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岳硏究(산악연구)’ 통해 學術的(학술적) 고찰

  한국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뒤이어 안나푸르나를 차지하게 된 정점을 전후하여 산악문집을 출간이 제법 활기를 띠게 된 것은 경하스러운 일이려니와, 근자에 학계의 원로이시며 산악계의 선배이신 李崇寧(이숭녕)박사께서 題(제)하여 ‘山(산)좋아 山(산)을 타니’라는 산악에세이를 펴낸 것은 산악계의 전진적인 자세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 산악계가 초창기에 단순한 발과 동체만의 산 행위가 아닌 가슴의 도덕적 정열과 머리의 지성적인 밑받침에 의하여 착실하게 다져진 것은 산악운동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지극히 다행하고도 자랑스러운 일이었거니와, 著書(저서)를 위시한 70대의 학계와 언론계의 여러분들의 우리네 강토에 대한 선구적인 관심을 밑거름으로 오늘의 자연보존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의 결실을 가져오는 데까지 이르게 된 저간의 사실이 조금도 우연이 아님을 생각할 때, 새삼 조국의 山河(산하)에 대한 전망의 밝음을 느끼게 되는바, 이번의 山岳(산악)에세이는 그동안의 숨은 노고의 과정의 일단을 일목요연하게 펼쳐주는 귀중한 입증자료가 되어준다.
  저자가 ‘자서’에서 단순한 山岳(산악)에세이로서뿐 아니라, ‘인생의 사양길에서 호소하는 색다른 푸념’이라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리라고 했듯이, 학문과 산행의 조화를 통하여 서재와 山(산)을 아울러 사랑하며 넘나든 一生(일생)을 멋있게 살아온 분의 진지한 인생기록이라는 점에서 岳人(악인)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도 많은 공명을 줄 것이 뻔하다.
  거기다 제2부에 속하는 ‘山岳硏究(산악연구)’ 중의 ‘북한산의 지리적 고찰’은 ‘산악인이 山(산)만을 탈것이 아니라 山(산)그 자체도 연구한다고 하는’ 학술적인 관심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저자자신이 시범을 보여준 데서 귀중한 문헌이 될 것이다. 그리고 星湖李瀷(성호이익)(1681~1764)의 ‘北漢山(북한산) 紀行文(기행문)의 考察(고찰)’이 말미를 장식하고 있는데 우리네 옛 분들의 山行記(산행기)를 문헌적으로 연구 개척하는 작업도 장차 알피니스트들의 바람직한 관심사의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영문고’(170)속에 수록되어있는 이 예쁜 冊子(책자)(253면)를 지성적인 알피니스트라면 배낭의 뒷주머니속에 넣어 가지고 가서 녹음 우거진 그늘에서 습독함도 여름 山(산)을 더욱 즐겁게 하여 주는 길이 될 것이기에 일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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