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동문을 보내며

박영석 동문의 스승, 임식 교수
그는 인류의 신화적 존재이다
 

임식(체육교육과)교수가 기억하는 제자 박영석. 그는 수업이 끝나면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지는 학생이었다. 혹시나 쓸데없는 짓을 하러가지는 않을까 싶어 따라갔더니 박영석의 도착지는 산악부였다. 모든 열정과 투지를 산악부에 쏟았던 것이다.
박영석은 졸업 후 산을 하나 둘씩 정복하며 종종 임 교수를 찾아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를 진정한 ‘산악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을 정복하기 위해 원정길에 오르면서도 석사 과정을 이수하는 박영석의 열정은 임 교수의 마음을 녹였다고 한다. 새벽에 불쑥 찾아와 논문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같이 산을 오르내리기도 했다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임식 교수와 박영석은 특별한 사제관계로 발전해나갔다.
임식 교수는 박영석 동문 실종 이후 매일같이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믿고 있다. 박영석은 아직 산행중이라고.
“오직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투지로 가득 찼던 박영석을 동국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임 교수의 믿음대로 동국인들은 박영석 대장의 도전정신을 마음깊이 새길 것이다.


박영석 찾으러 안나푸르나에 간, 이인정 대한산악연맹회장
박영석은 전설이 되어 계속 산을 오를것
 

박영석 동문의 대학시절 선배이자, 한국 산악계의 큰형님인 이인정(상학 72졸) 대한산악연맹회장. 현재 심정을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잠긴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괴롭습니다. 속이 까맣게 탔습니다”
그는 지난 29일 직접 안나푸르나로 건너가 다음날 30일 박영석 동문의 위령제를 주관했다.
이 회장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현지에서도 박영석 동문의 아들 박성우 군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너의 아버지만이 아니었다. 모든 산악인의 아버지였고, 전 국민의 아버지였다”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고 한다.
이 회장의 눈물은 지금뿐만이 아니다.
그는 박영석 대장이 세계의 거봉을 정복하고 돌아올 때마다 매번 부둥켜안고 “다시는 가지 말라”고 했다. “난 영석이가 죽었다고 생각안합니다. 지금 전설이 되어 계속 산을 오르고 있을 겁니다”
이 회장의 슬픈 목소리 속에는 박영석 동문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동국산악회 회장, 이광윤 롯데건설 환경사업 상무
박영석, 그는 진정한 알피니스트였다
 

“무슨 말을 해야겠나.” 이광윤 동문(토목80졸·롯데건설 환경사업 상무)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수화기 너머로 슬픔이 밀려왔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83년, 이 동문은 산악회 OB로서 새내기 故박영석 대장을 처음 만났다. 이 동문은 “그릇이 크고 마음이 따뜻한, 한마디로 산을 닮은 진정한 알피니스트였다”며 박영석 대장을 추억했다. 이어 이 동문은 “(박영석 대장은) 산악인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인물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영석 대장의 도전정신을 반드시 이어가겠다. 그게 남은 사람들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 동문은 “동국산악회에서 안나푸르나 남서벽과 로체 남벽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동문은 “네가 했던 것들 우리가 대신 하겠다”며 안나푸르나에 잠든 박영석 대장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박영석 대장과 대학생활 함께한, 정용균 안양 성문고 교사
산하고 싸워서 절대 질 녀석이 아니다
 

“강철체력에 따뜻한 마음을 겸비한, 그야말로 진정한 남자였다.” 故박영석 대장과 체육교육과 83학번 동기인 정용균 동문(체교 90졸ㆍ안양 성문고 교사)은 착잡함이 묻은 목소리로 고인을 회고했다.
정 동문은 박영석 대장과 단짝 친구였다고 한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서로의 집에서 잠을 청하며 우정을 쌓았다고. 박영석 대장의 다른 지인들과 마찬가지로 이 동문 역시 고인을 ‘타고난 산악인’으로 기억했다. “술 먹은 다음날도 새벽에 일어나 어김없이 산으로 향하던 친구였어요. 인수봉이 날 부른다면서요.”
이 동문은 여전히 박영석 대장이 “나 여기 있어!”라고 외치며 돌아올 거라고 믿는단다. 웃으며 돌아온 뒤 “다큐멘터리 한 편 찍고 온 거야”라고 말할 것 같다고.
“산하고 싸워서 절대 질 녀석이 아니에요. 전 그렇게 믿어요.”

 


박영석 동문의 체육교육과 후배, 천상원 학생회장
박영석 선배의 도전정신, 열정 본받을 것
 

“그저 당황스럽고 답답하기만 했다.”
천상원(체교3) 체육교육과 학생회장은 뉴스를 통해 박영석 동문의 실종을 접했다. 천 군은 체육교육과의 후배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대해주기 위해 상호간의 질문을 통해 강연을 이끌어 나간 박 동문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학과 분위기 자체가 아주 조심스럽다.” 서울대병원 분향소와 학교 내의 추모 행사에도 참가한 천 군은 “박영석 선배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정말 본받고 싶으며,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주위의 동문들과 함께 슬픔을 달랬다.

 

 

 

 


자랑스러운 동국의 아들 박영석,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동대신문 facebook 페이지를 통해 11월 1일부터 5일간 남겨주셨습니다.

△김용진 : 선배님의 도전정신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나원호 : 다음 생에서는 산꼭대기에 한그루 나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Baek Woo-Seung : 산을 사랑하고 도전을 사랑하여 산이 되어버린 박영석 선배님. 이를 본받아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이천용 : 선배님의 도전정신을 본받고 싶습니다!!
△Ryan NohKuon Park : 항상 정상을 향해 오르던 그 벅찬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양희성 : 존경하는 분이었는데 안타깝습니다. 대장님의 도전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정다한 : 박영석 대장님에게 본받을 점은 자신의 꿈을 몸소 평생동안 실천하고 돌아가실 때에도 일생을 함께하던 산과 함께 돌아가셨습니다. 박 대장님은 자랑스런 선배님으로서 동국인의 가슴에 기억될 것입니다.
△한승린 : 2005년 중강당에서 박영석 대장님과 인터뷰했던 특별한 기억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eonlae Eom : 존경하는 선배님!~ 저는 아직도 많이 비어있습니다. 항상 더 크고 멋진 꿈을 꾸며 빈 속을 채워나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김재훈 : come back to your home.
△이진기 : 종목 나이 성별을 제외하고 당신의 진취적인 도전정신은 항상 저희 가슴 속에 영원할 것입니다. 원하시던 곳에서의 안식이니, 편히 쉬소서
△강주원 : 중앙도서관 앞을 지날 때마다 볼 수 있던 모습과 소중한 글귀.. 깊이 새기겠습니다! 당신은 영원한, 자랑스러운 동국인입니다
△육동혁 : 부디 따뜻하시길
△정기열 : 언제까지나 당신과 함께
△ByoungHo Cho : 당신은 비록 차가운곳에 있지만, 우리는 당신과 함께 해서 따뜻했습니다.
△Soo Yeon Park : 당신이 보여주신 열정에 항상 감사드리며, 당신을 생각하며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형탁 : 2005년 중강당에서 “도전을 무서워하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실패해라. 단, 최선을 다하는 실패를 해라.”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겠습니다.
△전인혁 : 현실과의 타협이 아닌, 도전을 통한 성취가 무엇인지 알려주신 선배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편히 쉬십시요.
△Seonghoon Kang : 정상을 향한 대장님의 한걸음 한걸음은 도전이고 용기였습니다. 이제 가장 높은곳에서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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