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길에서 보내는 편지

▲ 소심한 깡다구 가족, 산티아고 길 위에 서다 / 지은이:구은정 / 펴낸곳:누리달 / 15,000원 / 290쪽

“결국, 그렇게 다 걸어지는 거야. 시작했으니까.
좀 천천히 걷고 빨리 걷고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길을 비슷하게 걸어 도착하는 거지 뭐.
빨라야 하루 이틀 빠르고, 늦어도 그 정도 늦고.
속도가 차이난다 해도 기나긴 인생에서 사실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야”

 

스페인과 칠레를 잇는 산티아고 길. ‘순례자의 길’이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총 800km의 길이로, 매년 2만~3만 명이 이 길 위를 걷는다. 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돌아보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책은 작가가 가족과 함께 한 달 동안 길 위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배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길 곳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성과사회에 잠식되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한다.

특히 길을 걸으며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성인이 된 딸에게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긴 여행을 풀어내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책장을 덮고 나면 자녀에게 보내는 애정 가득한 편지 한 편을 읽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힘든 길이지만 인생에 더없는 추억을 자녀들과 함께 만들며 써내려간 엄마의 인생과 결혼 이야기.
책을 읽는 동안 산티아고의 길 위를 함께 걷는 기분을 흠뻑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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