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實生活(현실생활)과 永遠(영원)을 詩(시)로 形象化(형상화)

  尹錫浩兄(윤석호형)의 詩集(시집)이 나와서 반갑다. 늦으막히 文壇(문단)에 나온 사람끼리 서로 위로하고 서로 달래주고 했지만 그것도 이젠 끝난 일이고 다 부질없는 일이 아니었던가 생각할 뿐이다. 文學(문학)이라는 것이, 또 詩(시)나 人生(인생) 그 자체가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며 이제 40을 넘었으니 해놓은거 없지만 <不惑(불혹)>의 나이이니 계속 詩(시)나 쓰다가 가면 가고 오면 오고 왔다 갔다 윤회전생에서 永遠(영원)을 갈뿐이다.
  이 永遠(영원)이라는 말은 참 좋은 말이어서 이 永遠(영원)을 체득하면 적어도 세상을 알만한 것이며 여기다 눈 웃음이라도 머금으면 아주 좋은 境地(경지)여서 글자 그대로 涅槃(열반)에 이르게 되겠지 싶다.
  尹錫浩(윤석호)형은 永遠(영원)이란 말을 잘 쓰고 거기에 많이 가까워 진 줄 안다. 詩集(시집) 76페이지에 ‘徐廷柱(서정주)’란 제목의 詩(시)를 읽어보니 아주 잘된 구절이 있어 옮겨 보면,

구름과 한가로이 마주 앉아
對酌(대작)하다가
돌아와 먼-산 바라보는
눈빛속엔
진달래 지고 피었다지고

꽃잎에 스치는 소슬바람도
방울방울 영롱한 이슬되네.

살같이 빠른 세월도 멈춰서서
목탁소리 울리는 山房(산방)앞을
기웃기웃 엿듣다가
허허 허허허
덩실 춤을 춘다. (下略(하략))

  이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未堂(미당)을 바라보면서 울었는데 여기서 未堂(미당)의 永遠(영원)과 만나는 모습이 아주 여유가 있어 좋다.
  79페이지의 <黎明(여명)>이란 詩(시)줄에도

바닷물이 모래틈을 핥고 있다.
아이들이 죽은 영혼을 길어 울리듯
沈澱(침전)된 內密(내밀)의 어둠을 딛고 일어서는
久遠(구원)한 의지의 모습이어.
(下略(하략))

  여기서도 매한 가지지만 情緖(정서)의 創意性(창의성)이랄지 그 이미지가 조용하면서도 숨찬 맥락을 볼 수 있다.
  永遠(영원)은 좋은게지만 現實(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여서 이걸 조화해 보려고 무던히 천착하는 모습이 보인다.
  詩集(시집) 전체 47편의 詩題目(시제목)들이 아주 生活的(생활적)인 것이면서 잘도 詩(시)로 形象(형상)시켜 놓은걸 보면 참 詩(시)가 그렇게 돼도 될성싶다. 文運(문운)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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