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較言語學的(비교언어학적) 가치 커

  우리나라에 인접한 외국의 語文(어문)에 대한 관심은 일찍부터 있어왔다. 특히 朝鮮朝太祖(조선조태조)이래 조정에 司譯院(사역원)을 두어 중국어 몽고어, 일본어, 만주어를 학습시켜 이들 나라와의 외교에 대비했었다.
  그러나 西勢東漸(서세동점)이후 이들 나라의 세력판도가 달라져서 19세기 말엽 서양선교사들의 도래와 함께 서구어에 관한 관심이 漸高(점고)됨에 따라 중국어, 몽고어, 만주어에 대한 고려는 정치적, 문화적, 실용적으로 멀어져 이에 관한 우리 나라학자의 專著(전저)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18세기말에 蒙語老乞大(몽어노걸대),滿淸文鋌(만청문정) 등을 끝으로 거의 200年(년)간이나 滿蒙語(만몽어)관계 문헌은 出版(출판)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근래에 와서 몇몇 國學者(국학자)들 사이에서 滿(만)·蒙語(몽어)에 대한 한문학적인 관심에서 약간의 저술이 있었으나, 이번 서울大學校(대학교) 崔學根(최학근)교수의 ‘알타이 語學論攷(어학논고)’는 그간의 이 勞作(노작)들을 한권으로 묶어 刊行(간행)한 것이지만 요요하던 이방면 연구에 하나의 크나큰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잠깐 그 내용을 보면 제1편 滿洲語(만주어)의 문헌, 제2편 만주어의 文法(문법), 제3편 蒙古語(몽고어)의 文獻(문헌)과 文法(문법), 제4편 論文(논문)으로 되어 있다. 제3편까지는 문헌을 소개하고 原文(원문)을 일일이 로마字化(자화)하고 文法(문법)을 설명한 것인데 이는 비교언어학을 위한 先行課題(선행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국어학도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제4편의 비교언어학적인 논문이다.
  국어의 史的(사적) 연구, 나아가 系統(계통)연구에 미치면, 자료의 부족이란 결정적인 難關(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同系(동계) 諸語(제어)와의 비교연구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그래서 著者(저자)도 序文(서문)에 언급했듯이 일찍이 滿(만)·蒙語(몽어)에 뜻을 두어 오늘날까지 약30年(년) 그야말로 외로운 길을 한결같이 精進(정진)하여 斯學(사학)의 中興(중흥)을 꾀하였으니, 그 숨은 勞苦(노고)에 敬意(경의)를 보내는 바이다.
  따라서 이번 崔(최)교수의 專著(전저)는 이 方面(방면)에 많지 못한 比較硏究(비교연구)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을 믿어 마지않으며, 言語學(언어학)이나 비교언어학에 흥미가 있는 이만이 아니라, 일반 國語學徒(국어학도)들에게도 一讀(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玄文社刊(현문사간)·492面(면)·정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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