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양심과 정의감으로 정진을


  본인은 먼저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본교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족의 동량으로서 새롭게 出發(출발)하는 늠름한 모습을 보게 되니 더욱 그러한 것입니다. 아울러 諸君(제군)들의 졸업과 함께 앞날을 축하하고 격려해주기 위하여 公私多忙(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석하여주신 黃軫經(황진경)이사장 스님과 여러 임원님, 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동문여러분, 역대 전임총장님, 각 기관장님 그리고 학부모 및 내외귀빈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人類(인류)의 기원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 없는 변천과 발전의 역사과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當代(당대)의 지도자는 敎育(교육)의 최고과정을 통해 學問(학문)을 硏究(연구)하였고 그 학문적 깊이를 토대로 하여 國家(국가) 및 人類社會(인류사회)에 적극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一般的(일반적)인 경우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人間(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깊은 懷疑(회의)와 思索(사색)에 잠기면서 어떠한 삶을 사는 것이 보람된 것일까라고 수없이 생각하여왔지만 모든 사람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明快(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다양한 意識構造(의식구조)를 획일적으로 立命(입명)할 수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다가오는 2천 년대의 主役(주역)으로서 민족의 進運(진운)과 世界史(세계사)의 흐름을 선도해야 할 諸君(제군)들에게 負荷(부하)된 임무는 참으로 무겁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卒業生(졸업생) 여러분!
  본인은 오늘 諸君(제군)들이 一生(일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까하는 간절한 생각으로 몇 마디의 당부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뿌리에 대한 깊은 관심과 긍지를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짓밟히는 한줌 흙도, 돋아나는 한 포기 풀도, 祖國江山(조국강산)에 있으니 더욱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의 것이 先進外國(선진외국)의 것보다 좀 뒤진다 해도 우리 가슴 속에 깊은 관심과 矜持(긍지)가 있는 한, 배타와 偏狹(편협)이 아니고 넓은 受容(수용)과 안목을 통해 더 고차적인 발전을 향해 돋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없이는 世界化(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우리의 모든 것을 점점 망각되어 후진들에 의해 뿌리자체가 잊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現在(현재)의 주어진 여건 속에서 最善(최선)을 다하며 굳은 意志(의지)와 勇氣(용기)를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大學生活(대학생활)이 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해도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며, 卒業(졸업)과 동시에 就業(취업)이 어렵다 해도 그것 또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금 諸君(제군)들이 처한 위치에서 어떤 決心(결심)을 하고, 그 決心(결심)을 社會生活(사회생활)속에서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느냐 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굳은 意志(의지)와 勇氣(용기)를 가지고 最善(최선)을 다해 精進(정진)한다면 여러분이 목표하는 바가 賢者(현자)의 돌과 같이 不可能(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卒業生(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그동안 연마한 학문적 깊이를 토대로 人類(인류)의 보편적 양심과 정의감을 가지고 보람찬 일터에서 성실하게 努力(노력)하고 있을 때, 이미 母校(모교)를 거쳐 간 7만 여 同門(동문)이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여러분을 힘껏 도울 것입니다. 어느 곳에 있더라도 東國人(동국인)의 긍지를 잊지 말아 줄 것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母校(모교) 東國(동국)은 민족의 영원한 횃불로서 이 시대의 양심과 지성을 대표하며 최후의 책임자로서 의연하고 우뚝하게 남아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萬里長天(만리장천)을 나는 大風(대풍)처럼 패기 있고 당당한 졸업생 여러분의 앞날에 부처님의 가호가 충만하길 축원하면서 석별의 감회를 가름합니다.
198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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