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석굴조각, 돈황 막고굴 등의 회화 총망라해 계통적으로 정리 주목

지은이 장총 옮긴이 김진무  
  지장보살에 관한 불교 경전과 각종 문헌을 계통적으로 정리하고, 석굴 조각과 소조(塑造), 돈황 막고굴 등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회화, 그림과 경문이 함께 있는 시왕경도(十王經圖) 등을 총망라해서 지장신앙에 대해 연구한 중국의 ‘지장신앙연구’ 번역서가 출간됐다.

 번역서지만, 이 책 ‘지장ⅠㆍⅡ’는 단순 번역서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이번에 동국대학교출판부에서 졸저를 번역 출판하는 것을 계기로 필자는 이를 수정 보완했지만, 시간 등을 이유로 크게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미 중국 원본 가운데 몇몇 잘못된 점은 바로잡았다. 또한 경전 중 다라니 부분을 어느 정도 수정하였고, 필자가 조사한 몇몇 석굴사(石窟寺)의 중요한 새로운 자료도 보충하였다.

또한 특별히 강조할 것은, 동국대학교출판부의 요청에 의해 본 한국어판의 지장 도상(圖象) 부분에 많은 도판(圖版)을 추가하여 출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원본과 비교하면 참으로 새로운 저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지장보살 관련 도상이 담겨져 있는 본서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은이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와 같이 밝힌 것처럼 ‘지장ⅠㆍⅡ’는 원서 ‘지장신앙연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지장신앙 연구의 한 전범(典範)이라 할 만하다.

지장보살 신앙은 아시아 지역에서 유구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 승려 원광법사가 중국에서 귀국한 후 지장 삼부경(三部經)의 하나인 ‘점찰선악업보경’을 바탕으로 한 신도 조직인 ‘점찰보(占察寶)’를 설치하면서부터 지장신앙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신라 왕자 김교각 스님이 중국의 지장신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김교각 스님은 신라 성덕왕의 첫째 아들로 전해지며, 당나라로 출가하여 안휘성 구화산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평가받았다. 이로 인해 구화산 지장도량은 문수보살의 오대산, 관음보살의 보타산, 보현보살의 아미산과 더불어 중국 불교 4대보살의 명산도량 중 하나가 됐다.

원서 ‘지장신앙연구’는 중국사회과학원의 출판기금으로 출판된 책으로, 지은이가 중국 대륙 전역의 지장신앙과 관련된 사찰과 유적을 조사하고 방대한 작품과 문헌을 바탕으로 집필한, 중국 지장신앙을 대표하는 역작이다. 지은이가 지장보살을 찾아 떠난 구도의 여정은 그의 학문적 열정의 소산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장신앙과 관련된 다양하고도 귀중한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어 주목된다.

이 책은 지장신앙의 전래에서부터 발전ㆍ민간 습합에 이르는 전 시기의 소의경전과 주석서, 각종 보권(寶卷)을 집대성하고 있으며, 지장시왕 도상의 형식과 양식뿐만 아니라 도상의 주제와 내용까지도 분류하여 분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지장신앙의 백과사전이라 하겠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전체 지장신앙 속에서 신라 김지장 신앙의 비중을 깊이 있게 통찰하여 현대 중국 지장신앙의 앞날을 의미있게 조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중국의 지장신앙을 집대성한 저작물이라는 점에서 지장신앙 연구자와 지장보살을 신앙하는 이들의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지장은 ‘Ⅰ. 경전과 문헌자료 연구’, ‘Ⅱ. 조각과 회화’ 2권으로 구성돼 있다.Ⅰ권에서는 지장신앙의 근거가 되는 경전 및 주석서, 돈황에서 출토된 각종 전적의 사본, 그리고 민간에서 출현한 보권(寶卷) 등을 통해 지장신앙의 면모를 밝히고 있다.

또한 민간신앙에 스며든 지장신앙의 모습과 다양한 지장신앙의 변용을 논하고, 한국과 일본의 지장신앙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Ⅱ권은 160여 장의 컬러 사진을 활용해 지장보살 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들을 논구하고 있어 중국 지장신앙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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