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쉬운 말로 하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로 매 1개월마다 통상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다. 통상임금이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해고예고수당, 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시의 가산임금, 연차유급휴가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의 산정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서 1988년 예규로 정한 통상임금 산정지침에서는 매 1개월마다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2021년 10월 북한에서는 “인민 경제 부문별, 직종별 기능공 경기대회 2021, 직포공, 정방공 경기”가 24일부터 29일까지 김정숙 평양방직공장에서 진행되었다. 직포공은 실을 직조하여 천을 만드는 노동자이며, 정방공은 기계로 실을 뽑는 일을 하는 노동자를 지칭한다. 여러 공장에서 선발된 우수한 기능공이 참여하여 작업의 속도와 만들어진 제품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받았는데 직포공 경기에서는 신의주 방직공장이, 정방공경기에서는 김정숙 평양 방직공장이 1등을 차지하며 우승컵과 상장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다음 달 11월 2
최유안의 오피스 소설은 이미 첫 번째 소설집 『보통 맛』(민음사, 2021)에서 만나본 적이 있다. 표제작 「보통 맛」은 회사 구성원으로서 또 좋은 선배로서 보통 이상이고 싶었으나 ‘보통 맛’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나서야 씁쓸하게 사그라지는 한 개인의 인정 욕구를 세밀하게 그려낸 소설이었다. 장편소설 『백 오피스』는 여러 면에서 「보통 맛」의 확장판이다. 작가의 경험이 묻어난 핍진한 서술도, 세 명의 여성 인물이 보여주는 일에 대한 열정도, 그 이면에 쌓여가는 보이지 않는 마음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 깊은 층
어느 날 유치원생인 딸이 노래를 부르면서 ‘이완용은 매국!’이라고 흥얼대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 ‘이완용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이 문뜩 머릿속을 스쳤다. 누군가에게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할 수 있다. 즉, 이완용은 민족을 배반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잘못된 행동을 학생들이 분명히 알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당연히 이완용이 비판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 인물의 행위에 대한 특정한 도덕적 판단을 학생들에게 강하게 주입 혹은 전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체화하는 정신적 기본권이며,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본권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라는 기본권을 명시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 매체가 다양해짐에 따라 표현의 자유는 언론 기관이 중심인 언론의 자유에서 개인 영역에서의 언론의 자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개인이 플랫폼을 이용해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표현의 자유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최근 표현의 자유로 인한 인격권 침해가 빈번해지면서 기존의 언론중재법상 해결 방안
지난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은 0.73%p라는 역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마무리됐다. 새 정부는 치열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세대 간, 성별 간, 지역 간 극심한 갈등 등의 국내 문제들뿐 아니라 급변하고 있는 다양한 대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대외 문제를 외교·통일·통상 분야로 나누어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먼저 외교 분야를 살펴보면, 국제사회는 미국 중심의 질서에서 중국의 부상 등 다극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국제사회 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2004)는 다음의 안내문으로 시작한다. この映画は、東京で実際に起きた事件をモチーフにしています。しかし、物語の細部や登場人物の心理描写はすべてフィクションです。 (이 영화는, 동경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프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세부사항이나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전부 픽션입니다.) 영화에서 실화를 기반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그렇게 이례적은 일은 아니나 이 영화의 안내문이 유독 별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안내문이 강조하는 내용이 ‘실화’가 아니라 ‘픽션’에 있기
한강의 신간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기 위해서는 우선 소설 속 서술자인 소설가 ‘경하’가 놓인 정서적 상황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경하는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적 학살의 기억을 소재로 출간한 자신의 전작의 영향력에 사로잡혀 있다, 그 소설을 써 내려가며 온몸으로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 이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종의 정신적 후유증으로 인해 가족과도 떨어져 홀로 무기력증에 견디며 새로운 글을 쓰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진다. 한강의 전작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 2014)를 환기할 수밖에 없는 이러한 구도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면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기술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감형 콘텐츠를 언어 교육에 접목하는 시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는 인간의 감각과 인지를 자극해서 실제와 유사한 경험과 감성을 확장하는 기술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대표적이다. 가상현실은 현실과 유사한 경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몰입도를 높일 수 있고 자기주도적 참여자로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강현실은 학습자의 현존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상호작용 활동을 유도하는
우리가 지구온난화와 환경 문제를 걱정하면서, 쓰레기와 환경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들의 책임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대내적으로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때가 많다. 이처럼 온갖 홍보 수단을 동원하여 실제와는 다르게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행위를 그린워싱(Greenwashing) 또는 위장환경주의라 일컫는다. 그린워싱이라는 표현은 1986년에 미국 뉴욕의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터벨트(Jay Westervelt)가 피지섬을 방문했을 때 어느
국가의 목적 눈으로 보이는 형태가 있든 없든, 인공물 대부분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연필은 쓰기 위한 것이고, 도로교통법은 도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근대 국가와 정치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특정한 목적을 위해 발명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항상 의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는 산이나 강처럼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으로 느껴지고, 어느 순간 질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문화적 생산물이 자연적 사물로 이해되는 순간, 비판적 사유는 불가능해진다. 근대 민주주의 국가
나는 이 글을 2021년 8월 9일에 청탁을 받았다. 청탁서에는 최근 손가락 표식을 둘러싼 논란에서 GS25와 스타벅스가 그러한 잡음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행위로 인해 “기업(나아가 사회)의 여성 지우기”에 기여한다는 문제의식이 소개되어 있었다. 기업들의 사과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과 성별의 양극화를 불러오는 일로, 이 사건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부탁한다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글을 마무리 중인 날짜는 2021년 9월 6일이다. 청탁일로부터 대략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는 도쿄
대부분의 좋은 학술서는 모르던 사실이나 현상을 정련된 언어와 엄밀한 논증으로 비춤으로써 시야의 확장을 선사한다. 어떤 좋은 학술서는 내가 잊고 있거나 사소하게 치부하던 과거의 체험을 소환하여 나와 내가 선 ‘현재’를 반추하게 한다. 일본 불교대학교 최은희 교수의 최근저서 『韓国のミドルクラスと朝鮮戦争: 転換期としての1990年代と「階級」の変化』는 내게 후자의 경험을 선사했다. 이 책은 1987년 직후 한국사회 전환기를 중산층(middle class) 중심의 사회문화적 재편과정으로 제시한다. 전환기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민주화 직후 전환
이마무라 쇼헤이(이하 이마무라)에 따르면 중희극은 “(경희극의) 가볍기만한 웃음이 아닌, 좀 더 인간의 진실을 그려 묵직하게 배에 와 닿는 무거운 웃음”이다. 극 중 인물들은 범죄와 금기를 무반성적 태도로 습득, 변형하고 이를 통해 파생된 갈등은 욕망의 군상이 돼 서사를 추동한다. 서사가 진행될수록 인물들은 태세전환에 능숙해지고 이는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나 반복이 사건의 경중을 소거하면 능숙함만이 남아 웃음의 무게에 기괴함을 더한다. 그렇다면 중희극이 진실을 매개함에 있어 웃음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정현의
성적인 신체 기관을 강조하는 춤을 지칠 때까지 춘다. 공공장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처럼 소란을 피운다. 반려동물을 때린다. 고통을 유발할 만큼 매운 음식을 대량적으로 먹어치운다. 이러한 과정을 미디어에 중계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자낳괴’는 이러한 사례를 지시하는 신조어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약자로서, 돈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는 일부 ‘크리에이터’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그러나 현재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수행하는 인간을 가리키는 데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용
지난 2021년 8월 12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을 유지한다면 2021년부터 2040년 사이의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대비 1.5℃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빨리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지구의 온난화는 예상보다 더 심화될 것이지만, 여전히 2100년까지 1.5℃ 이하로 제한할 가능성은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기후변화보다 그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1.0℃이상이 상승하였다. 서울의 현재 평균기온은 1970년대 대구나 전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을 보면 팬이 선물해준 거대 곰인형의 눈에 불법촬영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인공이 충격을 받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는 그것이 팬이 준 선물이어서도, 자신이 몰래카메라로 찍히고 있다는 사실이어서 놀란 것도 아니라 바로 ‘곰인형’에서 ‘불법촬영장치’가 나왔기 때문에 놀랐다. 곰인형은 예로부터 안심의 메타포로서 사용되며 아이들의 침대에 위치하며 부재한 어른 보호자를 대신하거나, 무서운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꼭 껴안으며 물리적으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어떤 장치로서 사용되었다. 소위 애착인형이라고
디지털 기술의 등장과 매체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매체인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작년 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면서, 디지털에 의존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계는 공연장과 전시장이 휴관을 하거나 인원 제한을 통한 사전 예약제 관람만 가능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계는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등으로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시도들은 새로운 예술 향유 방식으로 정착될 것
오늘날 한국문학계에서 문학사(文學史)는 케케묵은 방법이자 반성과 해체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한국문학 연구에서 문학사란,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로 대표되는, 문학사에 대한 의존과 탈주 사이의 주제론적 난반사의 향연이 된 지 오래다. 이는 딱히 부정적이거나 애석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문학사’ 대한 한국문학계의 도전은 그 자체로 ‘민족문학사’ 수립을 합리화했던 사회적·정치적 내러티브와 에피스테메가 점차 타당성을 상실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과 응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천팡밍(陳芳明)의 『타이완신문학사』는 ‘민족문학사’라는
나이 드시고 홀로 되신 후에 건강도 좋지 않으신 나의 어머니 때문에 늘 신경이 쓰인다. 활동적인 편이셨던 어머니가 작년부터는 허리의 통증 때문에 잘 걷지 못하셔서 외출하시거나 사회생활하시는 데 지장이 많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밀어닥친 코로나19의 쓰나미는 내 어머니의 사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우리 모두의 삶에 심각한 한계를 강제하는 중이다. 일상적인 사회활동에 있어서 개개인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산업 현장, 교육 현장, 의료시설, 다중오락시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위축이 나타나는 것도 이제는 당연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