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위기’ 시대에서 다시 조명해보는 생명의 의미

엮은이 동국대학교 생태환경연구센터
펴낸곳 동국대학교 출판부
18,000원/ 352쪽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생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생명위기의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된 자살문제와 유전자조작 유기물의 위험성, 환경파괴의 심각성 등이 있다. 이러한 시대에 생명의 의미를 다시 조명하는 책이 출간됐다. 우리학교 생태환경연구센터가 엮은 ‘생명의 이해-생명의 위기와 길 찾기’가 바로 그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학적이면서도 철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생명의 개념을 정의한다. 이를 통해 생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모습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제 3부 ‘자살의 역설, 생명의 소중함’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분이 현재 일어나는 사회 현상 중에서 특히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통계적으로 볼 때, 최근 6년간 OECD 국가들 중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봄 카이스트의 자살 사례를 지켜 볼 때, 자살은 우리나라에서 통계적으로 뿐이 아니라 국가적·사회적으로도 이슈화되고 있는 큰 문제이다.

문과대 철학·윤리·문화학부 홍윤기 교수는 자살이 자기 뜻대로 스스로 죽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살이 또 하나의 사회적인 타살로써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자살기계’에 의해 타율적·기계적으로 양산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교수는 ‘자살기계’는 자살기계체가 관장하는데, 이를 작동시키는 토대는 ‘경쟁에서의 승리와 이윤축적이 모든 삶의 최우선적이고 궁극적인 활력으로 설정하는’ 한국적 자본주의 사회라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경제적 능력을 상실할 경우를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국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 책은 서양 사상의 이상적 공동체 모습과 불교적 관점의 공동체 모습을 살펴보고, 새로운 생명운동의 방향도 제안하고 있다. 한양대 국문학과 이도흠 교수는 화엄의 연기론(緣起論)과 불일불이론(不一不二論)의 시각으로 생명을 바라보고 있다.

생명을 서로 인드라망처럼 깊고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의 에코시스템으로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일불이론(不一不二論)과 같은 새로운 생태론적 패러다임으로 대중이 깨달음에 이르고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엮은 우리학교의 생태환경연구센터는 불교와 생태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학제적 접근을 통해 생태와 환경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담론 및 연구 교류의 장을 제공해왔다.

이번의 ‘생명의 이해’는 그동안 논의된 결과물을 엮어 발간한 네 번째 책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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