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던지는 경고의 메세지

 
레이첼 카슨은 ‘감성적인 과학자’다. 그녀는 ‘이성적인 과학자’보다는 ‘따뜻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작은 체구의 한 여성 과학자가 쓴 ‘침묵의 봄’이라는 책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던 살충제 사용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며 화학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만들었다.
1950년 당시 미국은 일곱 가구 중 한 가구가 논밭에서 일할만큼 농업이 주가 되는 국가였다. 따라서 국민들은 미국이 풍요의 땅이 되기를 바랐다. DDT(유기 염소 계열 살충제)는 그런 미국인들의 소망을 이뤄줄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었다. 하지만 레이첼 카슨은 “DDT의 사용은 인간 뿐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며 결국 그것이 인간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고 말했다.
레이첼 카슨은 책에서 크게 3가지의 예를 들었다.
첫째, DDT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몸에 축적되며 결과적으로 기형아나 화학적 돌연변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둘째, 토양이나 물에도 DDT가 축적되며 이를 접하는 동식물들 역시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셋째, DDT로 인해 생태계에 인위적인 개체수 변화가 일어나며 자연의 균형이 깨진다. 위와 같은 주장을 담은 책 ‘침묵의 봄’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선풍적 인기의 배경은 바로 사회 문제였다. 당시 수면제의 성분이 기형아를 출산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미국의 제약사들이 그 수면제의 판매를 시도했다는 것이 밝혀졌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에 공포와 분노를 느꼈고 레이첼 카슨의 주장에 많은 공감표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침묵의 봄’을 읽은 존 F.케네디는 환경문제자문위원회를 설치했고, 미국 환경부는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되던 살충제인 DDT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레이첼 카슨은 “우리가 이겨야 할 대상은 결코 자연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라며 인간과 자연, 둘 중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정복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미세먼지, 기온상승 등 다양한 환경문제들이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의 얘기가 되고 있다. 50년 전 레이첼 카슨이 사람들에게 던졌던 메시지는 다시금 우리시대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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