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事(일상사)의 精進(정진)이 곧 利他行(이타행)의 실천

  佛敎的(불교적)인 用語(용어) 중 우리가 평소에 자주 쓰는 말 가운데 精進(정진)이란 말이 있다. 쉽게 풀이해서 ‘힘쓴다’ 또는 ‘努力(노력)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精進(정진)이란 말은 佛敎的(불교적)으로 보면 그 뜻이 매우 깊어 단순히 ‘힘쓴다’ 또는 ‘노력한다’고만 풀이할 수가 없을 듯싶다.
  우선 精進(정진)이란 말의 불교적인 뜻을 열거해 보자면
  첫째, 精進(정진)이란 말은 梵語(범어) 비이리아(Virya)에서 온 말인데, 毘梨耶(비리야),또는 毘離耶(비리야)로 音譯(음역)되며 勤(근)또는 精勤(정근)이라고도 意譯(의역)된다.
  둘째, 成佛(성불)하려고 노력하는 菩薩(보살)이 修行(수행)하는 여섯 가지 德目(덕목) 중의 하나이다. 즉 6波羅密(바라밀)의 하나인 精進波羅密(정진바라밀)이다.
  셋째, 修行(수행)을 게을리 아니하고 항상 勇猛(용맹)하게 나아가는 것.
  넷째, 世俗(세속)의 因緣(인연)을 끊고 齋戒(재계)하고 素食(소식)하면서 불도에 몸을 바치는 것.
  다섯째, 넷째의 뜻으로부터 素食(소식)에 중점을 두어 단순히 肉食(육식)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여섯째, 善(선)을 행하고 惡(악)을 끊는 노력을 계속적으로 아는 것.
  일곱째, 佛門(불문)에 들어가 宗敎的(종교적)인 생활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여덟째, 용감하게 善(선)을 행하고 힘쓰는 마음의 作用(작용) 또는 行爲(행위).
  아홉째, 菩薩(보살)에 身精進(신정진)과 心精進(심정진)의 二種精進(이종정진)이 있다.
  열째, 被甲(피갑), 攝善(섭선), 梨樂(이락)의 三種精進(삼종정진)이 있으니 被甲(피갑)이란 갑옷을 입는 것과 같은 용감한, 攝善(섭선)이란 善法(선법)을 수행하는 것, 利樂(이락)이란 衆生(중생)의 利益(이익)을 도모함을 말한다.
  대략 이와 같이 열 가지 정도로 精進(정진)이란 어휘를 풀이해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단순히 힘쓴다, 노력한다고만 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을 안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 부족한 느낌이라는 것을 분석해보면 첫째로 용감하다는 것, 둘째로 善(선)을 행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로는 남을 利(이)롭게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용감하고, 善(선)을 행하고, 利他(이타)한다는 것이 그 안에 포함이 된 노력,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精進(정진)이란 말인 것이다.
  우리는 勇猛精進(용맹정진)이란 표현으로 첫째의 용감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기도 하거니와 勇猛(용맹)이란 두 글자가 없어도 精進(정진)이란 말 속에는 그 뜻이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또 善行(선행)을 하고 利他行(이타행)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세상 사람들 중에는 좋은 일 또는 착한 일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한편으로 좋지 못한 일, 남에게 害(해)를 끼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있는 것이다. 좋지 못한 일,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나만을 위하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그런 일에 온갖 정열을 쏟고 努力(노력)을 한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精進(정진)이라고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 해답은 앞에서의 分析(분석)결과로 보아 결코 정진이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精進(정진)이란 낱말은 일반사회에서 쓰는 경우에도 노력한다, 힘쓴다는 뜻을 갖고 있긴 하되 거기에는 여러 가지 뉴앙스가 담겨져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産業社會(산업사회)에서 人間(인간)은 機械(기계)에 從屬(종속)되어 있고 部品化(부품화)되어 있다고 흔히들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의 능력을 개발하고 맡은바 部品(부품)으로서의 業務(업무)에 勤勉(근면)․誠實(성실)하게 종사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企業(기업)의 프러스를 가져오고 기업의 프러스는 그대로 社會全體(사회전체)의 프러스에 연결되어져야 한다고 볼 때, 맡은바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精進(정진)한다는 것은 오늘날의 산업사회에서 요청되는 德目(덕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 업무에 종사한다는 것은 사회적인 連帶的(연대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책임인식으로 각자 자기 일에 精進(정진)하면 그것은 인간사회의 擴充(확충)이 될 것이고 利他(이타)의 實踐(실천)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관점에서 人間(인간)은 人間(인간)의 존엄성을 自律的(자율적)으로 확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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