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자본주의

지은이  폴 호큰, 에이머리 로빈스,
            헌터 로빈스
옮긴이  김명남
펴낸곳  공존
35,000원  /  767쪽
최근 우리 사회가 겪은 일련의 사태들은 여러 영역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
공장형 축산의 문제가 아니라 유례없는 살처분으로 구제역을 막다보니 축산 농가의 몰락과 매몰지의 환경 오염 문제를 마주하게 되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장기대책없는 도시 개발때문에 국지성 호우에 서울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일어나 재해 사망자가 생겨나는 일도 겪고 있다. 겨울이면 기초생계비 지급을 받는 가구들에서는 열악한 거주 환경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보다 훨씬 많은 난방비를 지불해야 하는 모순을 마주하고 있다.

이들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 사회의 에너지, 농업 시스템 등 우리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생산, 소비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럼 어떤 변화가 필요할 것인가?
1999년에 자연자본주의 개념을 만든 폴 호큰과 자원 생산성 혁신을 주창한 로빈스 부부가 공동 집필하여 출간한 ‘자연 자본주의’(공존)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산업 혁명의 패러다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자연자본주의’의 새로운 전략을 따르게 되면 에너지 낭비를 조장하여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고, 산업적 농업과 단절하고 자연의 지혜를 따르는 새로운 농업의 출현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자연 자본주의는 산업자본주의와 달리 금융자본, 제조자본 이외에 자원, 생명시스템, 생태계 서비스로 이루어지는 ‘자연자본’을 경제의 주요 요소로 보고 이에 기초한 계획을 세운다. 즉, 1)자원고갈을 늦추고 사회 비용을 절감시키는 혁신적인 자원생산성 2)물질 투입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생물모방 3)상품과 구매 경제 대신에 서비스와 흐름의 경제 4)자연 자본을 유지하고 복원하기 위한 자연 자본에 대한 투자가 자연자본주의로 가는 길이다.

저자들은 자연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이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이런 전환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분야에서 자연자본주의 전략 이행은 건물의 외장 뿐만 아니라 조명, 전기제품, 설비 등을 앞서서 고려하는 통합적 설계를 활용한 건물 에너지 효율 증가이며, 화학 물질에 의존하는 단일 재배에서 벗어나 자연에 가까운 농법을 따르는 아프리카에서의 생태 농업 전환 등이 그것이다.

축산과 연관해서는 생태학적 방목법을 따르고, 소에 주는 보조금을 폐지하여 소 사육으로 인한 메탄 방출을 줄이는 것,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을 규제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일도 전환 사례로 들고 있다. 노동과 소득에 부과된 세금의 폐지를 통해 물질 소비를 서비스로 대체할 수 있다고도 본다.
우리 일상 시스템이 더 이상 현재의 기후 변화에 높은 적응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급진적으로 들리던 저자들의 주장이 극히 현실적으로 들리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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