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얻어간 지식과 재능을 사회와 공유할 터”

정년퇴임을 앞둔 박춘엽 교수를 만났을 때, 박 교수가 기자에게 맨 처음 제시한 것은 영문으로 빽빽하게 적힌 통계학에 관한 논문이었다.

“이번에 미국 유명 저널에 게재하게 된 논문으로 일생동안 연구했던 분야에 대한 성과물의 화룡점정”이라며 퇴임을 앞두고 집필한 논문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박 교수는 이번에 집필한 논문을 토대로 은퇴 이후에도 이를 응용하고 활용하는 논문들을 꾸준히 기재할 것이라고 했다.

박춘엽 교수는 가난한 미국유학생(조지아공대)시절 문교부(지금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해외유치과학자 신분으로 우리대학교 산업공학과 조교수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동악의 첫인상에 대해 “서울 중심에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고 회상했다.
부임 첫 해와 지금을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과대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덕분에 공과대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우리대학은 인문중심 대학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과대의 내실 있는 성장 덕분에 문ㆍ이과의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지게 되었다”고 수십 년간 자신이 몸담았던 공과대의 성장에 대해 자평했다.
또한 농대를 바이오시스템대학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함과 동시에 일산캠퍼스에 대한 로드맵을 기획한 것이 교직 생활 중 가장 자부심을 느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씨를 뿌려놓았던 일산캠퍼스에 대한 기획이 퇴임을 앞두고 성공적으로 줄기와 잎이 되어 일산캠퍼스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을 보니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전공인 산업공학과 경영학, 통계학을 연계하여 창업학을 국내 최초로 강의한 교수로도 알려져 있다. “창업학은 경영학과 통계학 공학적 지식이 융합된 학문”이라고 소개한 후, “내 수업을 듣고 영감을 얻어서, 제자들이 창업과 관련된 상을 받을 때가 가르치는 교수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정년퇴직 뒤에도 창업학과 관련하여 그가 창안한 소상공인 지원센터에서 젊은이들의 창업에 대한 자문과 창업관련 강좌들도 열 계획이라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그동안 사회에서 얻어간 지식과 재능들을 사회와 공유하고 싶다”고 은퇴 뒤의 계획을 밝혔다.    

학생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취업 전쟁에 시달려, 요즘 학생들은 학문의 본질적인 탐구에 대해 소홀한 것 같다”며 “본질에 대한 탐구 과정에서 젊은 시절 자기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 창의력으로 이어지고, 자기 인생도 풍부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업 스펙 쌓기에 매몰되어 있는 요즘 대학생들의 현실 속에서 한번쯤 되새겨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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