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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투쟁의 승리를 위하여등록금을 건네주던 兄(형)에게
  • 백승권(국문과 85학번)
  • 승인 1991.03.06
  • 호수 1067
  • 댓글 0

납기최종만료일
숨이 닿도록 달려와
흥건히 땀 젖은 이마
헐떡이는 가슴을 누르면
경리과 창 밖으로
봄비 세차게 퍼붓는데

차라리 잘 됐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형은 말했지요
애써 웃음 지으며
바지 주머니에 등록금 찔러 주었지요
하지만 형의 웃음 너머
직장생활 6년의 피땀이
전세에서 월세로 무너지고
형수는 이삿짐 끌어안고
소리없이 작은 어깨만 달싹거렸어요

사락사락 넘어가는 지폐소리
쿵쿵 영수증에 박히는 도장소리
정류장까지 따라 나와
나 같이는 되지 말고 꼭 출세하라던
딴맘 먹지 말고 공부 잘 하라던
형의 간곡한 당부
천근같이 무거운 등록금 영수증

아 그러나 형,
제 손에 움켜쥔 건
어쩔수 없는 형의 피땀, 형수의 눈물인 줄 압니다.
꼭 출세하라던
공부 잘 하라던 형이 간곡한 당부가
두다리에 무거워도
저는 저벅저벅 걸어가렵니다
피땀과 눈물이 빗발치는 그곳을 향해
형!
 

백승권(국문과 85학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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