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未堂(미당)님 ‘안녕을 빌며'

떠돌이되어
큰 새 타고 길 떠나는
노인네 다녀오시라고
‘잘’ ‘무사히’ 다녀오시라고
장미꽃 몇 송이 국화 몇 송이
웃음이 다소곳합니다.

그는 한번도
먼 나라 나들이를 못한
한국의 노인네
계절 따라 수줍음 더해 가는
곰방대 노인네
아프리카로 원족가는 들뜸과 불안이
가득한 꽃뱀 소년.
 
장미꽃 몇 송이는
그의 가슴에 꽂히여
발병나 더딘 길 재촉하고
국화 몇 송인
잠시 떠나온 冬天(동천)을 생각키우고
그렇게 떠돌이도 같이 떠돌다
알라스카 소녀 머리에 꽂힐 겁니다.

봄부터 明年(명년) 가을까지도
남은
장미꽃 송송이는 ‘잘’을
국화는 ‘무사히’만을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고
기다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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