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리그 코트를 뒤흔들 농구부 신입생 변준형 선수

▲ 지난 7일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대학농구리그 한양대와의 경기에서 변준형 선수

아마추어 농구의 꽃, ‘2015년 대학농구리그’가 성대한 막을 올렸다. 하지만 필동 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길은 여전히 드물다. 작년 공동 3위라는 쾌거를 이루어냈음에도 홈에서의 개막식이 열린 필동 체육관은 아직도 침묵에 잠겨 있었다. 그럼에도 농구부는 고려대전의 패배를 딛고 명지대전, 한양대전에서 연승 행렬 중이다. 그 중 눈에 띄는 선수가 하나 있다. 우리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고교가드 최대어’라고 불리며 주목받던 변준형 선수다.

변준형 선수는 지난해 겨울 농구대잔치에 처음 출전해 연세대, 상명대, 경희대와의 3경기에서 평균 12득점 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또한 현재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는 유일한 새내기 선수로 평균 12득점 5.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중이다. 갓 스무 살이 됐지만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선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변준형 선수의 머릿속엔 신입생의 설렘보다는 승리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 차있었다.

고교가드 최대어, 동악에 발을 딛다

고등학생 때부터 슈팅 가드로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던 변준형 선수. 고교졸업이 다가오자 많은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다른 대학에서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는 소식에 스포츠실과 농구부 서대성 감독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처음 생각했던 대로 우리대학에 원서를 제출했다. “서대성 감독님이 저를 정말 필요로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고등학교 때도 저를 가장 필요로 하는 학교에 진학했었거든요.” 그의 목표는 학교의 이름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가장 필요한 곳에 있어야 스스로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우리대학 농구부는 김윤태 선수가 졸업하면서 라인업에서 2번(공격형 가드)의 빈자리가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변준형 선수를 영입하면서 그런 걱정을 한 줌 덜게 됐다.
그가 생각하기에 수많은 러브콜을 거절하고 들어온 우리대학 농구부의 최대장점은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다. “형들이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저에게도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그런 화기애애한 연습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변준형 선수는 고교리그에서 모교인 제물포교를 우승으로 이끈 팀의 주축이었다. 하지만 우리대학 농구부에는 그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다 하려기 보다 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고등학교 때는 제가 모든 역할을 다했어요. 제가 공격 하나 더 하고, 수비 하나 더 하는 게 팀의 승리에 큰 보탬이 됐죠. 하지만 대학에 와서는 형들도 저도 각자의 역할이 다 정해져 있어요. 하지만 가끔 잊어버리고 고등학교 때의 습관처럼 저 혼자 다 하려고 할 때도 있어서 조심하고 있어요.”

스무살의 머릿속에 오직 농구 생각뿐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른 학교에서 농구부 감독님이 찾아와서 제일 키가 크다는 이유로 저를 스카우트 하셨어요. 그때 제가 특출나게 키가 컸다기 보단 같은 반에 있던 다른 애들이 작아서 제가 돋보였던 것 같아요.” 단순히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어봤을 뿐인데 의외로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매일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운동만 하면서 취미 생활이 딱히 없었어요. 친구들이랑 따로 만나서도 특별히 놀거리가 없어서 PC방에 가곤 해요. 농구 연습말고는 할 일도 없어서 가끔 공부를 하고 있거나 색다른 취미를 즐기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해요.”

변준형 선수가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일대일 공격, 탄력성 그리고 힘’이었다. “예전에는 제 포지션이 슈팅 가드가 아니라 센터였어요. 그래서 리바운드에만 집중한 탓에 드리블과 패스 능력이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가드로 전향한 이후에는 그 점을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요.” 그는 농구를 하면서도 남의 실력을 부러워하기보단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타입이었다. “예전에 롤모델로 우리대학 이대헌 선수를 지목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딱히 롤모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아쉬운 필동 체육관의 정적

변준형 선수가 우리대학에 와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학생들의 관심부족이었다. “다른 대학에 원정 경기를 가면 학생들이 많이 응원하러 와요. 장내 아나운서도 있고, 응원단도 오고. 그런데 처음에 필동 체육관에서 홈경기를 할 때, 따로 마련된 응원단도 없고 아무런 신호도 없이 조용히 휘슬만 불고 경기를 시작하니까 좀 어리둥절했어요.”

우리대학 스포츠부는 매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야구부나 축구부는 경기가 거의 교외에서 열린다는 이유를 들더라도, 농구부는 필동 체육관이 교내에 있어 학생들의 접근성이 훨씬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조차도 언제나 지나친다.

대학농구리그 개막이 다가오자, 각종 포스터와 함께 경기 시간을 알리는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3일 필동 체육관은 빈자리가 많았다. 변준형 선수는 마지막으로 농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학생들이 다들 과제와 수업에 치여서 사는 것 같아요. 공부만 하지 말고 농구 경기도 보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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