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파리들 위에
누렇게 드러누워
하늘 치어다보다 눈(眼)속으로

귤하나 추락하다


지난 가을부터
  (아버지가 그봄부터 기다린)
얽박한 아버지 손 안에서 영근 귤 하나
곱기도 하여라.


아버지가 늙으시는
이 가을에
가을의 버릇으로
귤껍질 벗기는 不運(불운)


이 가을에
남는 건 남는 건
헤진 껍질 뿐
내려야 하는 껍데기.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