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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청년의 손가락이 국가의 미래를 바꾸다포데모스, 무관심했던 스페인 청년들을 정치로 이끌다
  • 임세연 정다예 기자
  • 승인 2016.09.05
  • 호수 1578
  • 댓글 0

‘N포세대’라고 불리며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치와 창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독일, 스페인, 미국에서 만난 청년들의 이야기와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에 대해 5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N포세대, 하도 듣다 보니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다. 취업, 결혼, 연애 등 삶의 기본적 욕구를 비롯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하는 팍팍한 현실.
청년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진정 이들의 입장에 서서 대변해 줄 청년 정치인들은 외면 받고 있는데 다른 나라는 어떤 상황일까. 이번 기획은 그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경제공황에 가려진 청년의 아픔

5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 독재정권 시대를 거친 민주화 이후 지속되던 양당 체제. 스페인은 대한민국과 매우 유사하다.
유로스타트(Eurostat)가 발표한 2012년 스페인 청년(16~24세)의 실업률은 52.34%로, 청년실업률이 매번 신기록을 경신하고 그때마다 청년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뒤따르는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의 정치 참여 비율이 중장년 세대에 비해 저조한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경제 대공황 이후부터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 상황에도 스페인 정치인들은 부패나 정쟁에 휩싸일 뿐, 시민들의 고통스런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청년들은 더욱 소외됐다. 세인트 루이스 마드리드 대학의 로라 테데스코(Laura Tedesco) 교수는 “2011년 지방자치제의원 선거에서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때까지 그 어느 정당도 청년실업률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자치대학의 이레네 코르테스(Irene Martin Cortes) 교수는 “많은 젊은이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직문제나 저임금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외면당한 청년의 주체적 움직임

▲포데모스 당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사진출처=포데모스 공식 홈페이지).

사람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했다.
2011년 5월 15일, 스페인 시민 800만 명이 거리에 모여  실업과 빈부격차 해결 요구 시위를 벌였다. 청년들은 시위가 끝나고도 마르디르 솔 광장을 점거했다. ‘분노한 사람들(Indignados)’, ‘15M 운동’이라고도 불리는 대규모 시위 이후, 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목소리는 ‘포데모스(Podemos)’라는 결실을 이뤄냈다.
스페인의 체제를 스스로 바꾸고자 생겨난 이 정당은 현재 37살의 젊은 청년 당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Pablo Iglesias)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디지털 매체의 활용’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청년들을 주축으로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한 덕분에, 디지털 기기를 통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했던 것이다.

 

직접민주주의 실현의 원동력


2014년 1월 창당된 포데모스는 등장 2년 만인 2015년 12월 스페인 총선거에서 21%를 득표해 총 350석 중 69석을 차지, 국민당과 사회노동당의 30여 년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7월 총선에서는 좌파연합(IU)과 유니도스 포데모스로 선거연합, 71석을 얻어 제 3당에 머물렀다.
포데모스 소셜미디어팀의 일원인 엠마 아버레즈(Emma Alvarez)는 “포데모스는 새로운 정치 플랫폼에서 개인이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며 “포데모스를 포함한 여러 사회운동들이 실제로 현 스페인 정치부패에 무기력함을 느껴왔던 청년들 또한 정치에 참여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당원 모두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직접 참여하기에 정치참여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단순히 ‘투표권 행사’가 아닌 온라인 광장에서 당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정책을 제안하고, 제안한 정책에 대해 토론하기까지 실제 정책 실현 과정 전면에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라 테데스코 교수는 “모두 핸드폰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포데모스 모임에 참석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미디어와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해 많은 젊은이들이 정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데 용이하도록 돕는다”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포데모스의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레네 코르테스 교수 역시 포데모스의 정당 운영 방식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치 참여의식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가 온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스페인어 ‘Podemos(포데모스)’의 사전적 의미이자 정당이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전하는 메시지다.
현재 스페인에서는 포데모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정당들 역시 디지털 미디어 활용을 기반으로 새롭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정치 참여 기반은 아직 미흡하다. 특히 많은 청년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지만, 스페인과 달리 정당이나 단체의 의사결정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행히 한국 역시 자생적인 개발자 그룹이 온라인 플랫폼 제작에 동참하고,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등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정보기술 발전으로 정치 참여의 새로운 기반이 마련되고, 이에 따라 우리 삶에 찾아온 변화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얼마나 더 큰 변화와 ‘디지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목격하게 될 것인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임세연 정다예 기자  대학미디어센터 해외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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