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ㆍ명리학에 조지깊어

한국의 통일사상 이뤄야

○…봄볕이 따사롭게 비쳐드는 同德女子大學長室(동덕여자대학장실)을 노크했다. 질박하게 피어있는 철축화분 앞에서 비바람을 다 겪고 난 바위처럼 넉넉하고 인자스러운 趙容郁(조용욱)박사와 만난 것이다.
  1903년 서울서 태어난 박사님은 京城帝國大學(경성제국대학) 철학과에서 支那(지나)(中國(중국))哲學(철학)을 전공하고 본교의 前身(전신)인 中央佛專(중앙불전)에서 支那(지나)哲學史(철학사) 講義(강의)를 맡은 것이 1913년 이후 거의 40년을 교육계에 종사해 왔다.
  해방 후엔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얻어 현재의 同德女大(동덕여대)를 세웠고 지금도 학교를 지키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중국철학 분야에서는 性理學(성리학), 王陽明理學(왕양명리학)을 연구. 그 중 宋(송)ㆍ明理學(명리학)은 禪(선)의 영향을 받아 이론이 섬세하여 心法(심법)에 근거하는 것으로서 佛敎(불교)와 합치 되는 점이 많다는 것. 다만 佛敎(불교)가 來世(내세)를 본위함에 비하여 유교는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立論(입론), 현실 사회를 중요시한다고 말씀하신다.
  佛敎(불교)에는 그 심오한 哲理(철리)에 매력을 느껴 능엄경, 화엄경, 법화경, 대승기신론 등을 탐독하기도 했다고 하시면서 고답적으로만 나가지 말고 현세로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趙(조)박사가 애독하는 서적으론 양명전집, 宋明理學(송명리학) (吳康(오강)지음-대만대학교수), 壯子(장자) 등이며 3천여 권의 장서를 가지고 계시다.
  국내 유학자로서는 퇴계, 율곡의 저술에 심취하셨던 듯. 율곡은 이론적으로 명확하고 특히 班常撤廢論(반상철폐론)을 주장하여 몸소 상민들과 언행을 함께했던 경세가였다고 극찬하신다.
○…모든 여건이 좋아야 하겠지만 정부에서 강력한 문화시책을 수립하여 인재배출에 힘써 준다면 학계의 분위기가 한결 향상되리라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아무튼 한국의 통일된 생각을 제시토록 보호하는 손길이 있어야 할 일.
  여가에는 독서와 바둑을 즐기며 술을 못하는 대신 담배는 조금 피우는 정도라고.
  사모님 李鳳素(이봉소)(60歲(세))여사와 3남4녀를 둔 유복한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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