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 불덩어리를 지으려고 이 여름에는
저 풀숲, 홀로 남은 겨울, 그 하늘을 맞아서
엊그제 오지에 보금자리 치던 音響(음향)을 섞어 길려다가
銀波(은파)의 눈매와 낮은 더위가 얼굴을 기울어
晋州(진주)의 江(강)언덕은 숨결결이 솜달이 걸리더니
되돌아 바람을 가르며 푸른 몸을 가시네. 풀꽃,
차거워 못 여밀 念願(염원)이 피어
영롱하여라, 서리둘레를 그려내기에
감기는 숨소리도 머언 이슬에 어리네.
입비로 쓸어내는 비단얼레의 눈물은
어두운 꽃불 터져 넘치던 갈래, 갈래…
사금파리 햇물이 솔솔 짜이는 불빛에 저어서
지구 언저리에 닿을 적 부벼내는 푸른 기억을
접혀가는 빛 무덤 돌아, 목소리의 가지가지 聖母(성모)
의 별포기에 굼을 돌아, 나비는 물금을 여미고
솔소리, 새소리 태엽에 감기고 마네.
밀물치마 사려 끄는 자운영의 눈길로
보람을 자우는 여름이 푸른 落葉(낙엽)을 송이, 송이……
남루한, 바람을 넘어 저렇게 송이를 모아다가
하늘의 손길을 모아 가시울 듯 향내를 두르네.
내 木蓮(목련)의 귀가, 이제 出發(출발)하는 빛깔은 화알활
무너져 바람꽃을 떠다가
한 겹, 아니 서너겹쯤 꽃금을 밟아가며,
잠든 피 일궈 서른여섯 방향을 건너서
꽃의 잠 머무르는 구름 江(강)의 돛폭이 되니……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