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隱退)는 "지도자로서의 길을 위한 쉼표" 일뿐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 동문 . 그의 화려한 경력을 증명하듯 대전 한화 구장에는 송 동문의 사진이 대문만한 크기로 붙어있었다.

뜨거운 햇살과 함께 펼쳐진 푸른 그라운드에서 가벼운 캐주얼 차림의 송 선수는 후배 선수들의 준비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송진우 동문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였다. 그는 프로야구 인생 21년, 어릴 적부터 치자면 무려 35년이란 시간을 푸른 그라운드와 함께 숨 쉬었다. 그래서인지 은퇴소감을 물었을 때 그의 표정은 다소 시원섭섭해 보였다.

“은퇴를 결정하기 까지는 고민이 많았지. 인생의 대부분을 거의 야구와 함께 지냈다고 봐도 돼. 그렇지만 요즘 한화의 부진한 팀 성적도 그렇고 세대교체에 들어선 이 시점에 유니폼을 입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어. 이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이뤘기에 잘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올 한해 나의 목표야.”라며 은퇴소감을 밝혔다.

그는 40세 이후에도 꾸준히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을 만큼 체력 관리에서부터 자기계발까지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는 35년 야구 인생이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동국대 야구부에서의 경험에서부터 비롯될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동국대에 입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동문은 재학당시 동국대학교 야구부가 매 대회 때마다 우승을 일궈낸 실력 있는 팀이었다고 회상(回想)했다.

“우리 야구부는 매 대회마다 항상 결승까지 갔었지. 얼마나 인기가 좋았던지 마지막 결승 때는 전체 학생들에게 교수님이 휴강을 해 줄 정도였어. 야구장은 진달래꽃을 부르던 학생들로 가득 찼고 ROTC제복을 입고 응원을 하던 학군단 친구들도 기억에 남아.”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흔히 좋은 선수들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일본에 가서 지도자 교육을 받을 예정”이라며 당찬 포부(抱負)를 밝혔다.

그라운드에서는 아직도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그는 밖을 내다보며 지도자로서의 각오를 다지는 듯 했다. 동국이 낳은 21년간 프로야구 역사의 산 증인 송진우 동문.

지도자로서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 부활(復活)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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