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한 資料(자료) 論旨平易(논지평이)

  우리學界(학계)에 있어 學問(학문)의 水準(수준)이 몇몇 다른 나라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現實(현실)에는 두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는바 첫째는 學問(학문) 할 수 있는 與件(여건)의 不備(불비), 둘째는 自身(자신)의 硏究(연구)태도의 不誠實(불성실)이라 하겠다. 첫째 원인은 客觀的(객관적) 社會實情(사회실정)이니 어쩌랴마는 硏究態度(연구태도)는 硏究者(연구자) 자신의 문제임에도 남의 나라 것을 표절, 複寫(복사)하기에 餘念(여념)이 없는가하면 講演會場(강연회장)이나 信徒(신도)들 앞에서 할 說敎文(설교문) 따위를 學術論文(학술논문)인양 혼돈 하는 판국에 이르러서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이같이 삭막한 學界(학계)의 현실에서도 이번 우리 東洋史學界(동양사학계)에서는 閔斗基(민두기)교수의 ‘中國近代史硏究(중국근대사연구)’가 出刊(출간)되게 됨으로서 “與件(여건)의 不備(불비)”도 硏究者(연구자)의 노력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克服(극복)되어질 수 있다는 산 例(예)가 생겨지게 된 것은 비단 우리 東洋史學界(동양사학계)만의 慶事(경사)가 아니다.

  閔敎授(민교수)의 이 力著(역저)에 대해 高炳翊博士(고병익박사)는 序文(서문)에서 “中國歷史(중국역사)의 內面的(내면적)인 주요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간 硏究書籍(연구서적)으로 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中國史硏究(중국사연구)에 한 里程標(이정표)가 될 것이며 나아가서 다른 나라의 中國史學(중국사학)에도 공헌이 있을 것”이라고 격찬 하고 있다.
  사실 종내 우리의 中國史硏究(중국사연구)는 歷史(역사)의 흐름을 內在的(내재적) 측면에서 파악하려는 본격적인 것이기보다는 硏究者(연구자)의 취미나 기호 혹은 그때그때의 必要(필요)에 따른 皮相的(피상적) 觀察(관찰)에 그쳐 왔다고 함이 옳을 것이다. 즉 韓國史硏究(한국사연구)에 필요한 部分(부분)을 단편적으로 터치한다거나 現代史(현대사)에 있어 中國(중국)문제가 어필한다는 점에서 國際政治史的(국제정치사적) 내지는 關係詞的(관계사적) 考察(고찰)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해 온 터이었다. 물론 이러한 硏究成果(연구성과)에 평가를 덜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우리에게 中國(중국)의 올바른 이해가 오늘날처럼 절실한 적이 없는 이때에 中國(중국)의 역사를 立體的(입체적) 內在的(내재적) 繼起的(계기적)으로 파악하려는 專門硏究(전문연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現實的(현실적) 要請(요청)에서 本硏究書(본연구서)의 가치가 한층 돋보인다는 것이다.

  本書(본서)는 그 제목을 ‘中國近代史硏究(중국근대사연구)’라 하였으나 실제의 내용은 戊戍改革(무수개혁), 立憲運動(입헌운동), 辛亥革命(신해혁명), 五ㆍ四運動(오ㆍ사운동)과 같은 近代史(근대사)의 주요 事件(사건)들을 직접 논술한 것은 아니고 그 본질적 이해를 위한 “傳統時代(전통시대)에 형성되어 五ㆍ四運動(오ㆍ사운동)으로 일단 끝맺은 신사층의 思想(사상)과 行動(행동)의 이해를 基軸(기축)으로 하여 中國近代史(중국근대사)의 여러 특징을 內在的(내재적)인 측면에서 밝히려는 論文(논문)의 모음”(著者(저자) 自序(자서))인 것이다.
  五(오)ㆍ四運動(사운동)이전의 中國(중국)의 歷史(역사)ㆍ社會(사회)를 담당해온 紳士層(신사층)(知識人層(지식인층))의 思想(사상)과 行動(행동)을 여러 각도에서 체계적으로 論究(논구)한 이 著作(저작)을 “近代史(근대사)” 내지는 “近代社會思想史(근대사회사상사)”연구라 이름 붙여 무방할 것이다.
  本書(본서)는 해박한 資料(자료)의 이용, 예리한 文獻學的(문헌학적) 분석, 비판을 아낌없이 구사한 專攻論集(전공논집)이되 論旨(논지)의 整然(정연)하고 平易(평이)함에 미쳐서는 槪說書(개설서)로서의 品位(품위)마저 갖추었다. 항용 專攻論文(전공논문)의 用語(용어) 및 論旨(논지)의 難澁(난삽) 難解性(난해성)으로 하여 一般(일반)의 접촉에 벽을 쌓아온 실정이었음에 비추어 著者(저자)는 本書(본서)를 통하여 그 통폐를 벗어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實例(실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아울러 지적하여 두는 바이다.
  이 책이 中國史(중국사)에 관심 갖는 이의 좋은 벗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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