다. 그리고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의 결과 달성되는 그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국어 교육의 목표에 대한 논의는 여러 방면으로 논의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언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행은 국어 교육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나누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의 성장이다. '언어'를 교육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국어 교육에서는 '언어적인 체험'을 겪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범교과적 도구이다. 국어 교육은 '언어'를 대상으로 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하고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며 사고한다. 그리하여 언어는 특정 교과에서만 다루게 되는 것이 아니라 범교과적으로 쓰이게 되며, '국어'라는 교과 교육은 '도구 교과' 내지는 '방법 교과'로서 자리 잡아야 할 목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셋째, 성장 후의 실용이다. 학습자들은 성장하면서 학교 밖을 넘어서는 다양한 삶을 살게 된다. 이 삶을 사는 과정에서도 '언어 생활'은 필연적으로 영위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국어 교육은 학습자들이 성장 후에도 언어 생활을 보다 잘 영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언어로 생각하고 어떻게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넷째, 문화 계승 ․ 창달이다. 인간은 언어 그 자체 혹은 언어로 이루어진 문화 속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이처럼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며 살아가기 때문에 문화의 계승과 창달은 국어 교육의 목표가 될 수 있다. 다섯째, 주체적 문화 분석이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고 그에 따라 사회가 변화할수록 다양한 사회의 다양한 문화는 서로 혼재되어 충돌하는 장이 된다. 따라서 개인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체적으로 문화를 분석하고 수용 ․ 생산해야 하는 것이다.

이밖에 국어 교육의 목표를 논의한 부분은 다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개개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언어 활동’을 하고 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인 동물로서 한 공동체(community)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하며, 공동체는 의사소통을 통해 유지된다는 점에서 보면 인간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능력’의 중요성은 필수적이다. 그리하여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의사소통 능력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기능의 신장이 국어교육의 기본적인 목표가 되었다. 또한 의사소통은 ‘언어’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언어’ 자체가 ‘국어 교육’의 대상이자 목적이자 본질이 된다는 점에서 보면, 언어 사용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은 ‘매체 언어’ 역시 국어과에서 수용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식 정보화 사회인 ‘오늘날’ 매체 언어를 다룰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단순히 앞에서 언급한 4가지 의사소통 기능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텍스트, 음성 및 영상 매체에서 나아가 인터넷 매체 환경에 맞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신장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읽고 쓰는 능력에서 읽고 보고 쓰고 만들어 활용하는 능력까지 강조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식 정보화 시대인 오늘날 방대한 자료의 정보를 선별하고 수집하여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이 타당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비판적인 안목 역시 필요하다. 따라서 국어과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 새로운 형식의 의사소통과 문제해결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 곧 기능적 문식성(functional literacy)이 요구된다.

또한 언어에는 다양한 문화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동시 언어 자체가 문화이기도 하다. 언어로 이루어진 문화의 예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문학'이다. 국어 교육 안에서 다양한 문학 작품을 통해 언어 공동체의 삶, 사상과 감정이 담긴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이러한 문화를 계승하고 또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 역시 언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된다.

나아가 ‘언어’가 하나의 ‘기호’이고 따라서 이 기호는 다양한 맥락 안에서의 ‘해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언어가 인간의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를 통해 드러내며 나아가 언어를 가지고 세계를 인식한다. 이것은 곧 인간이 언어를 통해 사고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를 교육의 대상이자 목적, 그리고 본질로 삼고 있는 국어교육은 개인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학교교육의 교과가 교과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기반으로 성립되는 점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국어과 역시 앞에서 언급한 문식성 교육을 교과의 특수성으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교육을 교과의 보편성으로 상정하여 교과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된다.

김대행과 이삼형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당 교육 내용을 국어 교육의 목표와 연관지어 그 교육적 의의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고백에 기반한 언어 문화를 계승하고 창조해낼 수 있다.

둘째, 자기 고백의 이해와 표현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자기 고백에 기반한 언어 문화는 매체의 변화를 계기로 다르게 형성되고 계승되며 창조된다. 가령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하기 전에는 근대적 문자 매체에 의존하여 '자서전'을 통하여 '자기 고백적 글쓰기'를 수행할 수 있었다. 자서전의 형식이 자기 고백적 글쓰기를 할 수 있었던 공동체의 문화로 통용되었지만 매체가 변화함에 따라 기존 근대적 자서전의 형식이 변화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웹툰의 형식이 자기 고백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공동체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고,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이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고 생산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 자서전과 현대 웹툰에서 나타나는 자기 고백적 표현을 중심으로 자기 고백적 표현의 문화가 각각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고 그 두 형식이 어떻게 같고 다르게 그려지는지를 학습하는 교육 내용이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도가 될 수 있다.

학습자는 각기 다른 매체에서 드러나는 '자기 고백적 표현'의 언어 활동을 비교 분석하여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고 개념을 활용한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적절한 매체를 선택하여 자기 고백적 표현이 드러난 글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자기 고백적 글을 쓴다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그러므로 자서전과 웹툰에 나타난 자기 고백적 표현의 양상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그 전략을 익혀 전략에 맞게 직접 자기 고백적 글을 쓰게 하는 교육 내용은 개인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2.2. 매체별 언어 활동의 특징과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 분석

 

2.2.1. 웹툰과 자서전의 개념과 특징

 

매체 언어의 성격

․매체 언어의 개념과 특성

․매체 언어의 역할

․매체 자료의 유형

자료 유형

․정보 전달과 설득

뉴스, 칼럼, 광고와 사진, 기획물(다큐멘터리, 특집) 등

 

 

 

․심미적 정서 표현

영상물, 대중 가요, 사이버 문학, 만화, 오락물 등

 

 

 

․사회적 상호 작용

온라인 대화 등

매체 언어와 사회․문화

․매체 언어와 정보 사회

․매체 언어와 대중 문화

․매체 언어와 인간 관계

매체 언어의 수용과 생산

․매체 자료의 비판적 수용과 심미적 향유

․매체 자료의 창의적 변용과 생산

․매체 언어를 통한 사회적 소통과 문화 참여

2007년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심화 선택 과목으로 '매체언어'라는 교육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내용을 좀 더 심화된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매체 언어' 과목의 내용 체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1] 매체 언어 과목의 내용 체계

이 가운데 본고는 '심미적 텍스트의 수용과 생산' 측면에 초점을 맞춰,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이 어떠한지를 매개로 하여 '웹툰'과 '자서전'에 대한 매체 언어 교육 내용을 구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심미적 텍스트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하고, 웹툰과 자서전을 심미적 텍스트로 볼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

심미성이라는 것은 아름다움 혹은 추함을 느끼는 감성의 상태를 말하며, 철학적으로는 개인적인 이해 관계가 없이 내적 쾌감을 주는 대상에 대한 감성적인 느낌을 아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미(美)라는 것은 대상과 자신과의 관계가 어떠한가에 따라 숭고와 비장, 우아와 골계미로 범주가 나뉜다. 그리고 이러한 미적 범주에 따라 미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심미 의식이 나타난다. 심미 의식은 크게 조화성, 직관성, 무관심성, 심층성, 창조성, 쾌감성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심미 의식의 특성>

․ 조화성 : 조화성은 지적 방면인 직관과 정의적 방면인 감동이 서로 긴밀하게 융합하고 침투하여 혼연한 통일적 전체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 직관성 : 감각 지각 상상과 같은 감성적 직관 작용을 강력하게 발휘하여서 구체적 대상을 직접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 무관심성 : 실생활에 있어서와 같은 소유 의지나 관능적 향락의 욕구를 초월하여 순수하게 대상 그 자체의 현상에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 심층성 : 대상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그 깊이에 작용하여 거기에서 인간적 가치를 발견하는 주체와 객체의 공감

․ 창조성 : 주어진 대상을 받아들이는 것과 동시에 능동적 인간성의 활동에 의해 항상 새로운 것을 산출하고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추어, 심미적 텍스트라는 것은 위와 같은 심미 의식을 학습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웹툰과 자서전에서 앞에서 설명한 심미 의식을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본고가 웹툰과 자서전을 매개하여 궁극적으로 학습자에게 태도의 교육 내용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고백의 표현과 이해'이다. 자기 고백을 통해 자아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는 자기 고백을 표현하는 사람과 그 자기 고백을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 표현하는 사람은 심리적 치유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들어주는 사람은 듣는 내용을 통하여 자신을 반성해봄으로써 정서의 순화를 가져온다. 즉 자기 고백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이 언어 활동 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것이므로, 자기 고백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텍스트를 통해 학습자는 '대상과 나의 관계'를 통해 '심층성'과 같은 심미 의식을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심미적 텍스트에서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넓게 보면, '대상과 나'의 '정서적인 교류'를 통해 '정의적인 변화'를 이끌어 올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웹툰과 자서전에서 드러나는 '자기 고백의 표현'을 매개로 하여 학습자는, 자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작가와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인터넷이라는 웹환경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형식의 만화로 생활 속의 자잘한 일상을 다룬다고 해서 ‘에세이 툰(essay to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웹툰은 주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름없는 개인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이 작가가 되어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체험과 그것을 통한 깨달음을 웹상의 만화 형식 안에 담아낸다. 그 시대의 회자되는 일상인들의 모든 이야깃거리가 웹툰의 소재와 내용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웹툰은 즉각성을 갖는다. 기존의 만화는 만화가가 작품을 완성하고 그것이 출판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웹툰의 경우에는 작가의 자신의 작품을 마무리 짓고 웹상에 게재하기만 하면 그것을 읽고 다양한 독자가 댓글이나 메일 등으로 작가와 독자 간, 독자와 독자 간 반응한다. 이야기되어지고 이야기된 것이 받아들여지는 일련의 과정이 즉각적이고 동시적으로 일어나며, 이야기 되는 것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여러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리고 웹툰의 조회수에 따라서 작가는 작품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알 수 있고 이러한 것은 다시 작가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 자서전에 개념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자서전을 문학의 한 장르로 인식하고 분석하여 '자서전을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체계와 규약'을 정리한 르죈은 자서전의 정의를 '한 개인이 실제로 살았던 삶의 이야기'이며, '개인성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말한다. 서술형식은 '산문'으로 되어있으며, 시제는 '과거형'이어야 하고, '작가-화자-주인공의 동질성'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내리며, 이러한 '자서전의 규약'을 바탕으로 자서전을 문학의 한 '장르'로 분석한다. 

한 실제 인물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소재로 하여 개인적인 삶, 특히 자신의 인성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한, 산문으로 쓰인 과거회상형의 이야기.

  그리고 르죈은 이러한 정의에서 출발하여 다음과 같은 자서전의 조건을 제시한다.

1) 언어적 형태 : 1a) 이야기

1b) 산문으로 되어 있을 것

2) 다루어진 주제 : 한 개인의 삶, 인성의 역사

3) 작가의 상황 : 저자(그 이름이 실제 인물을 지칭함)와 화자의 동일성

4) 화자의 상황 : 4a) 화자와 주인공의 동일성

4b) 이야기가 과거회상형으로 되어 있을 것

 

주어진 각 조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자서전은 회고록, 전기, 자전적 소설, 내면일기 등과 구별되는데, 여기에서 다른 조건은 '비율의 문제 보다 정확하게는 위계의 문제'로서 장르간의 전이가 가능한 데 비해 저자와 화자의 동일성 그리고 화자와 주인공의 동일성은 정도의 차이가 인정되지 않는 조건이다.

   

- 자서전 : 위의 조건들을 모두 충족

- 회고록 : 조건 2) 부족

- 전기 : 조건 4a) 부족

- 한 개인의 삶을 그린 사소설 : 조건 3) 부족

- 자전적 시 : 조건 1b) 부족

- 내면 일기 : 조건 4b) 부족

- 자기 묘사 이야기 혹은 수필 : 조건 1a)와 조건 4b) 부족

 

르죈은 자서전이 엄격한 내적인 규칙을 가진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규정하기 위해서 첫째, 작가-화자-인물이 동일한가(동일성의 규약) 둘째,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는 이야기가 사실이야기인가(대상지시의 규약)에 따른 ‘자서전의 규약’이 핵심적이라고 보았다.

 

1) 작가-화자-인물의 동일성

작가-화자-인물의 동일성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저자, 화자, 인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먼저 작가는 텍스트 외부에서 ‘글쓰기’의 차원에서 위치하는 실제 호적상의 ‘이름을 갖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화자는 작가와 구별되면서 텍스트 내의 ‘이야기’를 책임지는 ‘추상적인 존재’로서 구체적인 이름을 갖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인물은 텍스트 내의 ‘허구세계’ 내에서 호적상의 이름을 갖는 존재이다. 그리고 작가가 필명을 사용하는가 실제 본명을 사용하는가의 문제는 작가의 동질성에는 아무런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작가가 이름을 고의로 실재와 다르게 하는 경우나 의도적으로 익명으로 출간하는 경우는 자서전의 규약 자체에 대한 명시적인 위반이므로, 자신이 정의한 자서전의 규약에서 벗어나는 문제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르죈은 다시‘작가=화자’를 전제로 하여 ‘화자=인물’인 경우와 ‘화자≠인물’인 경우를 구별한 뒤 각각 문법상의 인칭을 나je, 너tu, 그il로 나누어 각각 1) 고전적 자서전 (자기서술적), 2) 이인칭의 자서전, 3) 삼인칭의 자서전, 4) 일인칭의 전기(동질서술적), 5) 전기의 인물이 수신자로 씌여진 전기, 6) 고전적인 전기(이질서술적)으로 분류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문법상의 인칭 →

 

 

 

동일성 ↓

나 Je

너 Tu

그 Il

화자 = 주인공

고전적인 자서전

[자기서술적]

이인칭의 자서전

삼인칭의 자서전

화자 ≠ 주인공

일인칭의 전기

(증인의 이야기)

[동질서술적]

전기의 인물이 수신자로 씌여진 전기

고전적인 전기

[이질저술적]

 

즉, 르죈은 주어진 작품들을 독자의 입장에서 분류하여 특히 ‘이름의 동일성’을 통하여 여타의 장르에 대한 변별적 특징으로써 자서전을 한정하려 하고 있는 것인데 이 경우, 분류 자체보다는 이 동일성의 규약을 바탕으로 텍스트 내에서 ‘사실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동일성의 규약’은 ‘대상지시의 규약’을 분석하기 위한 전제이며 이와 관련하여 자서전에서 ‘대상지시의 규약’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2) 사실 이야기의 대상 지시

자서전은 허구 이야기와 달리 실재(현실) 세계에 지시대상을 갖는 텍스트이며, 대상지시성을 기준으로 하여 소설텍스트와 구별된다. 즉, 자서전은 쓰고 있는 개인의 사실이야기를 담고 있으므로 개인이 살아갔던 텍스트 외적인 현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또 이것은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서전을 쓰고 있는 개인의 이야기는 그 개인이 겪었던 과거의 사실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야기 자체가 구체적인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서전 이해를 핵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서전 안에 담겨있는 내용의 진위여부를 해석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텍스트 내에서 ‘말하고 있는’ 화자가 자신의 인성을 바탕으로 진실함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서전을 쓰는 개인은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에 기초한 사실 이야기를 표현한다고 하지만, 그 사실 이야기를 '더욱더 사실로' 그려내기 위해 작가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느 정도 사실 진술에 대한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자서전이 실제 일어났던(존재하는) 개인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지만 개인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사실로 존재하는 개인의 역사에 허구를 결합하여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 존재의 결함이라 할 수 있는 '기억의 한계'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서전은 과거를 환기한다. 우리가 환기되는 과거에 집중해서 그 과거가 어떠했는지를 알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 과거를 말하려고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왜 시간 속에 파편처럼 흩어진 '진실'이라는 이름의 기억을 조합하여 '허구'까지 동원하면서 '글을 쓰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왜 우리는 글을 쓰는가. 왜 우리는 글을 쓰면서 고백 하려고 하는가. 이것은 자아가 끊임없이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는 자가 자아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정체성 정립의 가능성을 회의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로(비록 지속적이지 못하더라도) 정체성의 정립을 시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욕망. 이것은 자아를 세우려는 하나의 본능적인 시도이다.

 

2.2.2. '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한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 언어 교육의 주안점 및 내용

   

이상으로 심미적 테스트의 수용과 생산 활동을 위해 웹툰과 자서전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 개념과 특징을 바탕으로 '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하여 어떻게 교육 내용을 만들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자기 고백적 표현을 중심 매개로 하여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적 특성을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마련할 수 있다. 첫째,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적 특성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다루기 위해서,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비교 분석을 하는 초점을 작가와 독자 간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다루도록 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작가와 독자 간 '상호작용성'이 '자기 고백의 표현과 이해' 그리고 그 활동을 통한 '개인의 정체성 확립' 이라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글과 그림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웹툰과 글만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자서전에서 각각의 기호를 통해서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도록 한다.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기호는 다르게 나타난다. 문자 매체는 문자(글)만으로 의미를 만들어 내지만 디지털 매체에서는 문자(글)과 영상, 음악, 사진 등으로 의미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두 매체의 의미 표현 형식이 다르기 때문에 학습자에게 두 매체 간 의미 소구 방식을 알려주고 비교 분석하게 하는 활동은 유의미하다. 문자 매체나 디지털 매체에서 언어나 그밖에 다른 기호를 통해서 함축하는 것은 의미이다. 기호와 의미, 형식과 내용과의 관계는 밀접할 수밖에 없는데, 본고에서는 '자기 고백의 표현’을 담는 ‘형식’에 초점을 맞춰 교육 내용을 구안하기로 한다. 자기 고백의 표현 형식이라 함은 글의 의미가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관한 문법, 그림과 글의 의미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의미를 생성하는가에 관한 문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자기 고백을 담아내는 그릇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본고는 ‘매체 언어 교육 내용’을 구안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학습자가 자기 고백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리’에만 치중하여 매체 언어 교육 내용을 구안하다 보면 자칫 그것이 매체 언어 교육이 아닌 일반 쓰기나 읽기, 혹은 확대하여 문학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고백의 표현’을 매개로 매체 언어 교육을 한다는 점에서는 원리의 필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독자에게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각 매체별 의미 생성 문법을 활용하는 것이, 자기 고백적 표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에 좀 더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즉, 매체별 의미 생성 문법을 다루게 되면 작가의 고백적 표현이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어떻게 전달되는가를 생각한다는 건 자기 고백을 통해 작가와 독자 사이에 어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가에 중심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백이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기보다는 고백을 통해 작가가 그 자신 혹은 타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 그 자신에게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하는 본고의 교육 내용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는 것이다.

웹툰은 웹상의 만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웹이라는 형식에 맞게 그려진 만화라는 것이다. 만화는 의미를 구현할 때 기본적으로 '글'과 '그림'으로 나타내어진다.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이코노텍스트(Iconotext)'라고 한다. 이코노텍스트는 '글과 그림이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하나의 단위로서, 그 내부에서는 글도 그림도 보조적인 기능이나 삽화적인 기능을 가지지 않으며,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책의 형태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이코노텍스트에서는 글과 그림의 하나로서 의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글과 그림을 따로 분리하여 해석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웹툰이 만화의 하위 장르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만화의 장르적 특징과 구분을 이해하는 것은 논외로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교육의 내용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글'과 '그림'이 어떤 의미 작용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글과 그림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문법'을 학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과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문법을 학습하는 것은 곧, 웹툰이라는 매체를 가지고 직접 '자기 고백적 글'을 생산해낼 때 보다 효과적인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다.

  1) 웹툰의 내용과 형식

․ 내용

자신의 하루 생활 속에 일어난 일상이야기

 

․ 형식

① 초반부에는 자신의 하루 속에 일어난 일상이야기, 후반부는 그 일상이야기를 통한 반성과 생활의 깨달음을 제시한다.

② 하나의 웹페이지에 한 방향으로 글과 그림을 구성한다.

③ 하나의 웹페이지에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제시한다.

④ 인터넷에 웹툰을 게시하여 시ㆍ공간을 넘어 작가와 독자가 소통한다.

  2) 글과 그림의 관계

․ 상호보완적 관계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은 서로를 도와가며 하나의 그림책을 완성하는데, 그 상호보완의 역할은 크게 ‘고정(ancrage)'과 ’중계(relais)'로 나눌 수 있다. 그림이 글에서 어느 부분을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고정’의 역할이라면, ‘중계’란 인지적 지도와 같은 것으로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그림에서 옳은 해석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중계 역시 글이 그림의 중계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그림이 글의 중계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림책을 읽을 때 글과 그림을 하께 보면서 전체 이야기를 파악한다. 즉 무의식적으로 글과 그림의 고정과 중계를 계속 경험한다. 단지 그것을 구체적으로 고정이나 중계로 인식하지 않을 뿐이다.

  - 고정 : 그림이(글이) 글에서(그림에서) 어느 부분을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게 고정의 역할이다. 시각의 방향에 초점을 두는 기능.

- 중계 :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그림(글)에서 글(그림)이 옳은 해석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의미의 해석에 초점을 두는 기능.

 

3) 글과 그림 읽기 문법

시각 디자인의 문법을 정리한 사람은 크레스와 반 리우웬인데 그는 일반언어의 기능적 문법에 착안하여, 시각 디자인의 상위 기능(meta-funtion)을 개념화하였다. 루이스(Lewis)는 『현대 그림책 읽기 Reading Contemporary Picturebooks』(2001)에서 그들의 주장을 그림책의 그림 분석에 적용하고, 그림언어의 상위 기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그림언어의 상위기능>

․ 개념적 기능(ideational function) : 그림은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 ‘우리의 주변 세계와 내부 세계(the world around and inside us)'를 재현한다.

․ 대인적 기능(interpersonal funtion) : 그림은 그것을 그리고 보는 과정에서 그림작가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가능케 한다. 그림작가는 독자에게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그림을 창작하고 독자는 그 그림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며, 거기에서 떠오른 정서를 표현한다. 그러므로 그림은 그림작가와 독자가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 텍스트로서의 기능(textual function) : 그림은 그 자체가 텍스트로서, 그림 요소들의 형태와 배치가 전체 그림의 의미를 말해 준다. 글작가들이 문자와 구두로 된 텍스트를 창작할 때, 문장들끼리 서로 연결되도록 구성하는 것처럼 그림작가도 한 장면을 구성할 때 그림의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배치하고 구성하여 전체의 응집력을 살린다.

  이 가운데, 웹툰의 글과 그림의 문법을 읽어내는 데 적용시킬 기능은 ‘대인적 기능’이다. 웹툰이 자기 고백적 성격을 띄고 있고 자전적인 글을 쓰고 있다고 보면, 앞서 설명한 ‘자서전의 규약’ 형식에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작가-화자-인물’의 동일성, 두 번째는 ‘과거 회상형의 사실이야기’이다. 그리하여 웹툰을 창작하는 작가와 웹툰 안에서 드러나는 화자와 인물 사이에는 동일성을 전제할 수 있다. 이 동일성을 전제한다면, 그리고 이 동일성을 바탕으로 ‘자기 고백을 들려주는 사람’과 ‘자기 고백을 들어주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이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보면, 글과 그림의 언어 문법에서 ‘대인적 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을 창작하고 이해하는 데는 사실상 두 가지 유형의 참여자가 포함되는데, 첫 번째 유형은 그림 안에서 ‘재현된 참여자(represented participant)'로 등장인물을 말하며, 두 번째 유형은 그림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참여자(interactive participant)'인 그림작가와 독자를 말한다. 루이스는 등장인물(재현된 참여자)과 그림작가와 독자(상호작용하는 참여자)사이에 세 가지 유형의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첫 번째는 독자와 그림작가, 두 번째는 등장인물들 간, 세 번째는 독자와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그것이다.

웹툰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수필’‘에세이’'일기’와 같은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글들은 대부분 앞 부분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언급하고 뒷 부분에서 그 이야기를 통한 자기 반성, 깨달음의 내용을 서술한다. [그림1]

‘<문스패밀리> /가족/ 228화‘점점...’

(지면 관계상 그림을 축소했기 때문에 덧붙임. 네 번째 그림 안의 글 : ‘내가 점점 커 갈수록 점점 작아지시는 내 어머니 그리고 내 아버지’)

오늘 우연히 사진첩을 넘기다졸업식들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내 키가 점점 커질수록 점점 작아지는 어머니 아버지를 바라보자 알수없는 감정에 쌓였습니다.내가 한뼘이 커지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사랑을 두뼘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우리에게 두뼘의 사랑을 주기 위해 부모님은그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존재하지 않듯...결국 그 많은 희생끝에 발끝에 티끌만한 크기로 되돌아 가실때... 우리도 그때쯤... 내 안에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하게 되겠죠그때쯤이야 뒤늦은 후회와 그리움으로 당신들을 불러보겠죠...

[그림1]

 

때문에 등장인물들 사이의 상호작용하는 관계(개념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기고백의 표현’에 중점적으로 초점을 맞추려는 본 논의와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웹툰의 등장인물 사이의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통해 일상 이야기를 정리하고 마지막에 작가(혹은 등장인물)의 정리하는‘말’이 자기 고백, 자기 반성에 차원에 나아가게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림작가와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가 동일하다고 봤을 때, 첫 번째에서 그림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 세 번째에서 독자와 등장인물간의 상호작용은 결국 ‘자서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웹툰에서는 ‘같은 유형의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2]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된 『문스패밀리2 - 힘들고 지친 영혼들을 위하여』의 ‘작가의 말’과 웹툰을 연작하는 홈페이지 상에 소개된 ‘등장인물의 소개’를 통해 그림 작가와 등장인물 사이의 유의미한 관계(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는)를 유추해낼 수 있다. ‘작가의 말’을 통해서 ‘어쩌면 나와 비슷한 둥글이’를 통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같이 해 보자고’ 밝히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소개’를 통해 작가 자신의 이름 ‘김희문’에서 ‘문(moon)’자를 가지고 작가 주변의 사람들과 관계되어있다(moon's family)는 점을 알아낼 수 있다.

 

『문스패밀리2 - 힘들고 지친 영혼들을 위하여』의 서문 ‘두 번째 이야기’에서

김희문씨의 ‘작가의 말’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난 보통의 사람들처럼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 잠을 못 이루고,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는 차비가 없어서

광화문부터 집까지 하염없이 비참함을 느끼며 걸어가던 그런 사람이었다.

   

내 그림은 쓰레기란 말을 듣고서도 참아야 했으며,

나조차도 내 그림 실력으론 취직은 커녕 밥 벌어먹기도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그림을 그린 것을 후회하며 좌절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나이를 헤어려 봤다.

정확히 스물다섯……. 이뤄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좋은 대학을 가지도,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지지도 않은 나…….

자괴감이 몰려왔다. 나만 믿고 계신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

대한민국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린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났다.

 

 난 내가 최고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최고가 아닐 뿐더러 그 주류 사회에 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내 실력의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밤마다 핏빛 울음을 토하며 괴로워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나마 내가 보통의 사람들보단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그림 하나였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내 생각을 그리기 시작했다.

공모전에 나가려고 그려 두었다가 모두가 이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

어쩌면 나와 비슷한 처지인 둥글이를, 하드 깊숙한 곳에서

휴지통에 들어갈 날만 기다리고 있던 둥글이를 불러내어 부탁을 했다.

 

오늘부터 나랑 같이 내 이야길 해보자고…….

우린 같이 2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리고,

나머지 8개월 동안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이제……

그 두 번째 결과물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나도 해냈다고, 그러니 너도 해낼 수 있다고,

좌절하지 말라고, 슬퍼하지 말라고, 우리 같이 힘을 내보자고…….

너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이별의 슬픔을, 부모님께 죄송스러움을,

나 자신의 부족함을 우리 함께 이겨내 보자고 전하면서

부족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를 조심스레 세상에 펴내려 한다.

2003년 12월 김희문

‘<문스패밀리> /사랑/ 7화 ’

이 그림과 이야기들은 궁상에 청승이고, 유행가 가사에 늘 상 나오는 그런 사랑, 이별 이야기 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겪으며 생활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보단 힘들고 아파하고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문스패밀리는 당신만 힘이 드는게 아니라는걸 알리고 싶습니다.

그러니간 힘을내서 이겨내시라고....

[그림 2]

 

 따라서 글과 그림의 언어 문법에서‘작가와 독자 그리고 그림(안의 등장인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대인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기 고백의 표현’을 매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타당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표로 도식화하여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독자 ⟺ 그림 작가

 

독자 ⟺ 등장인물

등장인물 ⟺ 등장인물

(그림 속)

-개념적 기능-

 

 

 

 

<루이스의 그림 작가, 독자, 등장인물 사이의 세 가지 유형>

독자 ⟺ 그림 작가

등장인물

 

 

등장인물 ⟺ 등장인물

(그림 속)

 

 

 

 

 

<웹툰의 그림 작가, 독자, 등장인물 사이의 두 가지 유형>

 

 

 

등장인물을 통해 일상 이야기가 제시되고 작가의 말이 후반부에 결합되면서 하나의 ‘자기 고백적 글’이 완성된다. 따라서 ‘자기 고백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 웹툰에 대한 학습이라면,‘작가-독자-등장인물’사이의 상호작용이 드러나는 ‘대인적 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기 고백의 표현이 독자로 하여금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함으로, ‘대인적 기능’에 초점을 맞춰 교육 내용을 마련한다면, 궁극적으로 본 매체 언어 교육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개인의 정체성 확립’의 목표와 유기적인 교육 내용이 구안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림작가들은 독자와 등장인물 사이의 상호작용 관계(세번째 유형의 관계에 해당)를 유도하기 위해서 특정한 방식으로 그림을 구성하는데, 크게 ‘시점’,‘사회적 거리’, ‘요구와 제안’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ㆍ 시점

그림에서 독자가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각도이다. 독자에게 대상을 바라보는 지점을 알려줌으로써 그림 안에 등장한 사람들 간의 관계와 사람과 사물 간의 다양한 관계를 알려준다.

- 위/ 아래 시점

효과 : 어떤 대상을 위에서 아래로 굽어 내려다보는 시점은 종종 힘 또는 통제감을 갖게 해 주고, 반대로 사람이나 사물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시점은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 정면/ 수평 시점(frontal/horizontal angle)

(a-b는 등장인물의 배열, c-d는 독자가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각도)

a c b

 

d

 

효과 : 등장인물과 독자는 동질감을 갖게 된다.

 

- 사각 시점(oblique angle)

(a-b는 등장인물의 배열, c-d는 독자가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각도)

a b

c

  d

효과 : 독자는 등장인물과 다소 동떨어진 채 등장인물들을 곁눈질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ㆍ 사회적 거리

독자와 그림에 등장하는 대상과의 물리적 간격을 의미한다. 이러한 물리적 거리는 사회적(심리적) 거리도 표현해준다. 같은 대상도 어떤 거리에서 보여주었는지에 따라 다른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된다.

- 가까운 거리

효과 : 독자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한다. 배경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보다 직접적으로 인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먼 거리

효과 : 독자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정도가 제한된다. 배경의 막막함, 막연함 등의 표현 시 사용할 수 있다.

 

ㆍ 요구와 제안

- 요구

등장인물이 독자를 향해 응시하거나 미소를 짓는 등의 행위는 등장인물이 독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이야기 세계 속에 사는 등장인물이 독자가 느끼기에는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듯 하다. 이것을 크레스와 반 리우웬은 ‘요구(demand)'라고 정의한다.

 

- 제안

요구와는 반대로 등장인물이 독자에게 등을 돌리고 있거나 그림 안에 등장인물이 나와 있지 않은 유형의 그림을 ‘제안(offer)'이라고 정의한다. 이 유형의 그림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보다는 풍경 사진과 같이 독자가 무엇이든 바라볼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방식으로 독자와 의사소통 한다.

다음으로 웹툰과 마찬가지로 자서전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자서전을 구성하는 문자(글)과 의미와의 관계, 문자(글)을 통한 의미 생성의 문법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서전의 내용과 형식

․ 내용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과거 사실의 연대기적 이야기

 

․ 형식

- 초반부에는 자신의 하루 속에 일어난 일상이야기 후반부는 그 일상이야기를 통한 반성과 생활의 깨달음이 제시되어 있다.

- 작가-화자-인물의 일치하며, 과거 회상형으로 서술한다.

- 시간만 공유할 뿐 공간은 공유하지 못하며 따라서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는 데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는 문자 매체에서의 자기 고백적 글이라고 할 수 있다.

 

2) 글과 의미의 관계

언어 활동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 김대행 외, 『문학교육원론』(1999)에서는 언어 활동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언어가 의사소통의 도구가 된다하여 ‘도구성’을 지니고,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서 나아가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게 되고,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설정한다는 점에서 ‘자기실현성’을 지닌다. 또한 언어가 인공물이며, 거기에는 삶과 역사의 흔적이 배어 있다는 점에서 문화의 일차적 정의인 인공(人工) 질서(秩序)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언어는 ‘문화성’을 지닌다. 그리고 언어를 배우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새롭게 언어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보면 언어는 ‘창조성’을 지닌다. 마지막으로 언어는 ‘유희성’을 지닌다. 이 말은, 모든 의사소통의 상황에서는 ‘경합’을 벌이는, 즉 게임(game)으로서의 속성을 지닌다. 말하는 쪽은 말하는 것을 성취하려는 노력이 있고, 듣는 쪽은 듣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의문을 갖고 말하는 이와 ‘겨루기’를 하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렇게 언어는 다섯 가지 본질적 특징을 지닌다. 그 가운데 ‘자기 고백적 표현’을 통해 ‘정체성의 확립’을 이루어낼 수 있는 언어의 본질적 특성은 ‘자기실현성’과 관계가 깊다. 언어가 나를 실현시키고 세계를 이해하는 성질을 지닌 것이다. 따라서 자서전을 이루는 ‘문자’ 기호로서의 언어가 지니는 이러한 ‘자기실현적 성질’을 다뤄서 학습자가 문자, 글, 즉 ‘언어’를 통해 자기를 고백하고 자기를 실현하며 나아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한다.

 

3) 글의 의미 생성 문법

앞서 언어를 통해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의미를 드러낸다는 관계를 파악했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보았던 글과 그림의 의미 생성 문법처럼 글의 의미 생성 문법은 어떻게 설정될 수 있을 것인가. 앞서 글과 그림의 대인적 기능에서 ‘시점’, ‘사회적 거리’, ‘요구와 제안’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듯이 자서전에서는 ‘시점’과 ‘거리’를 중심으로 의미 생성 문법을 살펴보도록 한다.

우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점’은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다.

 

심리 관여 여부

화자의 등장여부

화자가 인물의 내부를 보는 경우

화자가 인물을 관찰하는 경우

화자=등장인물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화자≠등장인물

전지적 작가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표-2] 시점의 분류

이런 시점의 분류는 문학 장르에서 통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자서전의 규약과 그 한계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인간 기억의 한계로 자서전이 과거 한 개인이 겪었던 모든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지 못하고, 개인이 겪었던 경험을 ‘재구성’하여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문학적 속성을 지닌다. 또한 자서전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재구성’ 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하나의 시도이기에 위와 같은 시점의 분류에 따른 효과가 자서전 장르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이 겪었던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세운다는 자서전 쓰기의 속성이 문학의 속성과 같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르죈은 ‘자서전의 규약’에서 작가와 화자의 동일성을 전제로 자서전을 분류했다. 하지만 소설의 경우에는 작가와 화자의 동일성이 전제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먼저 밝히고, 시점에 따른 서술상의 효과를 살펴보자면, 우선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인 경우 작가 자신이 등장인물(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시점이기 때문에 인물의 내면 세계를 제시하는 데에 효과적이며 독자에게 신뢰감과 친근감을 준다. 또한 이야기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인물과 독자와의 심적 거리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수적 인물인 화자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점으로서 여기서 화자는 관찰자이며 초점은 인물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화자의 눈에 비친 외부세계만을 다룰 수 있는 제한점이 있기는 하지만 화자는 인물을 관찰하면서 그를 묘사하고 그 행동에 대해 언급할 재량을 가지고 있다. 1인칭 관찰자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과는 달리 인물의 내면을 숨김으로써 긴장과 경이감을 자아내는 효과를 지닌다.

세 번째로 작가 관찰자 시점은 글을 전달하는 서술자(작가 혹은 화자)가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외부적인 사실만을 관찰하고 묘사하기 때문에 판단은 독자의 참여적 상상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한 극적이고 객관적인 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지막으로 전지적 작가시점은 작품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가(작품 속 화자와 작품 밖의 작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마치 신처럼 모든 것(사건이나 내면 심리를 포함)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 전개를 서술하는 양상을 보인다. 여기에서는 작가가 전지적인 위치에서 작품에 광범위하게 관여하기 때문에 독자의 상상적 참여가 제한될 우려가 있으며 작가의 사상이나 인생관이 직접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거리’에 따른 서술상의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거리의 개념은 세 가지로 나누어서 언급할 수 있는데 이는 앞서 글과 그림의 문법에서 살펴본 것과 동일하다. 작가와 독자, 작가와 인물, 그리고 인물과 독자의 거리로써 세 가지 유형에 따라 서술함으로써 서술상의 효과가 달리 나타난다. 흔히 작품 속에서 거리를 분석할 때에, 작품을 읽고 독자의 감정 및 태도가 인물의 그것과 비슷하게 되거나, 독자의 동정이 직접적으로 인물에게 환기되기를 바랄 때에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인물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유지할 때에 먼 거리에 있다고 말한다. 한편, 이러한 작가, 인물, 독자 사이의 거리는 앞서 살펴본 시점에 따른 전략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세부적인 내용을 시점에 따른 거리 분석의 방법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시점

거리

1인칭

주인공

1인칭

관찰자

3인칭

관찰자

전지적

작가

인물-작가 간

없다.(0)

 

 

 

멀다

가깝다

인물-독자 간

멀다.

 

 

 

가깝다.

 

 

 

작가-독자 간

가깝다.

 

 

 

멀다.

 

 

 

[표-3] 시점과 거리의 관계

위의 표에서 공백으로 표현된 1인칭 관찰자 시점의 거리나 전지적 작가 시점의 거리는 가깝다거나 멀다는 양극단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중간값 정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서전적 글을 쓸 때도 시점이나 거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그 표현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글의 의미 생성 문법’에서 다루는 중요한 내용이 된다.

셋째, 두 매체에서 자기 고백을 어떻게 같고 다르게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도록 한다. 이를 '내용(작가가 자기 고백에서 다루는 내용)'과 '인물(자기 고백을 하는 사람)'의 차원에서 알아보도록 한다. 내용 차원에서 언급하자면, 웹툰에서는 자기 고백의 내용이 '일상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반면 자서전에서는 자기 고백의 내용이 '자신의 연대기적 사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자기 고백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은 작가와 독자 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고 이는 두 관계에 있어 '공감'의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이 공감의 차이는 '대상과 나'의 '정서적인 교류'가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고, 이는 학습자의 심미적 텍스트의 수용과 생산 과정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기 고백적 표현의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해 보는 활동은 학습자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교육의 내용으로 유의미하다.

다음 ‘인물’ 차원에서 언급하자면, 웹툰과 자서전 모두 ‘작가’가 작품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자기고백)’를 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자서전의 경우엔 작품 밖의 서술자인 작가와 작품 안의 서술자인 화자와 작품 안의 존재자인 인물이 하나로 일치한다. 하지만 웹툰의 경우는 인물이 ‘캐릭터’화 돼서 나타난다. 이것은 작가와 화자 그리고 등장인물의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동일성’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동일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도 있다. 즉 ‘그(타자)’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서전은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한 개인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타인은 ‘공감’의 정서 교류 보다는 타인의 일대기를 통한 ‘교훈성’을 얻기 때문에 정체성 확립을 위한 ‘자기 해소’의 양상이 좀 더 다르다. ‘나도 이런 적이 있다’와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독자에게 다른 심리적 정서 순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전자가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와 그를 통해 ‘다짐’에 나아가게 한다면, 후자는 좀 더 엄격한 의미에서의 위로인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과 그를 통한 ‘다짐’에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3. 내용론

 

김대행은 국어교육에서 다루어지는 ‘언어’를 ‘재개념화(언어를 ‘설명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어 교육의 수행적 지표를 위해 언어를 ‘활동’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하여 언어를 ‘본질’과 ‘기능’으로 나누어 바라보고 본질은 다시 ‘체계’, ‘행위’, ‘문화’ 기능은 다시 ‘의사소통’, ‘사고’, ‘예술 재료’로 구분했다. 나아가 이러한 언어의 여섯 가지 특질은 언어의 네 가지 속성인 과제(task), 사실(fact), 정체성(identity), 의미(meaning)로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각각의 속성에 따른 국어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국어 교육에서 할 일이라고 보았다. 과제는 ‘언어 구사’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고 이것은 교육 내용에서 (언어를) ‘수행’ 함으로써 신장될 수 있다. 사실은 국어 능력과 관련지었을 때 ‘언어로 이루어진 사실’을 아는 능력과 관련되고 교육 내용에서는 ‘지식’을 확장하여 국어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정체성은 ‘언어를 통해’ 정체성을 구현하는 능력으로 ‘태도’를 명료히 하여 국어 능력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미는 ‘언어를 통해’ 의미를 수용하고 구체화 하고 반응할 수 있는 능력과 연관 지을 수 있으며 교육 내용에서 의미 체험, 즉 ‘경험’을 통해 국어 능력의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실상 국어 교육의 내용인 ‘지식’, ‘경험’, ‘수행’, ‘태도’는 서로 긴밀하게 되어 있고 또 그 범주를 명확하게 구분 짓기도 어렵다. 즉 어떤 언어활동이건 내용으로서의 복합성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 김대행의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앞에서 언급한 '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한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 언어 교육 내용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여기서 웹툰은 <문스패밀리>를 중심으로 하고 자서전은 <안데르센 자서전을>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웹툰 <문스패밀리>와 <안데르센 자서전>의 선정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고백적 표현이 ‘내용’와 ‘인물’의 차원에서 앞(‘2.2.3.'자기 고백적 표현'을 매개로 한 웹툰과 자서전의 매체 언어 교육의 주안점 및 교육 내용’)에서 분석한 것처럼 ‘매체의 특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웹툰 <문스패밀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반면에 <안데르센 자서전>은 ‘위인’이라고 불리는 ‘업적을 남긴 사람’이 자신의 과거 삶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다음으로 둘째, 매체별 내용과 형식의 차원에서 구분이 잘 되기 때문이다. 둘 다 ‘자기 고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부분에서는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제시하고 뒷부분에서는 그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약하는 이야기를 제시한다. 반면에 웹툰은 한 페이지에서 전달하는 내용이 마무리되지만 자서전은 그렇지 않다. 웹툰은 또한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자서전은 글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앞서 살펴보았던 이러한 차이들이 ‘자기고백적 표현 양상’을 매개로 하여 ‘웹툰’과 ‘자서전’을 비교 분석하여 학습하기에 알맞다고 판단하여 웹툰에서는 <문스패밀리>와 자서전에서는 <안데르센 자서전>을 교육 내용의 제재로 선정하게 되었다.

   

3.1. 지식 

지식은 사실(fact)에 주목하는 교육 내용이다. 지식의 부분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은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비교 분석을 하는 초점을 작가와 독자 간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다루도록 한다. 작가와 독자가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의 형성'이 '내가 보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가 서로 조율해가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하고,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에서 작가와 독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알게 한다. 문자 매체에서 다루고 있는 <안데르센 자서전>의 경우에는 안데르센의 일대기를 독자가 시간을 뛰어넘어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작가와 독자가 직접적으로 조우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작가의 글쓰기는 철저히 작가 자신에게 향해 있고 독자는 작가의 글쓰기 내용에 직ㆍ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없다.

 

※ 문자 매체와 디지털 매체에서의 상호작용

문자 매체에서 자기 고백적 글을 읽을 때와 디지털 매체에서 자기 고백적 글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문자 언어를 가지고 읽기와 쓰기를 할 때는 '기록'을 통해 시간적 제약을 초월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공간적 상황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가 분리된 탈상황적, 탈맥락적 소통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쓰기와 읽기에 의한 소통은 작가의 전달 내용에 크게 의존하여 독자는 작가가 전달하는 내용을 수동적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작가가 하는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또한 작가 역시 독자와의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없으므로 독자의 관심을 반영한 이야기를 하는 데 한계가 있게 된다.

반면에 문자, 영상, 음성이 복합된 디지털 매체에 이르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동시적,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독자들은 글을 읽을 때 책을 읽을 때와는 작가가 전달하는 내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댓글'을 통해서 작가와 독자는 상호작용하고 독자와 독자간에도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따라서 작가는 독자를 고려하여 글 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작가의 이야기는 독자의 관심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다음, 디지털 매체 가운데 글과 그림으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이코노텍스트(Iconotext)와 글만으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반 문자 텍스트의 개념과 각각의 텍스트가 의미를 만들어 내는 원리, 그리고 각각의 텍스트를 읽어가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알려줄 수 있다. 이 각각의 전략이 '자기 고백적 글'을 쓰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에서 작가가 글과 그림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혹은 일반 자서전에서 작가가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고 작가의 고백적인 이야기가 독자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을 지식의 내용으로 제공하는 것은 직접 매체별로 자기 고백적인 글을 생산해낼 수 있게 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 자기 고백적 글쓰기와 웹툰과 자서전의 내용 표현 원리와의 관계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여러 가지 표현 방법으로 독자의 감정에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격은 상황에 대해 슬픈 감정을 독자와 공유하고 싶을 때, 웹툰에서 등장인물이 독자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렸을 때는 독자는 등장인물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게 되고 등장 인물의 위압적인 시선 때문에 내용에 몰입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등장인물과 독자와의 근거리나 원거리 설정도 독자가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에 몰입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서전도 마찬가지로 작가의 내면 고백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한 글에서는 좀더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작가의 감정 및 생각이 제시되기 때문에 작가의 상황에 몰입하는 정도가 커진다. 그러나 그 외의 3인칭 시점에서는 작가 자신을 객관화 시켜서 서술해 놓았기 때문에 이러한 장치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정도를 제한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작가의 상황이나 내면을 바라보게 된다.

이처럼 매체별 내용 표현 원리를 고려한다는 것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자기 고백의 표현이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볼 수 있다. 즉, 표현 원리와 자기 고백과의 관계는 자기 고백을 하는 사람과 들어주는 사람 사이의 소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개인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므로, 매체별 표현 원리를 고려하여 자기 고백적 글을 쓸 필요가 있다.

 

※ 글과 그림의 관계와 역할

글과 그림은 각각 문자언어, 시각언어이다. 그리고 언어는 하나의 기호이고 이러한 기호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을 나타낸다. 하지만 상징은 구체적이지 않아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가령, 우리는 사람들과 같은 그림이나 글을 읽고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 이는 기호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일어나는 해석의 다양성, 즉 ‘언어의 다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글과 그림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코노텍스트에서는 글과 그림의 ‘하나의 단위’로 움직이고 글과 그림이 ‘상호작용’하면서 의미를 생성해낸다. 그림은 글에서 어느 부분을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고정’의 역할을 하고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그림에서 옳은 해석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중계’의 역할도 한다. 반대로 글이 고정과 중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 이코노텍스트를 볼 때,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파악한다. 즉 무의식적으로 글과 그림의 고정과 중계를 계속 경험한다. 단지 그것을 구체적으로 고정이나 중계로 인식하지 않을 뿐이다.

- 고정 : 그림이(글이) 글에서(그림에서) 어느 부분을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게 고정의 역할이다. 시각의 방향에 초점을 두는 기능.

- 중계 :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그림(글)에서 글(그림)이 옳은 해석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의미의 해석에 초점을 두는 기능.

※ 효과적인 웹툰 내용 표현의 원리

그림은 그것을 그리고 보는 과정에서 그림 작가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림 작가는 독자에게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그림을 창작하고 독자는 그 그림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며, 거기에서 떠오른 정서를 다른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러므로 그림은 그림 작가 그리고 그림 작가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 속 인물과 독자가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그림 작가는 독자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표현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법을 고려한다. 독자는 그림의 시점과 독자가 그림의 인물에 대해서 느끼는 거리 그리고 그림에서 언급하는 내용에 따라 작가가 전달하는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각각의 기법의 특징에 대해서 살펴본다.

 

① 시점

그림에서 독자가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각도이다. 독자에게 대상을 바라보는 지점을 알려줌으로써 그림 안에 등장한 사람들 간의 관계와 사람과 사물 간의 다양한 관계를 알려준다.

- 위/ 아래 시점

효과 : 어떤 대상을 위에서 아래로 굽어 내려다보는 시점은 종종 힘 또는 통제감을 갖게 해 주고, 반대로 사람이나 사물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시점은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 정면/ 수평 시점(frontal/horizontal angle)

(a-b는 등장인물의 배열, c-d는 독자가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각도)

a c b

 

 

 

 

 

 

d

 

효과 : 등장인물과 독자는 동질감을 갖게 된다.

- 사각 시점(oblique angle)

(a-b는 등장인물의 배열, c-d는 독자가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각도)

 

 

 

 

 

 

 

a c b

 

d

효과 : 독자는 등장인물과 다소 동떨어진 채 등장인물들을 곁눈질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② 사회적 거리

독자와 그림에 등장하는 대상과의 물리적 간격을 의미한다. 이러한 물리적 거리는 사회적(심리적) 거리도 표현해준다. 같은 대상도 어떤 거리에서 보여주었는지에 따라 다른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된다.

- 가까운 거리

효과 : 독자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한다. 배경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보다 직접적으로 인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먼 거리

효과 : 독자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정도가 제한된다. 배경의 막막함, 막연함 등의 표현 시 사용할 수 있다. 

③ 요구와 제안

- 요구

등장인물이 독자를 향해 응시하거나 미소를 짓는 등의 행위는 등장인물이 독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이야기 세계 속에 사는 등장인물이 독자가 느끼기에는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듯하다. 이것을 ‘요구’ 라고 한다.

- 제안

요구와는 반대로 등장인물이 독자에게 등을 돌리고 있거나 그림 안에 등장인물이 나와 있지 않은 유형의 그림을 ‘제안(offer)'이라고 정의한다. 이 유형의 그림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보다는 풍경 사진과 같이 독자가 무엇이든 바라볼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방식으로독자와 의사소통 한다.

※ 웹툰의 내용과 형식

․ 내용

자신의 하루 생활 속에 일어난 소소한 일상이야기

․ 형식

① 초반부에는 자신의 하루 속에 일어난 일상이야기, 후반부는 그 일상이야기를 통한 반성과 생활의 깨달음을 제시한다.

② 하나의 웹페이지에 한 방향으로 글과 그림을 구성한다.

③ 하나의 웹페이지에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제시한다.

④ 인터넷에 웹툰을 게시하여 시ㆍ공간을 넘어 작가와 독자가 소통한다.

⑤ 작가는 웹툰 안의 인물인 캐릭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작가 자신을 반영하고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반영한다.

  ※ 효과적인 자기 고백적 글의 표현 원리

글은 그것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그림 작가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글을 쓰고, 독자는 그 글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며, 거기에서 떠오른 정서를 다른 글로 표현한다. 그러므로 글은 작가 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속 인물과 독자가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표현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법을 고려한다. 독자는 글의 시점과 독자가 작품 속 인물에 대해서 느끼는 거리에 따라 작가가 전달하는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각각의 기법의 특징에 대해서 살펴본다.

 

① 시점에 따른 효과

- 1인칭 주인공 시점 : 작가 자신이 등장인물(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시점

효과 : 인물의 내면 세계를 제시하는 데에 효과적이며 독자에게 신뢰감과 친근감을 준다. 또한 이야기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인물과 독자와의 심적 거리가 가깝다.

- 1인칭 관찰자 시점 :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수적 인물인 화자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점으로 여기서 화자는 관찰자이며 초점은 인물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효과 : 화자의 눈에 비친 외부세계만을 다룰 수 있는 제한점이 있기는 하지만 화자는 인물을 관찰하면서 그를 묘사하고 그 행동에 대해 언급할 재량을 가지고 있다. 1인칭 관찰자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과는 달리 인물의 내면을 숨김으로써 긴장과 경이감을 자아내는 효과를 지닌다.

- 작가 관찰자 시점 : 글을 전달하는 서술자(작가 혹은 화자)가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외부적인 사실만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시점

효과 : 판단은 독자의 참여적 상상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한 극적이고 객관적인 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전지적 작가시점 : 작품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가(작품 속 화자와 작품 밖의 작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마치 신처럼 모든 것(사건이나 내면 심리를 포함)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 전개를 서술하는 양상을 보인다.

효과 : 작가가 전지적인 위치에서 작품에 광범위하게 관여하기 때문에 독자의 상상적 참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

 

② 인물과 독자간 거리에 따른 효과

작품을 읽고 독자의 감정 및 태도가 인물의 그것과 비슷하게 되거나 독자의 동정이 직접적으로 인물에게 환기되기를 바랄 때에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인물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유지할 때에 먼 거리에 있다고 말한다.

 

시점

거리

1인칭 주인공

1인칭 관찰자

3인칭 관찰자

전지적 작가

인물-작가 간

없다.(0)

 

 

 

멀다

가깝다

인물-독자 간

멀다.

 

 

 

가깝다.

 

 

 

작가-독자 간

가깝다.

 

 

 

멀다.

 

 

 

 

마지막으로 매체에 따른 쓰기 전략을 익힌 학습자가 직접 자기고백적 글을 매체의 양식에 맞게 생산해내게 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글쓰기의 방법을 지식의 내용으로 제시한다. 글쓰기 방법은 천정은의 논문을 참조하여 단순화시켜 구성하였다. 천정은은 '자서전 쓰기 원리'를 거리 두기의 원리, 관계 파악의 원리, 진실의 원리로 나누어 구분하고, 이 원리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자서전을 쓸 지도 방법을 구안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습자에게 지식으로 알려 줄 내용으로 단순화 시켜서 '자기 고백적 글 쓰기 원리'와 '자기 고백적 글 쓰기 방법'을 제시하도록 한다.

 

※ 자서전의 내용과 형식

․ 내용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과거 사실의 연대기적 이야기

 

․ 형식

① 초반부에는 자신의 하루 속에 일어난 일상이야기 후반부는 그 일상이야기를 통한 반성과 생활의 깨달음이 제시되어 있다.

② 작가-화자-인물의 일치하며, 과거 회상형으로 서술한다.

③ 시간만 공유할 뿐 공간은 공유하지 못하며 따라서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는 데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는 문자 매체에서의 자기 고백적 글이라고 할 수 있다.

 

※ 자기 고백적 글쓰기 원리

1. 거리두기의 원리

자신이 경험했던 일화 속에 자신과 시간이 지나고 그 경험을 회상했을 때의 자신을 파악해본다. 경험한 나와 글을 쓰고 있는 나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생각해본다.

2. 관계 파악의 원리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나를 파악해본다. 그리고 그 둘의 내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생각해본다.

3. 진실의 원리

자신이 자서전에서 쓰고자 하는 얘기를 꾸며내지 말고 ‘진실’에 가깝게 쓰려고 노력한다.

 

※ 자기 고백적 글쓰기 방법

1. 자신이 겪은 일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경험담을 글감으로 고르기

예) 자신의 유년기 경험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청소년기 경험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자신의 방학 생활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자신의 일상 생활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글감을 고른다.

2. 자신이 겪은 일 가운데 쓰고 싶은 내용을 선정해서 주제를 정하고 제목 붙이기 예) 첫사랑의 경험이 기억난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와 제목을 붙인다.

3. 자신이 겪은 일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쓰기

예)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경험담을 통해 어떤 점을 느꼈는지를구체적으로 쓴다.

  3.2. 수행

 

수행은 언어로 된 과제(task)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언어 구사 자체가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행의 부분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은 앞에서 '지식'으로 제공된 것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해결해야 할 '학습활동'을 구안하는 일이다. 먼저 '웹툰'에 대해서 학습할 때에는 '이코노텍스트의 개념과 성격', '글과 그림의 관계와 역할'에서 밝힌 지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학습활동을 수행해 낼 수 있다.

 

※ 다음은 <문스패밀리>의 '지금 힘들다면…'이라는 제목의 웹툰 내용이다. 이를 보고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1. (글이 지워진 웹툰 제시) 웹툰의 제목과 관련지어서 글이 지워진 웹툰의 그림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함께 이야기해보자.

 

① 지금 좌절하고 있나요?

②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절망에 눈물짓고 계신가요?

③ 많이 힘들겠지만...

④ 도망가려 하지 말고...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여 보세요

⑤ 지금 당신은...

⑥ 당신만의 무지개를 보기 위해 잠시 비를 맞고 있는 것뿐입니다

1-2. (글이 지원진 웹툰 제시) 다음은 웹툰 안에 들어갈 글의 내용이다. 웹툰 안에 다음 글의 번호를 넣고 전체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웹툰의 전체 내용을 완성시켜보자.

 

1-3. 웹툰에서 말하려는 내용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생각해보고, 웹툰 안에서 그림과 글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다음은 '웹툰의 내용과 형식', '효과적인 웹툰의 표현 원리' 에 관한 지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학습활동의 내용이다.

  

※ <문스패밀리>의 '삶 157화' 웹툰을 보고 다음 활동을 해 보자.

 

 2-1. '삶 157'화 웹툰은 총 네 가지 장면으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장면과 두 번째 세 번째 장면에서 둥글이와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점이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해보고 각 시점에 따른 느낌을 말해보자.

 

2-2. 세 번째 장면과 네 번째 장면의 포스터를 보고 포스터와 나와의 거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그 변화가 마지막 장면에서 포스터가 하는 말의 의미를 자신이 받아들이는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해보자.

 

2-3. '삶 157화'에서 작가가 경험한 일상이 무엇인지 말해보고 작가는 그 일상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써 보자.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이 웹툰의 어느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지 써보자.

 

다음은 자서전에 관한 학습활동 내용이다. 이 부분에서는 '언어의 성질', '효과인 자기 고백적 글의 표현 원리', '자서전의 내용과 형식'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행하는 학습활동이 제시된다.

 

※ 다음을 읽고 활동을 해 보자.

 

인생, 가장아름다운동화(1855년 4월~1867년 12월)

   

(가) - 세 번째 자서전을 집필하며 -

최근에 일어난 일보다 아주 먼 옛날 청년 시절 얘기를 하는 게 훨씬 쉽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코앞에 있는 사물보다 조금 떨어진 사물이 더 잘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나간 일들 가운데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기란 쉽지 않지만, 가능한 한 시간 순으로 적어볼 생각이다.

-이 내용은 안데르센이 생전에 친하게 지내던 잉게만 씨와 그 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이다. 친구와 같던 잉게만 씨가 죽고 나서, 그의 부인은 안데르센이 어린 시절에 다닌 문법학교 학생 시절부터 잉게만 씨에게 써서 부친 편지들을 모두 도로 안데르센에게 부쳐주었는데, 자서전을 마감했던 1855년 봄부터 지금까지의 안데르센 인생에 일어났던 일들을 연도별로 정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안데르센은 자서전을 정리하며 잉게만 씨에 대한 추억을 더듬는다.-

그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많이 가지고 있었다. 모든 이야기는 한결 같이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했다. 그는 남들에게 늘 관대했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아름답고 선한 것에 대한 그의 사랑은 진정한 시인의 집에 늘 넘쳐흘렀다. 이 집에서 내가 늘 환영받는 손님이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숲 속 호숫가에 사는 이 사랑스런 노부부와 함께 있는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흘러갔다. 이들과 함께 유유자적한 삶을 즐길 수도 있었지만, 내 겨드랑이의 날개가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바스뇌스의 장원莊園과 홀스텐보르그의 장원이 문을 활짝 열어 나를 불렀다. 그곳에 있다가 여름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막센으로 갔다. 그곳에 심은 나의 낙엽송은 여전히 잘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집 앞 정원에 내가 심었던 나무는, 이제 커다란 가지들을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다시 잉게만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때의 상황과 정경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나) 친애하는 잉게만 선생님

제레가 살고 있는 막센의 내 나무를 기억하시겠지요, 내 자서전에도 썼는데. 기억하신다면 아마도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추측할 수 있을 겁니다. 작센 스위스 지역입니다. 날씨는 아름답고요. 내 나무는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뿌리도 튼튼하고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으면, 마치 하늘을 나는 새가 된 듯 커다란 마을이며 건초 더미가 쌓인 목초지가 내려다보입니다. 보헤미아의 푸르스름한 산들이 내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밤나무와 벚나무들이 서 있습니다. 양들이 떼 지어 방울 소리를 내며 가는 게 보입니다. 마치 알프스의 산자락에 있는 듯합니다. 제레의 영지에는 아치형의 통로와 커다란 탑이 있는 오래된 집이 있습니다. 제레 부인은 늘 그렇듯이 나한테 한없이 잘해줍니다. 음악 소리와 시를 익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명하고 지체 높은 사람들이 휙 나타났다가 휙 사라집니다. 마치 여인숙처럼 말이지요. 그만큼 여기가 편해서 사람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뜻이겠지요. 나는 지금 완벽하게 자유롭습니다. 이 완벽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한데, 지금 나는 다른 어떤 때보다도 가정이 있는 생활이 그립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그래서 날이 가면 갈수록 이탈리아에 가고 싶은 마음이 줄어듭니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덴마크에 갈 겁니다. 지금 뮌헨에 가서 여드레 동안 머물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 스위스로 가서 알프스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낼 기대에 차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을 하면서 내가 늘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축복입니다. 알프스까지 아무 문제없이 갈 수 있도록 신이 건강을 허락한다면 이 축복을 마음껏 누리겠지요. 함부르크는 태양만 뜨거웠을 뿐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않았습니다. 베를린으로 가는 길은 찜통처럼 더웠습니다. 게다가 먼지도 목이 아플 정도로 풀풀 날렸고요. 베를린에서는 누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친구들이 있는 신의 땅 막센으로 왔지요. 여행은 삶입니다. 선생님도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스테틴에서 베를린까지 네 시간이면 됩니다. 거기서 또 드레스덴까지는 다섯 시간이면 되고요. 드레스덴에 가면 사모님이 수많은 화랑들을 순례할 수 있어 무척 좋아하실 텐데요. 옛날과 전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파우스트의 망토를 타고 날아다니는 시대입니다. 기차는 우리처럼 뚱뚱한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가장 시적인 도구인 걸 왜 모르십니까.

  1-1. 잉게만씨에게 보낸 편지를 보고 안데르센이 막센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회상하고 있는지 말해보자. 그리고 막센에서의 경험을 자서전에 기록한 이유를 이야기해보자.

 

1-2. 안데르센 자서전은 누가 누구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인지 시점과 관련해서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안데르센 자서전에 쓰인 시점의 효과에 대해서도 말해보자.

 

1-3. 시점과 거리의 효과를 바탕으로 (나)의 한 부분을 골라 시점을 다음과 같이 바꿔서 써 보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나의 이야기를 내가 하는 시점이다. 나의 이야기를 내가 하기 때문에 서술되는 모든 상황이 나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서술된다.

 

 

 

 

세상

 

 

: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는 시선이 나로부터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안에서 밖으로. 아래에서 위로.

 

 

 

 

 

 

 

 

 

 

 

 

 

● 3인칭 관찰자 시점

: 나의 이야기를 남이 하는 시점이다. 나의 이야기를 남이 하기 때문에 서술되는 모든 상황을 나를 중심으로 보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식으로 서술된다.

 

세상

 

 

: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는 시선이 세상으로부터 나와 내 주변인들을 향해 나아간다. 밖에서 안으로. 위에서 아래로.

 

 

 

 

 

 

 

 

 

 

 

  ※ 다음을 보고 활동을 해 봅시다.

3-1. '작가의 말'과 '등장인물 소개'를 통해 웹툰 <문스패밀리>의 둥글이가 작가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말해보자.

(앞에 언급한 ‘작가의 말’과 ‘등장인물 소개’ 제시)

 

3-2. 작가의 이야기이도 하지만 우리들이 웹툰을 보면서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웹툰 내용에 주목하여 이야기해보자.

  

※ 다음을 읽고 활동을 해 보자.

  

스칸디나비아의이름으로(1846년 7월~1855년 4월)

  - 두번 째 자서전을 집필하며 -

9년이 흘렀다. 그 사이 역사적인 일이 많았다. 힘들었지만 덴마크의 위대한 나날들이었다. 슬펐지만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9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덴마크의 비평가와 독자들이 나를 인정했다. 세월은 나이를 먹게 했지만, 나는 여전히 청년이다. 세월은 나에게 평온과 휴식을 주었다. 이제 이 기간의 인생을 펼쳐 보일 생각이다. …….

  1847년 5월 중순 코펜하겐을 떠났다.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둥지를 떠난 황새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성령 강림절은 옛 글로루프에서 보냈다. 오덴세에서 명사수를 떠받들고 행진하는 걸 보았다. 그 풍경은 어린 시절 내 추억이 담긴 장면이기도 했다. 내가 아직 꼬마일 때 한 무리의 소년들이 화살로 구멍이 숭숭 뚫린 과녁판을 들고 지나갔다. 군중들이 초록색 가지를 흔들며 이들을 맞았다. 그때처럼 사람들이 모여 흥겹게 떠들었다. 똑같은 풍경임에도 지금은 왠지 다르게 느껴졌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좀 모자란 듯한 청년이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용모가 수려했고 눈도 위엄 있게 번뜩였다. 하지만, 뒤쫓아가며 놀리는 아이들이 없었다 하더라도, 한눈에 봐도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정신이 온전치 못했던 할아버지…. 만일 내가 오덴세를 떠나지 않고 어느 장인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기술을 익히고 그 기술을 살려 계속 오덴세에 살았다면 난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만일 어린 시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상상력의 힘이 시간과 환경 속에서 무뎌졌다면 지금 난 어떻게 되었을까? 만일 내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쫓겨다니는 그 불행한 청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마구 뛰었다. 신이 내게 베풀어준 자비와 사랑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 혼자 하기 -

2-1. 안데르센이 청년을 통해 무엇을 떠올렸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안데르센은 과거 어린 시절의 안데르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자.

 

2-2. 자신이 살면서 남겼던 일기를 꺼내보자. 그리고 하루의 경험으로 일기를 썼던 당시의 나와 그 일기를 바라보는 오늘의 내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써보자.

 

일기를 썼던 당시의 경험 속의 나

지난 일기를 바라보는 오늘의 나

● 일기를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때의 감정은 어떠했는가?

 

 

 

 

 

 

 

 

 

 

 

 

● 지난 일기 속에서 자신이 겪었던 감정을 돌이켜봤을 때 오늘날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 함께 하기 -

2-5. 안데르센에게 보낸 편지가 전달된다면 자서전의 내용이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해보자.

  

3.3. 경험

 

경험은 언어의 속성 중에서 '의미(meaning)'와 관련된 내용이다. 언어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우리는 언어를 통해 구현되는 의미를 통해 어떻게든 자극(stimulus)을 받게 된다. 이 의미의 자극은 일종의 경험이라고 볼 수 있으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오는 의미를 이해하고 또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의 부분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은 지식과 수행 그리고 태도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텍스트를 생산해내는 활동이다. 생산 활동에서는 앞서 배운 ‘두 매체 간 언어 활동 양상’과 ‘자기 고백적 표현의 양상’을 바탕으로 '자서전 쓰기 원리'와 '효과적인 자서전 쓰기 방법'에 관한 지식과 결합하여 지식, 수행, 태도의 교육 내용을 아우르는 학습활동을 학습자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선행된 학습활동을 통해 두 매체에 따른 자기 고백적 표현 전략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자기 고백적 표현을 각각 웹툰과 자서전의 형식으로 나타나게 하는 활동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경험’ 측면에서의 학습 활동은 두 매체 간 언어 활동의 차이와 자기 고백적 표현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종합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이 활동에서는 <안데르센 자서전>을 제재로 삼지 않고 박지원의 『열하일기』 가운데 <태학유관록>의 일부분을 활동의 제재로 삼도록 한다. 이 부분을 제재로 선택한 이유는 자서전 쓰기에서 한 원리가 되고 있는 자아의 '거리두기'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아의 거리두기라는 것이 경험한 일 속에 있는 자신과 그 일을 바탕으로 이야기로 재구성하고 자신을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즉, 이 '거리두기'라는 것은 나를 '타자화'해서 바라보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한 일 속에 있는 자아인 '경험적 자아'와 그 경험을 의미 있게 재구성하는 자아인 '서술적 자아' 간의 대화를 통해 한 개인을 무의미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최미숙은 경험적 자아와 서술적 자아간의 심리적 거리를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가 '자기 반성의 글쓰기' 활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다음을 보고 활동을 해 보자.

 

한 과실점에 들렀다. 마침 새로 난 과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노전(老錢) 일백으로 배 두 개를 사가지고 나오니, 맞은 편 술집의 깃대가 헌함 앞에 펄럭이고, 은호(銀壺) 주병(酒甁)이 처마밖에 너울너울 춤을 춘다. ……

나는 발걸음 가는 대로 다락 위로 올라가니, 층층대가 열둘이었다. 탁자를 사이에 놓고 교의에 앉아 혹은 서넛, 혹은 대여섯 사람들이 끼리끼리 둘러 앉았는데, 모두 몽고 회자(回子)들이요, 무려 수십 패였다. 몽고 사람의 머리에 쓴 갓은 마치 우리 나라 쟁반 같고, 모자가 없으며, 그 위에는 양털로 꾸미고 누렇게 물들였다. 혹은 갓을 쓴 자도 없지 않으나, 그 모양은 우리나라 전립과 같은데, 혹은 등으로 하고, 혹은 가죽으로 하여 안팎에 금을 칠하고, 혹은 오색 빛깔로 구름무늬 같은 것을 그렸다. 모두 누른 옷에 붉은 바지를 입었고, 회자는 대체로 붉은 옷을 입었으나, 또한 검은 옷도 많았다. 붉은 전(氈)으로 고깔을 만들어 썼으나, 테두리가 너무 넓어서 다만 앞뒤에 차양을 달았을 뿐, 그 모양이 마치 돌돌 말린 연잎이 물 속에서 갓 나온 것 같고, 또 약을 가는 쇠 연(硏)과 같이 두 끝이 뾰족하여 가볍고 부박해서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내가 쓴 갓은 벙거지 같이 생긴 것으로, 은으로 술을 새기고 꼭지에 공작 깃을 꽂았으며, 턱을 수정 끈으로 매었으니, 두 오랑캐의 눈에 어떻게 보일 것인가.

박지원, 「태학유관록」

 

- 혼자 하기 -

1-1. 박지원은 어떤 경험을 했는가. 그리고 박지원은 과거에 경험을 글을 쓰는 당시 어떻게 기억해내고 있는지 이야기해보자.

 

1-2. '~ 내가 쓴 갓은 벙거지 같이 생긴 것으로, 은으로 술을 새기고 꼭지에 공작 깃을 꽂았으며, 턱을 수정 끈으로 매었으니, 두 오랑캐의 눈에 어떻게 보일 것인가.' 에서 두 오랑캐의 눈에 자신의 복장이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

 

● 내가 쓴 갓이 벙거지 같고 은으로 술을 새기고 꼭지에 공작 깃을 꽂고 턱을 수정 끈으로 맨 모습이 오랑캐에겐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오랑캐를,

 

 

 

 

 

 

 

 

 

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영복 씨가 쓴 글을 통해 '관계 두기' 원리를 익히도록 한다. 버섯을 보는 두 가지 시각, 즉 '사람들의 눈'과 '버섯 친구의 눈'에 따라 '버섯'이 다른 모습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를 지닌 글을 실어, 자신을 둘러 싼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파악하게 하는 활동을 구안한 것이다.

 

※ 다음을 읽고 활동을 해 보자.

 

아버지와 아들이 버섯이 자라고 있는 길섶을 지나갑니다. 아버지가 지팡이로 그 중 버섯 하나를 가리키면서 아들에게 가르쳐 줍니다. "저것은 독버섯이다."

독버섯이라고 지목된 버섯이 깜짝 놀랍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버섯에게 물어 봅니다. "얘, 내가 독버섯이니?" 옆에 있는 버섯 친구가 그를 위로합니다. "아니야, 너는 독버섯이 아니야. 좋은 친구야." 그리고 나중에 한마디더 위로하기를, "그런 건 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야. 우리는 버섯이니까 사람들의 말은 안 들어도 돼."라고 합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뜻은 먹을 수 있는 버섯인가 아닌가 하는 '식탁의 논리'입니다. 지팡이로 지목당한 버섯이 독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설사 독이 있다 하더라도 그 독은 남을 해치는 독이 아니라 자기를 지키려는 국방력인지도 모릅니다.

신영복, 「나는 쓴다 삶의 궤적」

 

- 혼자 하기 -

 

2-1. 사람들이 보는 버섯과 버섯 친구가 보는 버섯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고 써 보자.

 

사람들이 보는 버섯

친구가 보는 버섯

 

 

 

 

 

 

 

 

 

 

 

 

 

 

 

 

 

 

 

 

 

 

 

 

 

2-2. 자신의 모습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가족과 친구가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로 나누어 생각해보자. 나의 모습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써 보자.

 

가족이 보는 나

친구가 보는 나

내가 보는 나

 

 

 

 

 

 

 

 

 

 

 

 

 

 

 

 

 

 

 

 

 

공통점

차이점

 

 

 

 

 

 

 

 

 

 

 

 

 

 

 

 

 

 

3. 다음 방법을 보고 자신을 고백하는 글을 써 보자.

 

제목으로 주제 정하기

    글감 고르기

  ↘

  

글로 표현하기

 

 

 

 

 

 

 

 

 

 

 

 

 

 

 

 

 

 

 

 

 

 

 

 

 

 

 

 

 

 

 

 

 

 

 

 

 

 

 

 

 

 

웹툰으로 표현하기

 

 

 

 

 

 

 

 

 

 

 

 

 

 

 

 

 

 

 

 

 

 

 

 

 

 

 

 

 

 

 

 

 

 

 

 

 

 

 

 

 

 

 

 

 

 

3.3. 태도

 

태도 교육 내용은 언어를 통해 정체성(identity)을 구현함으로써 마련될 수 있다. 태도를 명료히 함으로써 자신의 주체성 및 정체성을 구현하는 것이 태도 교육 내용이 되는 것이다. 본 교육 내용에서 태도의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다.

2-4. '삶 157화' 웹툰을 보고 자신이 공감 가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이 웹툰을 본 또 다른 사람들은 웹툰의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지 말해보자(웹툰에 대해 댓글이 달린 화면을 보여주고 웹툰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을 알려준다.)

3-3. 웹툰 <문스패밀리>의 /가족/ 228화 '점점...'에서 둥글이는 부모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자. 그리고 자신도 둥글이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이야기해보자.

 

3-4. 둥글이처럼 '가족'에 대해서 고마움이나 미안함과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생각해보고,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느낀 가족에게 편지를 써 보자.

 

2-3. 안데르센의 경험을 통해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유를 말해보고,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또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자.

 

 

 

 

● 안데르센 아저씨!

 

 

 

● 000 야 너가 쓴 편지를 잘 읽어 보았다!

 

 

 

 

 

 

2-4. 공감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바탕으로 안데르센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여 편지를 써 보자. 그리고 이 편지를 보게 된다면 안데르센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여 말해보자.

 

태도의 교육 내용은 웹툰과 자서전의 ‘주제 및 인물의 차원’에서 학습자의 입장을 묻는 내용이 된다. 웹툰과 자서전에서 나타나는 주제에 대해서 학습자가 ‘공감하고 있는지 혹은 공감하지 못하는지’, ‘공감한다면 왜 공감하는지 혹은 공감하지 못한다면 왜 공감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다른 학습자들의 의견을 들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웹툰 및 자서전의 주제와 인물에 대해서 나름의 ’태도‘를 갖게 되고 그 태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4. 결론 및 제언

 

본고에서는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터넷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웹툰’과 ‘자서전’를 비교 분석하여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학습자가 ‘자기 고백적 글’을 생산해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여 교육 내용 및 교육 방법을 구안해 보았다.

1장에서는 웹툰과 자서전의 공통적인 특성인 ‘자기 고백의 표현’을 매개로 하여 매체언어교육에서 다룰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그리고 세부적으로 어떻게 연구가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개괄적인 사항을 언급하였다.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자서전적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고 그것의 교육적 의의를 고찰해보았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인 인터넷 매체와 문자 매체의 특성을 알아보고 각각에 해당하는 웹툰과 자서전에서 자기 고백의 표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그리고 각각의 매체에서 학습자가 자기 고백의 표현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2장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김대행의 논의를 따라 교육 내용을 ‘지식’, ‘경험’, ‘수행’, ‘태도’로 나누어 구안하였다.

본고의 논의를 진행하는데 있어 ‘웹툰’에 대한 구체적인 속성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어 ‘자기 고백의 표현 양상’을 매개로 웹툰과 자서전을 비교 분석하는 교육 내용을 구안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랐다. 또한 문학 장르로서 자서전에 대한 연구 자체는 국어 교육 내에서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매체언어교육으로서 해당 교육 내용을 구안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하여 본 논의의 주제에 대한 접근이 다소 도전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기 고백의 표현’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전략, 즉 웹툰과 자서전의 ‘형식’에 다소 치우친 경향이 있어, 웹툰과 자서전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인 ‘자기 고백’이 ‘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적 측면’에서 어떻게 같고 다르게 전개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 연구의 한계로 남는다.

[ 참 고 문 헌 ]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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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사이트>

http://www.moonsfamil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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