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山으로 가야겠다'

  근년에 등산인구가 부쩍 늘었다. 일요일의 白雲臺(백운대)는 종로거리 못지않은 인파가 붐빈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이 모두 알파니스트들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그 대부분은 피크니커이고 전문적인 등산인은 극소수다. 그렇지만 그 피크니커들도 제각기 산에 관하여 무엇인가 말을 하고 등산의 묘미를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산에 관한 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전문적인 등산가의 피어린 체험담과 자신 있는 목소리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나는 아무래도 山으로 가야겠다’의 저자는 전문적인 알파니스트이다. 그는 등산의 경력으로나 전문적인 등산지식으로나 단연 한국의 톱클라스의 등산지도자이다. 그는 대학산악연맹의 理事(이사)로 있으면서 작년도 에베레스트 등반대의 訓練隊長(훈련대장)으로 그 壯擧(장거)에 개가를 올리게 한 수훈의 공로자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전문가는 全人的(전인적)이어야 하지만, 특히 등산에 있어선 거기에 詩(시)와 철학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등산가는 일반스포츠분야의 선수와는 달리 山을 예술과 철학의 대상으로 흠미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경지의 감수성의 소유자여야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이 알파인 에세이集(집)의 저자가 한국의 中堅詩人(중견시인)인 것을 생각할 때에 한 全人的(전인적)인 등산가를 얻은 기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엔 ‘장비론’, ‘산소전쟁’과 같은 등산의 전문적인 지식이 망라되어 있으면서, 한편 ‘겨울 아침 山上(산상)에서’나 ‘山에는 왜 가는가’와 같은 시와 철학의 세계가 아름다운 글로 펼쳐져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수많은 名山(명산)을 골짜기 따라, 능선 따라 답사한 名山(명산)순례기이기도 하고, 오랜 세월 자연에 묻혀 호흡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격조 높은 自然文學(자연문학)이기도 하고, 한편 등산가가 반드시 읽어야 할 등산기술 전문서이기도 하다. 관심 있는 분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한국의 수많은 名山(명산)들이 갖고 있는 진기한 묘미를 한껏 체험하면서 한편 등산가에겐 어떤 마음의 자세와 기본지식이 필요한가를 알게 한다.
<平和(평화)出版社(출판사)刊(간)․값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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