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産主義(공산주의) 法理論(법리론)
—한스 켈젠 著(저)·장경학 譯(역)

  마르크스 레닌주의 또는 공산주의라고 하는 이론체계는 마르크스 자체만을 따져 볼지라도 방대하고 치밀하며 현학적인 이론체계라고 하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그 가운데서 법이론이라고 하면 마르크스 레닌주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이론에 압도당하고 있으므로 일반 독자에게는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듯한 이론체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 따지고 보면 마르크스의 1844년대의 문제접근은 헤겔법철학·국가론에 대한 비판적 접근에서 자기이론과 문제 구상에서 출발하였음은 아는 분들은 알고 있다. 1844년의 <독불연지>에서 <헤겔법철학 비판서설>과 함께 실린 <유대인문제>는 마르크스의 본격적인 부르주아 시민국가에 대한 비판이기도하다. 그 후 1848년의 <공산당선언>에서 마르크스 엥겔스의 국가법이론은 전개되고 그의 말년에 가까운 시절인 1870년대의 파리 콤문에 대한 논문인 <프랑스의 내란>은 엥겔스의 <가족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과 함께 마르크스이론의 국가.
  법이론으로서 1916의 레닌의 <국가와 혁명>이란 저작에서 계승된다. 그 이후 러시아혁명이후의 공산주의 법이론은 그러한 계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이후 스탈린시대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 법이론이 어떠한 계보 속에서 그 이론을 어떻게 정립해왔으며 그 문제점이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은 많은 비판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오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한스 켈젠의 비판이론은 그가 자유주의자로 시종한 법학자이고 또 순수법학이란 이름으로 자연법론을 거부한 법사상가로서 우리의 관심을 끌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법학자라고 하는 점에서도 그에 대한 흥미는 있다. 이보다도 나는 그가 공산주의에 대한 그 법구조나 법이론의 문제성을 솔직하게 또한 깊게 따져든 현대의 사상가로 우리에게는 그저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사상가라고 보고 싶다.
  그는 1950년대에 우리 독서계에 볼쉐비즘 비판가로서도 이두산(본명=이동화)에 의해 <볼쉐비즘 정치이론의 비판>이란 저술로서도 소개되고 있다.
  이번에 번역된 켈젠의 <공산주의 법이론>은 1955년에 출간했던 것을 다시 손질해서 현대 독자에 맞추어서 새로 꾸민 것이다. 좀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고전이고 바로 고전이기 때문에 공산주의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에게는 법학도가 아닐지라도 한번 집고 나갈 문헌이라고 본다. 20세기 후반 스탈린이 사망한 이후에 공산주의 법이론이나 법구조는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문제제기와 함께 이른바 "전체인민의 국가이론"이라고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마르크스 레닌의 고전에 대한 비판과 러시아 혁명이후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정리하고 넘어가지 아니하면 이 문제를 바로 보기 어렵다고 하는 점에서 이 책은 "고전"다운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명지사·1983년 刊(간)·크라운판 354페이지·가격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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