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도 내고 받은 상금 다시 기부한 이관용 씨

“죄송합니다만, 제가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인터뷰까지는 너무 과한 것 같아서요”

지난 18일, ‘동국을 위한 혁신 아이디어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관용(일반대학원 사회학과)씨는 여러 번의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 오랜 시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 학교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가 좋아 응모했을 뿐이라며, 너무 과분한 평가를 받는 것에 쑥스러워 했다.

이관용 씨는 지난 공모전에 ‘소액기부 참여 캠페인’이라는 주제의 아이디어를 냈다. 이 아이디어는 우수상에 채택돼 부상으로 10만원을 받았다. 이에 이관용 씨는 받은 부상을 학교에 기부했다.

“제 아이디어가 정책 반영에 활용된다면 선뜻 내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는 이관용 씨. 그가 이번 공모전에 제출했던 아이디어는 간략히 말해 ‘학생들의 소액기부 참여 캠페인’이다. 본 캠페인의 가장 핵심적 내용은 각 단과대별 코끼리 저금통의 설치다. 단과대별로 코끼리 저금통을 설치해 소액이지만 학생들이 직접 기부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학교 측의 기부 예우 프로그램으로서는 기부 내용을 소개하는 코끼리 매거진의 발행, 단과대 로비 TV 설치를 통한 모금 현황의 실시간 공개 등이다. 뿐만 아니라 기부방법을 현금이 아닌 ARS 및 계좌이체 등으로 확대하고, 학생들이 기부하고픈 테마를 스스로 정해 해당 사업에 직접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기부 테마’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이관용 씨는 “기부자에게는 기부한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기부자들에게 성과를 가시적으로 드러내 뿌듯함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생활과 맞닿아 있는 것이 기부. 기부하는 자나 기부 받는 자나 모두 주위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부에 대해 우선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기부의 첫 걸음이다.

친숙한 이미지의 조성뿐 아니라 ‘기부하고 싶은 학교’가 돼야 한다고 말하는 이 씨. “이번 공모전에 제출한 168건의 아이디어에 학교에서는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시더라고요”이어 이관용 씨는 “이러한 학교 행정 서비스도 성의를 보일 때 기부하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변화하려는 과정 속에서는 곳곳에 마찰과 소음이 있기 마련이죠” 지금처럼 개개인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하고 소통하는 대화의 창이 항상 개방돼 있다는 점은 중요한 문제다. 이관용 씨는 “단순히 학교가 학생들을 안고 가자는 식이 아니라, 직접 대화하며 소음을 줄여가는 아래로부터의 소통이 진짜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우리대학은 3대 사학이라 불리곤 했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애교심이 넘쳐나고, 이런 애교심은 곧 ‘긍정적 구전행동’을 불러일으켜 대내ㆍ외적으로 귀감이 되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제가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는 아니지만, 기부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소액이라 해도 자기 안의 착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강한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아직 사회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기부라는 것이 오히려 익숙하지 않음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단하지 않던 푼돈이 모이고 쌓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태산이 된다.

작년 우리대학은 발전기금 모금액이 100억원을 넘어 섰다. 올해 다시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학교와 학생이 만들어 낼 200억원의 합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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