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롭게 창조적 역할을

 

  친애하는 東國人(동국인)여러분! 오늘 우리는 개교64주년의 뜻 깊은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慶事(경사)스러운 날을 祝賀(축하)하기 위하여 이 자리를 빛내주신 內外貴賓(내외귀빈)여러분과 이 거룩한 學問(학문)의 殿堂(전당)을 지켜 오신 東國人(동국인)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이켜 보건대 本校(본교)는 一九○六(1906)년 5월8일 부처님의 가르침을 建學理念(건학이념)으로 하여 東大門(동대문) 밖 元興寺(원흥사)에서 明進學校(명진학교)로 開校(개교)한 이래,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의 綜合大學(종합대학)으로 발전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大學史(대학사)는 결코 순탄하지 않은 苦難(고난)과 榮光(영광)의 점철,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開校(개교)직후에 몰아쳐 온 亡國(망국)의 쓰라림과 獨立(독립)운동으로 인한 숱한 희생이며 세 번에 걸친 강제 閉校令(폐교령)의 悲運(비운)을 우리의 先人(선인)들은 克服(극복)해 온 것입니다. 이 민족의 受難(수난)은 본교의 受難(수난)이었고 이 民族(민족)의 영광은 본교의 영광과 항시 직결된 것이었습니다. 본교의 파란 많은 大學史(대학사)는 이를 立證(입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佛敎(불교)가 民族(민족)정신의 핵심이 되고 民衆(민중)교화와 民族(민족)문화의 중심이 되어온 것과 같이 佛敎(불교)종단에서 세운 본교는 항시 이 민족의 役軍(역군)을 길러내는 최고의 전당으로서 그 사명을 완수하기에 최선을 다해 왔음을 자부합니다.
 
  이제 64주년이라는 벅찬 大學史(대학사)를 돌아보며 우리는 國家(국가)와 민족의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결의를 더욱 굳게 해야 되겠습니다.
 
  오늘날 모든 나라에선 國家富强(국가부강)과 참다운 민조주의 확립을 위해서 모든 국민의 교육정도가 상승일로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門戶(문호)가 열렸던 대학교육의 경우도 大衆化(대중화)경향이 뚜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교육의 혜택이 주어짐으로써, 국민의 知的風土(지적풍토)가 향상되고 자유와 책임이 조화를 이루게 되며 창조적인 과학의 힘이 우리를 풍요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국가의 부강이 대학교육의 확대와 직결되는 것임을 알고 있으며, 미래와 역사를 창조하는 능력도 대학교육의 향상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신하는 우리는, 여기에 大學(대학)의 總力(총력)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본인은 年頭(연두)에 금년을 ‘內實(내실)의 해’로 정하고 硏究(연구)활동과 敎授(교수)활동을 더욱 深化(심화)하여 東國(동국)의 學風(학풍)이 도도하게 떨치도록 하는 것이 최대의 이상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大學(대학)의 진보적인 모습은, 大學(대학)의 構成集團(구성집단)인 교수와 學生(학생), 그리고 行政職員(행정직원)이 각기 自己所任(자기소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은 항시 새로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육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지식 그 자체가 새로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새 시대, 새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응용방법도 새로워져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에 축적되어온 낡은 지식을 전달할 경우에도 新鮮味(신선미)의 중요성은 강조되는 것입니다. 敎授(교수)방법에 대한 부단한 연구가 없이는 학생의 知的(지적)욕구를 충족시키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이로 인한 복잡한 문제가 제기될 것입니다. 대학의 內實(내실)은 이러한 새로운 교육활동과 함께 학구적 분위기의 지속적인 조성으로 이루어집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그 밖의 현실적인 문제를 앞질러 제시하는 핵심적인 역할은 대학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의 연구실과 도서관은 바로 未來創造(미래창조)의 정열이 조용히 소용돌이치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대학의 여건이 충족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풍성한 학문의 결실을 위하여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현대사회는 전문분야에 높은 지식을 소유한 전문가가 없이는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세분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인재의 수용도 전문화된 기능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사회에의 적응을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방향 자체가 항시 검토되어야 하고 대학인의 未來志向的(미래지향적)인 노력이 강조됩니다.
  우리는 대학 지성인의 역할이 인간본래의 도덕적 기풍을 진작시키는데도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날 종교인의 역할이 새로워져야겠다는 자기반성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우리 동국대학교의 경우는 전 동국인이 도덕적인 신념의 전파자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사리사욕으로 공정을 해치는 악덕은 우리 사회의 통탄스러운 일면이며 사회의 각 집단을 좀먹는 갈등은 화합단결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화기가 넘치는 사회건설의 책임을 각기 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친애하는 동국인 여러분!
  오늘 우리는 새로운 대학건설을 위하여 일체의 병폐적인 요소를 몰아내야 하겠습니다. ‘행정’과 ‘교단’과 배우는 ‘학생’사회에 뿌리 깊게 도사리고 있는 악덕과 병폐를 뛰어넘어 영예로운 동국건설에 매진합시다. 끝으로 개교기념일을 맞아 전 동국인의 발전과 부처님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1970년 5월8일 總長(총장) 金東益(김동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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