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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동대학술상]사회과학 부문 가작사회 통합을 위한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의 전략적 분석

Ⅰ. 문제제기

민주화, 지방화, 정보화 사회의 도래로 인해 서로의 다양성에서 기인한 사회갈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사회갈등은 대체적으로 공공갈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갈등이 사회갈등의 중요한 논쟁으로 떠오른 이유는 시민과 국가라는 고전적인 대립관계 안에 이념, 계층, 실리 등 다양한 갈등 요소가 내포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공갈등은 시민과 정부간, 지방정부간 또는 중앙정부간 지방정부간 갈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공갈등 중 시민과 정부 간의 갈등이 증폭된 이유는 사회 내에서 수동적인 대상에 머물던 대중들이 민주화와 더불어 권리의식이 강해지면서부터 자신들의 계급적, 계층적 욕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시민은 다양한 상황에 놓인 모든 계층을 포함하는데 주로 사회 소외층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또한 지방자치체가 실시된 후 중앙에서 분리된 지방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이기적 이득을 취하려함으로써 지방정부간 또는 중앙정부간 지방정부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정보통신의 발달이 위와 같은 갈등양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통합의 패러다임이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했다. 비통합적인 상태에 있는 사회 내 집단이나 개인이 단일의 집합체로 통합되어 가는 과정을 뜻하는 사회통합은 오늘날 계층갈등, 지역갈등을 포함하는 이익갈등과 환경, 세대갈등을 뜻하는 가치관갈등이 복합적으로 분출되는 이념적인 갈등 시대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회갈등을 사회통합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하면 해당 사회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갈등이 바람직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공공사회를 운영하는데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갈등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갈등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과 올바른 이해에서부터 사회통합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은 주로 제도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왔다. 개인의 집합적 행동이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를 창출할 때 사회갈등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역할이 제도라는 인식아래 우리 사회는 사회갈등의 상황에서 법과 제도를 투입했다. 그러나 제도의 투입이 항상 사회갈등의 해결과 사회통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일어난 용산참사라고 할 수 있다. 철거민과 서울시 간에 갈등상황에서 서울시는 철거민을 불법행위자로 보고 공권력을 투입하여 갈등의 해결을 이끌어 내려했지만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총 23명이 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는 갈등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해결을 강구하려고 했던 까닭에 일어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사회갈등의 분석과 해결을 위한 도구로 제도론적 관점이 지니는 한계를 지적하고 보다 합리적인 틀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에 사용되는 합리적인 도구는 바로 게임이론을 기초로 한 전략적 분석틀이다. 갈등상황에서 갈등 당사자들이 선택하는 행동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있고, 그 행동은 상대방의 전략에 좌우된다. 이러한 갈등의 본질인 상호의존적인 특성을 이해하는데 게임이론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에 주요한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게임이론의 전략적 행동이론을 이용하여 갈등의 문제를 분석하고 갈등 완화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사회통합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자한다. 이를 위해 앞서 말한 실제 사례인 용산참사의 갈등상황을 전략적으로 분석하여 사회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에 대한 게임이론의 효용성을 증명할 것이다. 

 

Ⅱ. 갈등의 인식 및 이론적 논의 

 

1. 갈등에 대한 기존 인식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과 해결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시대와 상황에 맞춰 보다 유용하고 적합한 방향으로 변해왔다. 갈등의 원인과 해결에 대한 접근은 먼저 그 사회가 사회갈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크게 부정적 인식, 긍정적 인식, 양면적 인식으로 나뉜다. 갈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회갈등으로 인해 사회적 낭비가 발생하고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에 의해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거라 믿는다. 또한 갈등의 당사자들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인해 상호 관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라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에서는 가시적인 갈등 상황이 나타나지 않도록 갈등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 관리함으로써 사회질서를 확립하고자한다. 이를 위한 갈등 메커니즘으로 공권력이나 법적 제도적 관리 제도가 발전하게 된다(Hustedde, Smutiko & Kapsa, 2004).

반면에 갈등에 대한 긍정적 견해는 갈등이 발생함으로써 사회에 내재되어있던 문제가 드러나게 되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가 발전되고 사회적 공공선이 확립된다는 관점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신뢰가 깊어지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 갈등이 사회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견해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갈등에 대한 양면적 인식은 갈등에는 앞서 말한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이 양립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부정적인 면을 줄이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갈등관리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들 중에서 한국 사회에서 갈등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국력을 낭비함에 따라 사회통합과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개념으로 인식되어왔다. 그에 따라 갈등에 대한 해결방법도 주로 힘에 의한 접근으로 이뤄졌다. 특히 권위주의 시대에서 갈등은 갈등의 상대방을 경쟁과 극복의 대상으로 설정하여 힘의 우위를 이용하여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정부는 무엇보다 공공사업에 있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한 정책과 법, 사업 등을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무시되었고 국민의 권리는 유보되었다. 사회갈등이 국가의 강압적인 해결로 인해 충분히 표출되고 해결되지 못한 채 사회 안으로 내면화, 잠재화되어 근본적인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권위정부가 무너지고 급격히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자신의 욕구를 표출하지 못했던 대중들이 내재화되어 있던 자신들의 계급적, 계층적 욕구를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갈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갈등의 원인 분석과 해결을 위한 성숙한 자세가 요구되었다. 이로 인해 오늘날 들어 갈등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긍정적인 관점으로 완화되었고, 양면적 인식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갈등의 해결 방법 또한 기존의 힘에 의한 해결이 아닌 제도에 의한 법적 절차에 따른 해결로 방향이 옮아가고 있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갈등에 대해 상호이해에 입각한 사회통합으로 나아가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갈등에 대한 법과 제도에 의한 해결 방법은 신제도주의 중에서도 특히 합리적 선택 제도 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에서 각 개인은 자기이익(self-interest)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행위자이다. 그러나 각 개인의 합리성이 집단적 차원에서 결합되면 결코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를 창출하는 집합적 행동의 딜레마(collective action dilemma)가 발생하는 상황이 나다난다. 집합적 행동의 딜레마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항에서 나타나는 오류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제도이다(하연섭, 2002). 다시 말해 제도란 개인 간 협력을 촉진하고 사회적 합의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자들 간의 사전적 약속이다. 각 개인의 이익 계산을 통합한 집단 구성원의 합리적 계약에 의해 나타난 집합적 행동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행위를 구조화시킬 수 있는 제도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에서는 자기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이라는 기본 명제로부터 제도가 어떻게 집합적 행동의 딜레마를 해결해주는 가에 대한 일반이론을 구성한다. 그리고 제도를 통한 집합적 행동의 딜레마, 다시 말해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공공의 합의를 거친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여겨져 왔으며 현재도 많은 사회에서 제도의 투입으로 갈등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합리적 선택제도주의에서는 한 사회 내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의 불균형이나 문화의 영향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얼핏 사회갈등 해결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신제도주의는 갈등이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인 권력관계의 불균형과 문화의 차이를 간과하게 된다. 이는 제도적 갈등 해법을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제도론적 접근이 가지는 갈등 원인 인식에 대한 근본적 몰이해가 용산참사와 같은 사회갈등의 극단적 분출을 야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살펴본 것과 같이 갈등에 대한 기존 이론들은 사회통합을 위해 갈등상황을 다양한 분석방법을 통해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신제도주의와 같은 통합적이거나 규범적인 해법만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적인 문제해결과정에서는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갈등의 현실적인 측면을 모델화하여 그 원인과 해결방법을 전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게임이론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2. 게임이론의 유용성

회 갈등과 같은 문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원인과 해결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의 사회현상을 요약하여 그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이론 또는 모형이 필요하다. 게임이론은 특정 상황에 적용되는 일정한 규칙아래 게임의 주체가 되는 경기자를 규정하여, 자신의 전략과 상대방 전략에 관한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는 이론이다. 사회현상을 이루는 상황을 일목요연하고 전략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이론은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게임이론에서 여러 주체가 모여 각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을 게임 상황이라고 한다. 게임 상황에서 각 주체는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효용뿐 아니라 다른 주체의 효용에도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다른 주체의 의사결정도 자신의 효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게임 상황의 본질은 게임 주체들 간에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갈등 상황 역시 갈등 당사자들이 선택하는 행동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있고, 그 행동은 상대방의 전략에 좌우된다. 이와 같은 갈등의 상호의존적인 특성과 게임이론의 본질인 상호의존성은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전략적 분석에 있어 동일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게임이론 중 비협조적 게임이론(noncooperative game theory)은 사회 딜레마 상황을 축약하여 나타내는 이론으로 합리적인 경기자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예측하거나 이미 벌어진 비협조적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데 있어 비협조적 게임이론은 상당히 유용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는 사회통합을 위한 게임이론의 이론적 논의에서 나아가 실제적인 유용성을 살펴보기 위해 오늘날 사회갈등의 한 사례를 전략적 분석으로 풀이해보고자 한다. 그 사례로는 2009년 한국에서 발생했던 용산참사를 뽑았다. 용산참사 사건은 정부와 시민사회 간에 공공갈등과 계층 간 이익갈등이 함축되어 발생한 갈등상황으로 오늘날 사회가 가지는 대표적인 갈등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갈등 해결에 대해 기존에 제도적 접근이 지닌 문제점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라 할 수 있기에 이 사건을 게임이론의 실제적 유용성을 증명하는 사례로 선정하였다.

  Ⅲ. 갈등상황의 게임 

 

1. 갈등상황의 게임 설정 ; 용산참사의 상황 이해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도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철거민과 서울시가 보상비 문제로 갈등을 벌이다 서울시의 강제 철거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철거 과정에서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 경찰, 용역 직원들 간의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발생한 화재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정부 사업 추진에 있어 빚어진 공공갈등이라고 볼 수 있으며, 더 복잡하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어 각자의 이해관계와 구조적 문제가 상충하여 발생한 이익갈등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용산참사의 갈등상황을 전략적 분석을 통해 사회통합이라는 해결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가정이 필요하다. 용산참사의 상황에 전략적 분석의 게임이론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각 게임 상황에서 개별 행위주체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로 추구하는 합리적인 존재로 간주한다. 게임의 행위자가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게임의 결과는 행위자들 간의 전략적 상호관계에 기초하여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변수들은 게임 상황에서 제외한다. 다시 말해 앞으로 분석할 용산참사의 게임 상황은 여론, 날씨 등 여타 환경적인 요인들로부터 독립적이다. 이는 게임 행위자의 서로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고려만이 게임의 결과에 반영되는 상황을 구성하기위한 제약이다.

셋째, 철거민과 서울시간의 대화를 통한 의견 조정과정은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 앞서 가정한 것과 같이 각 행위자들은 합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의 전략에 대응하여 자신의 최선의 선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이에 따라 두 행위자는 항상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기에 물리적 충동의 경우를 제외한 의견 조정과정은 조정을 거치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이와 같은 설정에 기초하여 용산참사의 갈등상황을 하나의 게임으로 설정하기위해서는 게임의 구성요소를 용산참사에 맞게 재구성해야한다. 게임의 구성요소로는 경기자, 경기의 순서, 게임 도중 각 경기자가 알고 있는 정보에 관한 묘사, 매 시점에서 각 경기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 전략, 각 전략에 맞는 결과와 그 결과의 실현으로 경기자가 누리게 되는 보수(pay off)가 있다. 게임에 있어 경기자(players)는 의사결정의 주체이다. 용산참사 사건에서 경기자는 서울시와 철거민으로 설정한다. 철거과정에 투입된 경찰과 용역직원들은 게임을 보다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 서울시 의사결정의 영향력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서울시의 경기자로 포함한다.

의사결정의 순서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순차게임(sequential move game)과 모든 경기자의 의사결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동시게임(simultaneous)게임이 있다. 용산참사는 서울시가 철거를 계획하고 보상비를 제안, 철거민은 그를 거부하고 농성에 들어가고, 이에 서울시가 강제철거를 강행하는 등 일련의 순서가 있음으로 순차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게임 도중 각 경기자가 알고 있는 정보에 관하여 게임이론에서는 각 경기자가 자신의 전략을 선택할 때 상대방이 어떠한 행동을 취했는지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 완전정보(perfect information)와 불완전정보(imperfect information)로 구분한다. 용산참사 사건은 앞서 말했듯이 일련의 순서가 있는 순차게임이므로 경기자가 앞선 경기자의 선택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완전정보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 경기자의 특성 혹은 유형을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 게임은 완비정보(complete information)와 미비정보(incomplete information)로 나뉘는데 용산참사 사건은 각 행위자가 서로 정부기관으로서 혹은 정부의 공무집행을 당하는 당사자로서의 유형과 그에 따라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음으로 완비정보의 게임으로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분석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 서울시와 철거민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각각의 결과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서울시와 철거민의 게임 상황은 서울시가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을 결정하고 철거민에게 휴업보상비 3개월분과 주거 이전비 4개월분의 보상비 지급을 제안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먼저 철거민은 서울시 보상 정도에 반발해 농성을 택하는 전략 혹은 기존에 서울시가 제안한 그대로의 보상비를 받고 이주를 선택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때 철거민이 이주 전략을 택하면 게임은 종료된다. 철거민이 농성 전략을 선택했을 시 서울시는 이에 대해 강한 대응 전략, 약한 대응 전략, 협상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여기서 강한 전략은 공권력을 투입하여 철거민을 강제로 철수하는 전략이다. 약한 전략은 일종의 현상 유지 전략으로 철거민과 서울시의 대치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협상 전략은 철거민과 서울시의 보상비 협상에 따라 긍정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전략에 대한 상세한 설정과 그에 따른 보상은 다음 갈등상황의 분석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처럼 용산참사의 갈등상황을 게임이론의 구성요소에 맞추어 게임으로 만들어내면 하나의 전개형 게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전개형 게임의 대표적인 풀이 방법은 ‘역방향 귀납 방식(Backward induction)’이다. 행위자의 마지막 선택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이 방법을 통해 해당 게임의 행위자 간의 전략적 선택을 도출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용산참사의 게임을 역방향 귀납 방식으로 전략적으로 분석하면 해당 갈등 상황의 결과는 어떤 방향이 가장 합리적이었는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갈등상황의 분석

게임이론에 있어서 역방향 귀납은 게임을 진행하는 행위자들이 완벽하고,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가정한다. 다시 말해 역방향 귀납은 완전한 정보를 가진 행위자들은 상대방이 과거에 어떤 선택을 하였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들의 선호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미리 알고 있고, 그에 비추어 각각 가장 큰 선호를 얻는 행위를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역방향 귀납을 통해 게임의 ‘균형(equilibrium)’이자 ‘결과(outcome)’를 구하는 방식은 게임의 마지막 도달점에서의 선호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행위자들이 취할 수 있는 각 전략의 마지막 도달점에서 해당 행위자들이 선택할 최선의 행위는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행위를 전제했을 때 그 전 단계에서 행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최적 상황인지를 거꾸로 찾아 올라가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최준영·이동윤, 2006).

용산참사의 사건을 역방향 귀납 방식으로 분석하기위해서 앞서 재구성한 용산참사의 사건을 전개형 게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과 서울시의 게임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철거민이 먼저 두 개의 전략 중 한 행동을 취하고, 그 행동에 따라 서울시는 세 개의 전략 중 하나의 행동을 선택하며 그 결과가 이 게임의 균형이 된다. ai는 철거민의 행위선택에 대한 보상을 의미하며, bi는 서울시의 보상을 나타낸다.

이 게임에는 모두 4개의 가능한 결과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균형적 종착점인지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행위자 간의 선호순서를 밝혀내야한다. 우선 철거민의 선호순서부터 규명해보면, a1에서 a4 중에서 철거민이 가장 큰 보상을 얻게 되는 것은 a3이라고 할 수 있다. 용산4구역 철거민은 가장 처음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비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이주보다는 농성을 택하게 된다. 서울시와의 대치 상황에서 협상을 통해 만족할 만한 보상비를 얻어내는 것이 철거민으로서는 가장 최선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리적 충돌이나 시간적 지연 없이 곧바로 서울시와의 협상에 돌입하는 a3의 결과가 철거민에게 가장 큰 효용을 준다.

반면에 철거민에게 있어서 최악의 결과는 a1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철거민이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에 만족하고 이주를 하는 전략이 아닌 농성 전략을 선택하는 이유는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비보다 더 나은 보상을 얻기 원해서이다. 철거민이 농성에 들어감에 따라 서울시와 조정 과정을 거쳐 보다 나은 보상비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강한 대응 전략으로 철거민을 강제 철수시키게 되면 철거민은 기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농성 과정에서 소요된 사회적 비용까지도 스스로가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a1이라는 결과는 철거민에게 최악의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철거민이 최선의 결과인 a3 다음으로 선호하는 보상은 a2이다. 철거민이 a2를 a4보다 더 선호하는 이유는 철거민이 a4의 결과와는 달리 a2에서는 서울시와의 의견 조정을 통해 더 나은 보상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앞 절에서 가정한 ‘철거민과 서울시는 합리적인 행위자이고, 이에 따라 물리적 충동을 제외한 의견 조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라는 조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철거민이 농성을 택하고 서울시가 현상 유지를 위한 대치 전략을 선택했을 때, 두 행위자는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기 위한 시도를 거칠 것이고 비록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그 결과는 그간의 시간과 비용을 상회하는 보상을 제공할 것이다. 반면에 a4는 농성을 통해 a4보다는 나은 결과를 얻으려 했으나 서울시에 강한 대응으로 그보다 못한 결과를 얻게 되는 a1보단 나은 기존에 사회적 비용의 손실 없이 기존에 서울시가 제공한 보상비를 얻을 수 있으므로 a2보다는 못하지만 a1에 비하면 나은 보상을 가진다. 이러한 논의에 기반을 두어 철거민의 선호순서를 매겨본다면 다음과 같다.

  [ 철거민의 선호순서: a3 > a2> a4> a1 ]

다음으로 서울시의 선호순서를 규명해보겠다. 용산참사의 게임 상황에서 서울시에 있어 가장 큰 보상은 b4라고 할 수 있다. 철거민이 농성 전략을 선택하게 되면 서울시는 자신이 원하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재개발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도 사회적 비용과 정치적 비용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b4는 서울시가 써야하는 사회적 비용과 정치적 비용 없이 철거민이 자발적으로 이주함에 따라 서울시가 계획한 재개발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b4는 서울시가 가장 선호하는 전략이 된다.

이와 달리 서울시에 있어서 최악의 보상은 b1이라고 할 수 있다. b1은 철거민이 서울시의 보상에 불만을 갖고 더 나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농성 전략을 선택했으나 서울시는 그 의사를 무시하고 강경한 대응을 보이는 전략이다. 농성 해제를 위한 무력 진압과 같은 물리적 대응이 이러한 전략에 해당된다. b1은 철거민에게 추가 보상비를 제공하지 않고도 서울시가 추구하는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호가 최하인 점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b1에서는 일차적으로 철거민의 농성을 해제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며, 강한 대응을 취할시 무력 진압에 따른 비난으로 인해 사회적 이미지가 손상된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정치적 비용도 추가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서울시가 용산 재개발 사업과 같은 공공사업을 추진할 때 다시금 시민사회와 갈등상황에 놓일 수 있는데, 이때 시민사회는 서울시가 전례에 비추어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강경한 노선을 취할 수 있다고 가정하게 된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사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통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b1은 그 결과만 보자면 선호가 더 높아 보일 수도 있으나 질적으로는 가장 최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가장 선호하는 전략인 b4다음으로는 b3와 b2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선호순서는 b3 다음에 b2가 오게 된다. 그 이유는 현상 유지라는 약한 대응 전략인 b2나 협상 전략인 b3 모두 의견 조정을 거쳐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사회 통합을 도모하지만, b2는 바로 협상에 돌입하는 b3완 달리 서로 대치하는 일정 기간 동안 대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선호 분석을 종합하였을 때 그 선호순서는 다음과 같다. 

 

[서울시의 선호순서: b4 > b3 > b2 > b1]

이제 이러한 철거민과 서울시의 선호순서에 기초하여 역방향 귀납 방식을 적용하여 용산참사의 게임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앞서 말했듯이 역방향 귀납 방식을 통해 균형을 찾는 것은 게임의 제일 마지막 지점에 있는 행위자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마지막 지점에 있는 행위자는 서울시이다. 서울시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들인 강한 대응, 약한 대응, 협상 간에 선호순서를 비교해보면 서울시는 협상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대안을 선택했을 때 서울시가 얻을 수 있는 보상 b3가 다른 대안을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인 b2와 b1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선택에 이어 철거민의 전략이 결정된다. 철거민은 완전정보의 게임 아래 서울시가 게임의 마지막 지점에서 협상 전략을 선택하게 될 것을 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철거민은 바로 전 지점에서 농성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 이주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의 선택은 서울시의 선호도에 관계없이 그 선택을 하는 철거민의 선호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철거민은 농성 전략이 가지는 선호 a2와 이주 전략이 가지는 선호 a4를 비교하여 a2 > a4 라는 선호 순서에 따라 a2의 보상을 얻는 농성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이 게임의 균형은 (농성, 협상)이 되고 그 결과는 (a2, b2)가 된다. 비록 각 행위자가 가장 선호하는 b4, a3의 보상을 얻지는 못했지만 상대방의 전략에 맞춰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용산참사의 갈등 상황을 게임이론으로 분석한 결과완 달리 실제 상황에서는 철거민과 서울시의 대응은 ‘농성’과 ‘충돌’로 각자가 얻을 수 있는 보상 중에 가장 최악의 결과인 (a1, b1)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데 있어 기존 사회에 자리 잡은 제도론적인 도구의 무차별적 투입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용산참사 사건의 결과만을 보더라도 갈등 상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서울시가 전략적 분석을 시도했었더라면 서로가 얻을 수 있는 결과의 가장 합리적이고 최적의 선택은 ‘농성’과 ‘강한 대응’이 아닌 ‘협상’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철거민이 서울시의 보상을 수용하지 않고 농성에 들어갔을 때, 농성이 서울시의 강제 진압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으나 서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용산철거민을 게임의 상호행위자가 아닌 제도에 불복하는 불법행위자로 간주하고 무력 진압이라는 제도를 투입함으로써 그 갈등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즉 이번 용산참사는 철거민과 서울시 모두 서로가 갈등상황의 상호의존적인 행위자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각자의 입장만을 관철시키려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보면 사회통합을 위한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의 전략적 분석의 이론적, 실제적 유용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Ⅳ. 갈등의 해결방안 

 

용산 철거민과 서울시의 갈등상황의 게임이론을 적용한 전략적 분석을 통해서 본 논문은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데 있어 제도의 투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회갈등을 사회통합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적용되는 제도적 관점은 갈등 당사자의 선호도와 상호의존적인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가진다. 오늘날 갈등의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실패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갈등 당사자들의 복잡한 행동 때문이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서로의 이익을 반영하는 건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하고, 사회적 합의는 각 당사자들의 행동과 선호의 이해를 통해 도출된다. 따라서 전략적 분석은 오늘날 사회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전략적 분석의 도구인 게임이론은 단순히 게임 상황의 합리적 결과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 상황 속에서 사용될 수 있는 게임이론적 해결방안인 협상 게임과 중재 게임을 용산 참사 사례에 적용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당사자 간의 협상과정은 오늘날 사회갈등을 사회통합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필연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갈등 구성원의 협상과 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도입되는 중재를 게임이론적 접근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1. 협상 게임 

 

협상(negotiation, bargaining)은 의견 조정의 타결 의사를 가진 당사자 사이에 의사소통을 통하여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의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말한다. 오늘날 협상은 각종 갈등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대안으로 사용되며, 노사관계, 가격결정갈등, 외교 갈등 등 다양한 문제에 있어 주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협상은 상대방과의 상호의존적인 결합적 의사결정행위를 통한 자신의 본질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동태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은 전개형게임과 부분게임완전균형의 개념을 적용하여 설명할 수 있으며, 용산참사의 게임 상황도 이와 같은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 과 같이 용산참사의 게임의 행위자는 철거민과 서울시이다. 철거민과 서울시가 협상에 들어가는 상황은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철거민이 농성 전략을 선택하고 서울시가 협상 전략을 선택할 때이다. 혹은 철거민과 서울시가 대치 끝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포함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를 포함하더라도 전개형 게임의 적용에 따라 협상 게임의 첫 제안은 철거민이 먼저 시작한다. 전개형 게임은 행위자가 순차적으로 전략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거민은 자신이 설정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철거민이 가질 보상비를 제시할 수 있다. 이때 철거민의 효용은 x라고 표기한다. 이 x는 0≤x≤1 범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철거민의 제안을 수락할 경우 서울시는 제안의 최대 효용인 1에서 x값을 뺀 1-x의 효용을 얻는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철거민과 서울시 모두 0의 효용을 얻는다.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기간 만에 협상이 종결되는 최후통첩협상의 상황을 전개형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 : 최후통첩협상게임 

 

이 게임에는 무수히 많은 순수전략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이 존재한다. 그러나 부분게임완전균형은 유일하기에 이 최후통첩협상게임에서는 각 행위자별 최선의 전략을 찾을 수 있다. 철거민이 1을 갖고 서울시는 0을 갖는 보상의 배분이 바로 부분게임완전균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균형은 서울시가 철거민의 제안에 대해 ‘수락’과 ‘거부’ 중 하나의 전략을 선택하는 상황의 의사결정마디로부터 시작하는 부분이다.

만약 철거민이 서울시에 (1-x)의 제안을 했더라면 서울시는 그 값이 얼마이든지 상관없이 그 제안을 수락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이다. 이 게임은 1회에 종결되는 최후통첩협상 게임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1-x)의 제안을 거부하고 얻는 0의 효용보다 얼마가 됐든 (1-x)의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부분게임으로 나타내면 <그림 3>의 전개형이 그려진다. 굵은 실선의 값은 각 부분게임의 최적 전략을 나타낸다.

  <그림 3> : 최후통첩협상의 부분게임완전균형

 <그림 3>에 비추어보면 서울시의 입장에서는 x의 값이 얼마이든지 상관없이 철거민의 제안을 항상 수락하는 것이 해당 부분게임에서 최선의 전략이다. 그에 따라 역방향 귀납법에 의하여 철거민의 최적 전략은 철거민이 서울시에게 얼마를 제안하든 간에 상관없이 항상 그 제안을 수락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철거민은 서울시에게 0을 제안할 것이다. 이는 서울시가 애초에 철거민의 제안을 거절해서 0을 받아들이든 철거민이 0을 보상으로 제안해 그를 수락하는 것은 무차별하기 때문에 철거민의 제안을 수락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런 협상 과정은 2단계 협상, 3단계 협상을 거쳐 N단계 협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음 단계의 협상으로 게임이 넘어가기 위해서는 특정 제안을 받은 행위자가 그 제안을 거부하고, 자신이 다시 다른 제안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결과적으로 끝이 있는 협상 모형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지막 단계에 제안권을 가진 경기자가 유리하다. 그러한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의 제안권자가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행위자에게 최소한의 ∂를 보장하는 한 그 행위자는 마지만 제안을 수락할 것이다. 이러한 협상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특정 보수에 수렴하는데 그 값은 1/1+∂와 ∂/1+∂이다. 이 값은 앞서 말했듯이 마지막 단계의 제안권자에게 특히 유리한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이러한 협상게임 모델로 서울시와 철거민의 협상이 진행되면 양측은 서로 마지막 제안권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 과정은 일정한 사회적 비용을 소모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의 결과가 이 게임의 결과와 똑같은 것은 아니다. 경험적인 결과에 비추어봤을 때 이러한 협상상황에서 마지막 단계의 제안권자는 공공의 선의를 반영한 5 : 5, 혹은 6 : 4의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협상게임을 사회 갈등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서울시와 철거민과 같은 갈등의 행위자는 합리적인 행위자이며,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 전략적인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양상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면 서울시와 철거민은 전략적 분석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지진 부진한 반복 게임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서로의 이익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을 제안할 것이다. 또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두 갈등의 행위자는 다음의 중재 게임과 같은 보다 균등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상황으로 이동할 것이다.  

 

2. 3자의 개입 : 중재 게임 

 

중재(arbitration)는 게임에 참가하는 이해당사자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경우 제삼자가 개입하여 중간에서 그 협상을 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서로의 이해가 상극을 달릴 경우, 협상은 지루한 반복게임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중재자는 1회로 협상을 종결짓는 역할을 맡는다. 중재자는 각 이해당사자로부터 각각의 입장을 담은 제안을 받은 후 최종안을 제시하는데 일반적으로 일반중재(conventional arbitration)와 최종제안중재(final-offer arbitration)로 나뉜다. 일반중재는 당사자들이 각자의 제안을 중재자에게 제출하면 중재자가 그를 취합하여 쌍방의 안을 종합한 최종중재안을 내놓는 과정을 말한다. 최종제안중재는 각 이해당사자들이 제출한 대안 가운데 하나를 택하여 이를 최종중재안으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중재자가 제시한 중재안을 각 이해당사자들은 최종안으로 수락해야하며, 그 최종안은 법에 의거하거나 혹은 쌍방 간에 맺은 사전계약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이행된다.

용산참사 사건을 중재 게임에 적용해보면 이해당사자는 용산 철거민과 서울시라고 할 수 있고, 제삼자인 중재자는 중앙정부나 법원, 시민단체, 갈등해결위원회 등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기관 중 특히 지역정부와 시민사회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중앙정부가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본 논문에서는 용산참사 사례를 중재 게임에 적용할 때, 각 이해 당사자의 이익을 적절히 종합한 일반중재 게임으로 그 논의를 제한하고자 한다. 일반중재 게임으로 용산참사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철거민의 요구를 x1이라 놓고 서울시의 요구를 x2라고 설정한다. 철거민이 자신이 원하는 최대한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x1=1이고, 서울시가 최초의 보상비를 유지한다는 것은 x2=1임을 의미한다. 철거민과 서울시는 각자의 요구를 담은 제안을 중재자에게 제출하고, 중재자는 제출된 두 안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최종안을 결정한다. 중재자의 결정은 제출된 두 안의 상호작용에 기초한 함수이므로 중재 게임의 결과 철거민이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보수를 s1(x1, x2)라 표기하고 서울시가 얻게 되는 보수를 s2(x1, x2)라 표기한다.

이와 같은 중재함수 s1(x1, x2)과 s2(x1, x2)는 다음 식 1.1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초과요구총액 균등분담’조건을 만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여기서 말하는 초과요구총액 균등분담은 서로가 요구하는 기대치의 액수를 초과하는 총액 에 에 대해서 당사자 서로가 균등하게 반반씩을 분담하는 원칙을 말한다.

 

 

s1(x1, x2) = x1-

s2(x1, x2) = x2- …… (1.1)

(여기서, )

 

 

이제 중재자가 식 1.1에 의거하여 일반중재결정을 내리게 된다. 또한 두 이해당사자인 철거민과 서울시 모두 중재자가 서로의 제안을 종합하여 중재결정을 내리며 중재안의 요구가 서로의 기대 액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서로가 반씩 분담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균형의 계산을 위해 초과요구액 를 중재함수에 대입하면, 다음 식 1.2가 도출된다.

 

 

s1(x1, x2) =

s2(x1, x2) = …… (1.2)

 

 

철거민의 보수는 자신의 요구액 x1에 정비례하고 상대방인 서울시의 요구액 x2에 반비례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요구액이 무엇이든 간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가능한 최대한도의 수를 요구하는 것이 철거민의 최선의 선택이다. 반대로 말하면 서울시 역시 철거민이 원하는 보수 금액의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최대의 금액을 요구하게 된다. 즉, x1 =1과 x2 =1이 철거민과 서울시의 강우월전략(strictly dominant strategy)이 되고 이에 따라 중재 게임의 유일한 균형인 우월전략해(dominance solvable)는 (1 , 1)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면 균형 상태에서 철거민과 서울시는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가 원하는 가장 최대의 요구안을 제출한다. 철거민은 효용이 1이 되는 최대의 보상비를 요구할 것이다. 서울시 또한 효용이 1이 되는 어떠한 협상의 여지도 남겨두지 않고 최초의 보상비를 고수할 것이다. 이에 대해 중재자는 양 이해당사자 측이 각각 0.5씩 나누는 방안을 최종중재안으로 채택한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현실세계의 갈등 상황에 대한 중재 과정에서 자주 관찰되며, 이는 만약 용산 참사의 협상이 중재 게임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철거민과 서울시의 요구를 정확히 반반으로 나눈 중재안이 갈등당사자인 철거민과 서울시의 사회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Ⅴ. 결론

 갈등은 동시에 어떠한 행위를 하고자 하는 행위자들 사이에 항상 내재되어있다. 특히 그 이익이 서로 상충되는 방향에 놓여있으면 그 갈등은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오늘날 민주화, 지방화, 정보화 사회의 도래로 이러한 갈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사회갈등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곳곳에서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갈등의 당사자,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사회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할 정부의 난제 중의 하나가 되었다.

사회 통합은 압축갈등의 시대에서 갈등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였고 정책으로서의 사회 통합, 협약으로서의 사회 통합, 시스템에 의한 사회 통합, 문화로서의 사회 통합 등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이 시도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시도는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있으며 사회 구성원들 간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논문이 제시하는 사회통합을 위한 전략적 분석의 활용은 사회 통합을 도모하는 한 도구로써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특히 게임이론을 활용한 전략적 분석은 하나의 사회통합 정책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사점을 가질 뿐만 아니라 갈등 당사자를 상호의존적인 존재로 이해하는 사회협약으로, 예방적 갈등 관리 시스템 혹은 합리적 갈등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사회 통합 시스템으로, 마지막으로 협상과 중재와 같은 대화를 통한 민주주의 확립이라는 문화로서의 사회 통합 패러다임으로 두루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본 논문은 한국 사회의 사회 갈등이 가진 복합적 갈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해결에 대한 한국 사회의 기존의 대처가 가진 한계점도 함께 보여준 용산 참사의 사례를 적용해 게임이론으로 풀어보았다. 철거민과 서울시의 전개형 게임으로 설정된 용산 참사 게임을 역방향 귀납 방식으로 풀게 되면 실제 용산 참사의 결과와 같은 극단적인 갈등의 대립과 폭발이 아닌 협상을 통한 사회 통합의 결과가 도출된다. 그러나 실제 용산 재개발을 둘러싼 철거민과 서울시의 갈등인 사회 통합이 아닌 다수의 사상자를 낸 사회 갈등의 극단적 분출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기존의 갈등에 대한 제도론적인 접근이 가진 한계점 때문이었다. 따라서 용산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철거민과 서울시의 갈등 상황을 전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틀만 갖추었더라면 참사라는 실제 결과보다 사회적으로 더 나은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제도론적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적 분석의 핵심은 ‘상호의존적’이라는 갈등의 본질에 있다. 이러한 본질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기위해 상대방의 선호를 분석하여 서로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전략적 분석의 핵심임을 본 논문을 통해 살펴보았다. 또한 사회 갈등의 해결 방안으로 요구되는 사회적 협상과 중재의 대안 역시 게임이론적 구조에서 살펴봄으로써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까지 게임이론의 분석적 틀이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은 오늘날 사회에서 끊임없이 노정되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게임이론이라는 전략적 분석틀의 관점에서 살펴보는데 그 의의를 가진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기존의 제도론적 관점이 지니는 한계를 보여주었고, 갈등의 체계적 이해를 넘어선 그 해결방안까지 협상 게임과 중재 게임으로 묘사된 게임구조 내에서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분석 결과가 그동안 사회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제되어왔던 전략적 분석의 틀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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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결  정치외교학전공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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