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海思想(만해사상) 연구회 編(편)

  萬海(만해)는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日帝(일제) 침략하의 民族受難期(민족수난기)에 있어서 탁월한 佛敎人(불교인)으로서 또는 절조 있는 애국지사로서 그리고 빼어난 文學人(문학인)으로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고, 민족의 양심을 代辯(대변)하였던 巨星(거성)이었다. 그는 20세기 전반기라는 歷史的(역사적)격동기와 暗黑期(암흑기)를 살아가며 역사적 과제와 과감히 대결하면서 이를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韓國近代民族運動史上(한국근대민족운동사상)의 思想家(사상가)이며 行動人(행동인)이기도 하였다는 점에서 곧잘 丹齋(단재)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그의 思想硏究(사상연구)를 체계화한 本書(본서)가 萬海(만해)가 가신지 36년 만에 출간된 것은 매우 반가운 快事(쾌사)이며 동시에 이 방면의 연구에 크게 裨益(비익)될 것으로 생각된다.
  萬海(만해)의 사상을 다룬 論集(논집)인 本書(본서)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제1부 ‘韓龍雲思想硏究(한용운사상연구)’는 16편의 글로써 萬海(만해)에 대한 간단한 프로필의 素描(소묘)에서 시작하여 본격적인 硏究論文(연구논문)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여러 측면에서 萬海(만해)의 사상을 다루고 있으며, 제2부 ‘韓龍雲關係文獻硏究(한용운관계문헌연구)’는 이때까지의 萬海(만해)에 대하여 발표된 각종 論著(논저)를 揭載誌(게재지) 年代別(연대별)로 분류정리하고 解題(해제)를 덧붙인 文獻目錄(문헌목록)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本書(본서)는 萬海關係硏究論集(만해관계연구논집)인 동시에 資料目錄案(자료목록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제1부의 萬海硏究(만해연구)에 대한 16편의 글 중 필자의 생각으로 특히 주목된다고 생각되는 몇 편의 글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먼저 朱耀翰(주요한)의 ‘愛(애)의 祈禱(기도), 祈禱(기도)의 愛(애)’는 1926년 萬海(만해)의 <님의 沈黙(침묵)>初版本(초판본)에 대한 독후감으로 이 詩(시)의 韻律的技 巧表現(운율적 기교표현)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柳東根(유동근)의 ‘萬海(만해) 韓龍雲氏(한용운씨) 面影(면영)’은 제목이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1931년 ‘佛敎(불교)’誌(지) 발간당시의 記者(기자)의 萬海(만해)탐방기인데 萬海(만해)의 프로필을 날카롭게 관찰한 글이다.
  趙芝薰(조지훈)의 ‘民族主義者(민족주의자) 韓龍雲(한용운)’은 萬海(만해)의 遺風(유풍)을 추모하면서, 그의 志士(지사)로서의 기개, 대중불교를 염원하는 禪(선)․敎(교) 雙修(쌍수)의 宗匠(종장)으로서의 신념, 孤高(고고)한 절조를 지킨 민족운동가와 문학작품에 보이는 빛과 향기 등으로 나타난 萬海(만해)의 풍모를 담담히 쓰고 있다. 이와 비슷한 萬海(만해)의 풍모를 그린 것이 洪曉民(홍효민)의 ‘萬海(만해) 韓龍雲論(한용운론)’이다.
  한편 宋稶(송욱)의 ‘唯美的 超越(유미적 초월)과 革命的(혁명적) 我空(아공)’은 萬海(만해)에 대한 본격적인 比較文學的(비교문학적) 연구로 <R․타고르>와 비교하면서 萬海(만해)의 民族(민족)과 불교와 문학에 헌신한 점은 지적하고 있다. 萬海(만해)의 文學的 硏究(문학적 연구)는 이 밖에도 金鍾哲(김종철)의 ‘이별의 想像力(상상력)—님의 沈黙論(침묵론)’을 비롯하여 姜鏞訖(강용흘), 李明宰(이명재), 崔元圭(최원규), 金鍾均(김종균) 諸氏(제씨)의 글이 주목되나 여기서는 割愛(할애)한다.
  韓龍雲思想(한용운사상)을 본격적으로 추구한 論文(논문)으로 가장 주목되는 것이 睦楨培(목정배)의 ‘韓龍雲(한용운)의 平和思想(평화사상)’이다. 이는 萬海思想(만해사상)을 폭넓게 추적하여 그의 불교정신에 비친 平和(평화)사상, 自由精神(자유정신)과 民族主義(민족주의) 등을 통하여 文學(문학), 宗敎(종교), 民族觀(민족관) 등에 걸쳐 검토하고, 宗敎的(종교적) 授記精神(수기정신), 緣起理法(연기이법)의 自覺(자각) 등이 바탕이 된 平和意識(평화의식)이라는 점을 지적한 卓見(탁견)을 보여 주고 있다.
  廉武雄(염무웅)의 민족사상은 萬海(만해)의 대중불교 실천론, 民族(민족)독립사상, 文學史的(문학사적)위치 등에 걸쳐 다룬 論文(논문)이며, 安秉直(안병직)의 ‘萬海(만해)韓龍雲(한용운)의 獨立事象(독립사상)’은 萬海(만해)의 사상형성과정을 자유주의, 평등사상, 혁신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본 것이다. 두 論文(논문)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에 있어서 文學(문학) 이외의 전 사상체계를 照明(조명)하였다는 점에서 硏究史的(연구사적)으로 공헌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萬海(만해)사상의 形成(형성)을 불교의 본질적 차원에서 탐구되고, 폭넓은 史料(사료)의 섭렵을 통하여 밝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오직 ‘韓龍雲(한용운) 全集(전집)’ 하나에만 의거하여 論述(논술)된 점과 註記(주기)의 부분도 간혹 의문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洪以燮(홍이섭)의 ‘韓龍雲(한용운)의 民族精神(민족정신)’은 史學家(사학가)로서의 唯一(유일)한 論文(논문)인데, 본격적인 연구논문은 아닐지라도 萬海(만해)에 대한 역사적 연구의 한 方向(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데, 즉 ‘朝鮮獨立(조선독립)의 書(서)’를 분석하여 그의 獨立思想(독립사상)을 논술하고 있다.
  끝으로 全寶三(전보삼)의 萬海(만해) 關係文獻整理(관계문헌정리)는 그의 刻苦(각고)의 노력에 대하여 敬意(경의)를 표하며, 이는 현재의 萬海硏究(만해연구)의 수준을 照明(조명)해 주며,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添言(첨언)하고 싶은 것은 의외로 史學者(사학자)에 의한 萬海硏究(만해연구)가 없다는 점인데, 앞으로 史學者(사학자)에 의한 연구와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民族社刊(민족사간), 396面(면), 값 3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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