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과 교수·학생, 중국 선찰(禪刹) 답사 사진전 중앙도서관서 개최

‘견성(見性)하면 성불(成佛)한다’

수많은 절을 만들고 불교교단을 후원한 중국의 양무제(梁武帝)가 자신의 업적을 자랑했을 때, 그 공덕은 없다(無功德)며 일갈한 달마대사(達磨大師)의 일화는 선종에서 강조하는 진리를 잘 보여준다.

현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마음속에 갖추고 있는 불성을 인식하는 것이 곧 불교의 진리라는 것이다.

우리대학 선학전공 학부, 석·박사 과정의 구성원들은 지난 6월, 12월 중국 대륙을 종단하며 이 ‘선 불교’의 원류를 찾아 나섰다.

 

오늘(3일)부터 그들의 여정이 담긴 중국 선찰 답사 사진전이 열려 동국인들에게 중국 선사(禪師)들의 향훈을 전달하게 됐다.

보고, 듣는 재미가 있다!

오는 8일까지 도서관 내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선학전공 학부, 석·박사 중국 선종 선찰답사 사진전’은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 모두 선사(膳賜)한다.  오늘 오후 1시 팔정도에서 문화예술 대학원 학생들의 사진전 개최 축하 국악공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진전 기획 단장인 덕산스님(선학 박사학위 과정 3학기)은 “총 5만장의 답사 사진 중에서 동국인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사진 200장 정도를 엄선했다”며 “이 사진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중국 선종 사찰들의 사진 및 답사 여정을 담은 영상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답사에 참여했던 선학과 학생들이 사진전에도 참여(參與)해 여정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니, 사진 감상과 함께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학문적 열정으로 시작된 답사

선학과 학부, 석·박사 과정의 학생 및 교수를 포함해 약 25명이 참여한 중국 선찰 답사는 1, 2차로 나뉘어 각각 지난 6월과 12월, 선사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중국으로 향했다. 기획에서 부터 일정 계획, 사전 자료 조사까지 처음 시도되는 해외 선찰 답사를  꼼꼼하게 준비를 하다보니  준비 기간으로 약 2년여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중국 선찰답사의 기획단장인 돈각스님(선학과 박사과정 수료)은 “책으로만 접하던 중국 선사들의 행적을 직접 경험(經驗)해보자는 학문적 호기심으로 답사가 기획됐다”고 밝혔다. 또, “국내 사찰 답사가 아닌 다수가 참여하는 해외 선찰 답사는 선학과 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중국 선찰 답사를 통해 중국 내 약 40개 사찰 스님들의 수행(修行) 및 담론도 이뤄져 한국 불교와 우리대학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순탄치 않은 만 리의 순례길

중국 선찰 답사 팀은 선종의 초조(初祖)인 달마대사의 행적뿐만 아니라 달마의 선맥을 잇는 2조 혜가 대사부터 6조 혜능 대사까지 선사들의 삶을 느끼기 위해 약 1만 리의 고행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달마대사가 9년 동안 면벽 수행을 한 ‘달마동’, 달마의 입적지 ‘백마사’와 같은 관광화 된 곳 뿐만 아니라 길조차 나있지 않은 오지에 위치한 선가 오가칠종(五家七宗)의 하나인 황룡파의 발생지 ‘황룡사’, 선종(禪宗)의 일파인 조동종의 발원지인 조산사 등  총 40여개의 사찰을 방문했다.

교통로가 나지 않은 오지(奧地)에 위치한 사찰을 찾아갈 때마다 길을 잃어 일정이 지체(遲滯)돼 다른 사찰들을 방문할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웠다는 그들. 그러나 “현지인들의 따뜻한 도움 덕분에 늦은 밤길에도 무사히 길을 찾아 사찰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며 따뜻한 친절을 베풀었던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중국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폐허(廢墟)된 선찰들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는 것이 답사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현재 중국정부는 불교가 사회통합의 대안으로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위한 지원과 육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오지에 존재하는 선찰의 경우 중국 정부의 손길이 닿질 않아 보수(補修)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폐허 된 중국 선찰 안타까워

연광스님(선학 박사과정 3학기)은 “폐허가 된 선찰을 지키기 위해 몇 십년간 혼자 그 곳에서 지낸 ‘보통사’의 여든 살 비구니스님에게 깊은 불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들의 노력 덕분에 폐허가 된 선찰 곳곳에서도 선사들의 사상들을 엿볼 수 있는 유물(遺物)들을 볼 수 있어 뜻깊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답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배움의 맛을 느끼고자 오는 7월과 12월에는 실크로드 답사를 갈 계획이라고 한다. 실크로드 답사 후 교내 사진전을 통해 동국인들에게 실크로드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그들의 새로운 도전(挑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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