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에세이집

예리한 直視(직시), 정확한 表現(표현)
市民意識(시민의식), 告發精神(고발정신) 넘쳐


  에세이는 시나 소설처럼 어떤 일정한 형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이 읽히는 것이지만 또 그만큼 문제가 따른다. 너절한 신변잡기가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독자 앞에 활개를 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좋은 에세이를 골라 읽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
  朴婉緖(박완서)씨의 에세이 集(집) ‘혼자 부르는 合唱(합창)’은 좋은 에세이의 본보기로서 독자에게 권해도 좋은 책일 것 같다. 이 책에 모은 에세이들은 ‘휘청거리는 午後(오후)’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등을, 올바로 보고 올바로 쓰는 작가로 정평을 얻은 이 소설가가 처음으로 밝힌 생활주변의 이야기면서도, 결코 신변잡기에 떨어지지 않은 글들이다. 이글 밑바닥에 깔린 市民意識(시민의식)·告發精神(고발정신)이 팽팽한 긴장감을 지탱해 주는 까닭이다.
  그리고 또 이 에세이들은 作家(작가) 朴婉緖(박완서)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글을 쓰는가 하는 물음에 명백한 해답을 내려주고 있다. 사태를 올바로 보고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겠다는 이작가의 태도는 참으로 귀중한 것이다.
  대중지의 인생문답에나 나옴직한 극히 상식적이고 통속적인 글들이나 소녀 취향의 장밋빛 설익은 그들이 人生(인생)에세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여 오히려 청소년들의 양식과 판단을 흐려 놓고 있는 지금, 朴婉緖(박완서)와 같이 한마디 한구절도 허투루 하지 않는 에세이들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眞文出版社刊(진문출판사간)값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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