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이제는 변화해야-

학생회 선거는 치러졌지만 이번 선거 역시 투표율 50%를 간신히 넘겨, ‘학생회 고립’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장운(학생복지실 과장), 주진완(국교4, 전 34대 총학생회장), 장진욱(통계4, 이과대 학생회장), 신지영(정외2) 양이 모여 학생회 소외의 원인이 무엇인지 학생회 운영 구조 등을 통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편집자

① 선거공약 이행
② 의견수렴절차
③ 예산의 투명성
④ 간담회

 

장 운 (학생복지실 과장)
주진완 (전 총학생회장)
장진욱 (이과대 학생회장)
신지영 (정외2)


‘자치기구’의 위상

사회자=학생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장운(이하 운)=학생회의 정의는 학생들이 스스로 모여 구성하고 활동하는 자치기구다. 하지만 학생회가 학생자치기구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이전의 학생회 대표자들은 학교 또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임명돼 왔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진완(이하 주)=학생회는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이익을 찾기 위한 조직이다. 즉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해 있는 대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옹호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장진욱(이하 진)=학생자치기구로서, 많은 사람들의 각기 분산된 활동을 조율하는 학생들의 ‘대표’ 기구라고 본다.
신지영(이하 신)=학생‘자치’기구라는 점에 공감한다. 학생들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학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관심부족 VS 의견수렴 문제

사회자=학생회가 대중적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학생회가 계몽적으로 활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시대는 변하는데, 학생회는 과거기준을 적용해 정파적 입장으로 계몽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의식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진 학생들에게 오히려 반감으로 다가와 대중성 획득에 장애로 작용한다.
학생회 행사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얼마 전 백상예술체전을 예로 들면 마라톤의 코스 등이 이전 방식 그대로다. 대중활동이라는 사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학생회가 학교와 진행하고 있는 논의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것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 즉, 학생들은 학생회가 학내사안에 대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어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우선 행사 등의 참여인원만으로 대중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반적인 학내·외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라고 본다. 아무리 적극적으로 알려도 무관심의 벽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학생회 내부의 문제는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학내·외 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특히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활동 현황을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은 동의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학생회의 활동이 학내보다 학외사안에 치우쳐 있다고 오해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 사이에 토론문화가 정립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본다. 학내·외 사안이 학생사회에서 쟁점이 되지 못하고 이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리는 것이다.
진=역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생들의 관심부족이다. 학생회가 아무리 노력해도 학생회 사업이 학생들의 관심분야와 달라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학생회가 직접 발로 뛰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기층단위부터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돼야 함에도 단과대 운영위원회 등이 대부분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 특히 일부 학생회가 예산부분을 소극적으로 공개하는 모습은 학생들로부터 신뢰부족으로 비치기도 했다.
신=학생회가 특정 정파를 지니게 됨에 따라, 다른 정파를 지닌 학생들은 반감을 갖게 되는 경향도 있지만 이와 같은 정치적 불신은 전반적인 사회문제라고 볼 수 있다.
투표율을 예로 들면,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도 저조하지만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학생들의 문제의식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본다. 대다수 학생들은 학내·외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참여와 지지가 저조한 것이다.
또한 학생회가 활동현황과 예산부분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 역시 동감한다.

뜨거운 감자 ‘한총련’

사회자=요즘 학생회가, 많은 학생들에게 특정정파로 인식되는 ‘한총련’에 가입돼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운=현재 많은 학생들이 한총련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한총련이 학생들로부터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던지 대중성을 획득하는 데 장애요소가 된다면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지 말고 한총련 활동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신=실제 많은 학생들이 한총련을 좋지 않게 인식하고 있다. 대다수 언론이 한총련에 대한 인식을 호도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다.
주=한총련이라는 세 글자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언론에 의해 조장된 ‘정치투쟁=한총련’이라는 의식구조가 한총련에 대한 진실을 왜곡시키고 있다.
또한 실제로 한총련과 학생참여는 큰 관계가 없다. 숭실대는 몇 년 전 한총련을 탈퇴했지만 여전히 학생참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진=한총련에 대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보니 한총련에 대해 더욱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모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칙 지키는 ‘대중화’를

사회자=학생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진=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개개인이 학생회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참여를 이끄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생회가 학내문제를 학생들의 직접적 이익에만 한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간강사 처우와 같이 교육분야의 공익을 위해서도 학생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이와 같은 ‘학생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운=시대적으로 학생회가 대중의 ‘힘있는’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4. 19정신에 입각한 학생회 활동의 기본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주=시대를 선도해야 할 학생회가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발로 뛰는’ 학생회가 돼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을 위해 작은 부분부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때 위기는 조금씩 극복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정리=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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