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쓸 수 있습니까. 예술(藝術)을 하는데 재능(才能)과 노력은 어느 정도 비율이어야 합니까. 대하소설 3부작을 통해 공통적으로 전달하고픈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황홀한 글감옥’은 그에게 묻고 싶은 거의 모든 질문이 총망라(總網羅)된 책이다.
조정래 석좌교수는 ‘태백산맥’ 10권, ‘아리랑’ 12권, ‘한강’ 10권의 대하장편소설과 ‘인간연습’, ‘오 하느님’ 등 장편소설을 쉼 없이 펴내면서도 그 자신에 대한 글귀를 써냈던 적이 없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왜 자전소설을 쓰지 않느냐”고 자주 묻는 것은 당연하다. 그 또한 이 질문이 마음에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황홀한 글감옥’은 조정래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의문에 대해 조 교수의 40년 작가 인생을 담은 자서전(自敍傳)이다.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便紙) 형식을 띄고 있는 조정래 자서전 ‘황홀한 글감옥’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 250여 명에게서 ‘평소 작가 조정래에게 궁금했던 질문(質問)’ 500여 개를 받았고, 이들 질문 가운데 84개 질문을 추려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저술됐다. 또 이 책은 조정래 석좌교수의 문학론(文學論), 작품론(作品論), 인생론(人生論)으로 나뉘어 기술됐다. 조정래 석좌교수는 40년 글쓰기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론과 창작 실기론과 그의 소설을 읽고 문학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한번쯤 떠올렸을 질문에 대한 답을 전한다.
질문에 답하면서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승려임에도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 그 자신이 승려가 될 뻔했던 사건부터 아내인 김초혜 시인과의 연애사, 대하소설 3부작의 현장 취재 이야기 등 작품에서 밝히지 못했던 모든 것을 밝힌다.
또 세계문학전집 100권, 한국문학전집 100권, 중단편소설집 100권, 시집 100권, 기타 역사사회학서적 100권을 읽지 않고는 소설을 쓸 생각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통해 글에 대한 헌신없이는 소설을 쓸 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이렇듯 ‘황홀한 글감옥’에는 조정래 석좌교수의 글을 쓰기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온 삶 또한 자세히 담아내고 있다.
그의 삶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이번 에세이는 그의 평소 신념(信念)을 곧고 일관되게 담아냈다. “소설은 인간사에 남겨지게 되는 중요한 기록(記錄) 중의 하나”라는 역사적 소명으로서의 글쓰기의 강조는 시시껄렁해지는 오늘날 소설에 새삼 소설의 본질(本質)을 일깨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