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意味(의미) 절감케
적극적인 生命(생명)의 투기 엿보여
金世慶 著(김세경 저)

  詩壇(시단)의 일각에 ‘聖(성)스럽고 거룩한 젊은이’의 죽음으로 평가되는 故(고) 金世慶(김세경)의 英文詩集(영문시집)<Run for the rainbow>(무지개를 향하여)가 나왔다. 이 詩集(시집)은 金福善(김복선)(文理大(문리대) 英文科(영문과)교수가 自決(자결)한 辰男(진남) 世慶君(세경군)이 중학교 2학년부터 大學卒業時(대학졸업시)까지 줄곧 써온 英詩(영시) 1백 50편중 70편을 金(김)교수의 國譯(국역)과 함께 엮어 발간한 것. 한편 이 책의 판매에서 생기는 일체의 수입은 故(고) 金世慶(김세경) 君(군)을 추모하기 위해 설립된 장학기금으로 쓰기에 된다.

  젊은이의 죽음은 우리를 적막하게 한다. 더구나 젊은이가 이유 없이 그것도 제 손으로 그 생명을 끊었을 때, 우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책을 읽다가, 빨래를 널다가 손을 놓고 불현듯 그와 내가 여태껏 소중한 것이라고만 믿어, 함께 향유하던 생명의 그 실속을 새삼스레 남의 것처럼 쳐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설령 그의 죽음이 온당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그의 결의의 뒷곁에, 행여 가담해 있었을지도 모를 우리들 同時代人(동시대인)의 共犯者的存在性(공범자적존재성)에 대해서 한번은 섬찍한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遺詩集(유시집)의 저자는 이런 일련의 석연치 않은 일들에 대해서 비교적 명확한 해답의 실마리를 손에 잡혀준다. 만일 그것이 없었던들 우리는 이한 젊은이의 죽음으로 하여 또 하나의 우수를 우리의 생에 더 했을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온전히 그의 청결한 감각이요, 또 생명의 어귀찬 투영이 안겨다 주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가 즐겨 입에 담는 <Some day>마저 결코 인간의 죽음 이전에는 손에 닿을 수 없는, 영겁 피안의 것이 아니라 현실 당위의 길잡이, 그 바람직한 지향점으로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 속에 갇힌 짐승을 보면
저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 생각했고,
  하늘을 나는 새를보면
자유가 어떤건가 부러 워도 했느니라. /
  아무도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 믿었기에
  진리와 정의의 길을 따라 살았고,
  가슴 속에 꿈을 간직하며
  가난한 자를 위한 사랑과 평화를 기원했느니라. /
  칠흙같은 암흑의 시대
  한 밤에 길을 밝히는 별이되기로 작정했느니라. /
  하 많은 세월, 자유를 갈구하면서
  창살에 갇힌 수인일수 없다고 작정했느니라.
  <‘자유’ 全文(전문)>

  손에 집히는 대로 펴보는 이 한편만 가지고도 그의 죽음이 결코 생명의 단절이 아니라, 유한적인 생명의 영원화로서 이해하는데 방해될것이 없다.
  늘 그득한 한바다에 떨어지는 비 한 방울로 자신의 생명을 모멸한 흔적은 그가 남긴 이 한권의 시집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치열한 추구 적극적인 생명의 투지, 아름다움으로 전신투구 하는 의연한 자세가 역력하다.
  그는 실로 죽어버린 것이 아니다. 죽어서 오히려 살아있는 우리와 함께 인간생명의 뜻을 더 깊이 캐어내고 있는 것이다.
<本校出版部發行(본교출판부발행)․값 1千(천) 4百(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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