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중심의 하이브리드 저널리즘 교육이 기성언론의 흐름을 바꾼다
④ 뉴욕대의 언론인 교육

 

▲ 뉴욕대의 상징인 보라색 깃발.

변화하는 언론환경과 미디어 교육
워싱턴스퀘어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뉴욕대는 캠퍼스가 따로 없다. 도심 곳곳에 건물들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공원을 지나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보라색 뉴욕대 깃발이 걸린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이 중 ‘20’이라는 숫자가 입구에 붙어있는 건물이 뉴욕대의 아서카터 저널리즘 학교(Arthur Carter Journalism Institute)다.

학부와 대학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아서카터 저널리즘스쿨의 입구에는 뉴욕대의 학보사 ‘워싱턴스퀘어뉴스’(Washington Square News)의 가판대가 놓여 있었다. 취재단은 뉴욕대의 저널리즘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워싱턴스퀘어뉴스’의 학생기자들을 만나 뉴욕대의 저널리즘 교육을 살펴 보았다.

뉴욕대의 저널리즘 교과 과정은 신문, 잡지, 디지털미디어와 방송 등으로 구분 되어 있다. 이 학교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저널리즘 분야 안에서도 학생들을 분야별 맞춤형 실무교육에 집중 시킨다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에 맞춰 직무능력과 전문성을 결합하는 형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또 저널리즘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한 교수진들의 세밀한 학생 관리도 훌륭한 언론인 배출을 돕는다.
 

▲ '20'이 적혀있는 건물이 아서카터 저널리즘스쿨이다.

이 곳 교수들의 연구실은 ‘오픈 키친’처럼 널찍한 유리로 꾸며져 있다. 이러한 인테리어는 학생들이 부담없이 교수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21명의 정교수 다수가 현직 기자이거나 언론인 출신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실무에 대한 조언을 아낌없이 전할 수 있다. 이처럼 뉴욕대의 저널리즘 학교는 실무 수업과 교수들의 지도를 통해 미래 전문언론인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양프로그램 복수전공은 필수
뉴욕대가 저널리즘 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이유는 수준 높은 저널리즘 특화 교육 및 현장 실습 때문 만은 아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다양한 기초 교양과목을 수강한다. 또 저널리즘 전공생이라고 그와 관련된 수업만 듣는게 아니라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 실제로 학부생 대부분이 과학, 사회, 경제등의 기초 과목을 1학년 때 수강한 후 2학년이 돼서야 저널리즘 기초 전공 과목을 듣는다.

또한 뉴욕대 모든 저널리즘 학생들은 교양교육원(College of Arts and Science)의 전공 중 하나를 반드시 복수전공으로 이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널리즘 전공을 36학점 이상 수강할 수 없다. 이들은 필수전공 이수과목 외의 학점을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있다. 특히 뉴욕대는 다른 저널리즘 스쿨보다 실습 수업이 체계화되어 있어 학생들이 단계별로 배워나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수업들은 출판분야와 방송분야로 나눠져 있다.

저널리즘과 갈라틴(Gallatin, 자유전공학)을 함께 전공하는 염상민(3학년)씨는 뉴욕대의 복수전공 제도와 교양수업이 저널리스트의 전문성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널리즘학부는 학과전공뿐만 아니라 복수전공도 필수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뉴욕의 언론사들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기자를 뽑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영, 법학, 통계, 음악, 미술, 심리, 철학 등 다양한 교양전공을 제공하는 뉴욕대는 이러한 선발경향에 맞춰 융합 언론인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욕대의 교양교육원(College of Art and Science) 카를로스 크리스(Carlos Chris) 원장은 “미국 언론사들도 구체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변화하는 환경을 헤쳐나갈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원하는 만큼 대학도 다양한 경험과 학문적 지식을 토대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실무중심 수업으로 실전 대비
뉴욕대 저널리즘스쿨 3학년 교과과정의 “TV Newscast” 라는 실습 수업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수업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한 팀을 이루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뉴스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팀별로 매주 화요일에 모여 7시간 동안 취재, 녹화, 편집에 이르는 뉴스방송의 전과정을 체험한다. 이렇게 완성된 뉴스 제작물은 교내에서 30분간 방송으로 송출된다.

▲ 저널리즘 학부 졸업 후 현재 CNN에서 활동 중인 양정윤씨.
지난해 이 수업을 들었던 학부 졸업생 양정윤씨는 “당시에는 수업시간이 길고 프로젝트가 매주 있어서 힘들었지만 그만큼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운게 많았다”고 말했다. 또 “팀원들끼리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나 뉴스 제작과정이 실제 현장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CNN 뉴욕지국에서  AD(Assistant Director)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뉴욕대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실제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내에 송출할 수 있는 경험을 한다. 뉴욕대 저널리즘학부 로즈 스쿨리(Rose Sculley) 입학실장은 “뉴욕대 저널리즘 학교의 목표는 다양한 실습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언론계 리더로 만드는 것”이라고 실습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인턴십으로 언론계 진출 도와
졸업생 메건 스튜어트(Megan Stewart)씨는 학부시절 Internship Credit Course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제도는 인턴십을 하는 동시에 학점을 인정 받는 제도이다. 이 코스는 한 학기동안 진행되며 학생은 본인이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통해 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반드시 제출 해야한다. 에세이는 학생이 인턴쉽 과정을 통해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또한 동일 학기에 인턴십을 하는 모든 학생들이 모여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한다. 스튜어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널리스트 실무를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가 나와 맞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 뉴욕대 학생들을 취재 중인 특별취재단.

뉴욕대 학보사 ‘워싱턴스퀘어뉴스’ 학생기자 염상민씨도 학보사에서 쌓은 많은 실무경험을 토대로 잡지사에 취업했다. 그는 “저널리즘학부 내 커리어센터에서의 주기적인 상담, 일 년에 두 번 있는 Job Fair, 그리고 동문들과의 만남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대 저널리즘스쿨에 저널리즘 학생들을 위한 커리어센터가 따로 있다고 했다. 이 곳에 있는 상담원은 전직 방송기자이기 때문에 현장에 대한 정보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을 통해 언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추어 뉴욕대 저널리즘 학교의 변화도 매우 빨라 보였다. 이들은 이론 교육 뿐 만 아니라 실습교육 그리고 미디어 산업 현장에서 인턴십 교육을 통해 미국언론시장이 요구하는 ‘하이브리드인재’를 배출하는데 빠르게 대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성장한 미래의 저널리스트들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며 언론을 변화시키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디지털 퍼스트를 전면에 내세운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의 이면에는 미국대학의 혁신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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