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 주문에 어려움을 겪은 어머니 이야기는 고령층 디지털 소외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 되어 고령층의 사회적 소외가 악화될 수 있다.

디지털역량은 특정인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 되었고 이는 곧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단순한 정보검색을 넘어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도 영향을 주며 이는 곧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소통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사고력과 다양한 출처로부터 찾아낸 여러 형태의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새로운 정보로 조합하여 올바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즉 디지털기기의 접근뿐만 아니라 이를 사용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디지털기술은 명절 기차표를 앱을 이용하여 예매하고,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음식을 주문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고, 은행 창구 대신 스마트폰으로 송금 및 적금에 가입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기술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시킴으로써 개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고령층 등 취약계층은 이러한 각종 사회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이라고 할 때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69.9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소프트웨어 이용능력이 스마트기기 이용능력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층이 디지털기기를 다룰 수는 있어도 스마트기기에 앱을 설치하거나 모바일뱅킹, 무인주문기인 키오스크 등을 사용하는 부분은 여전히 어려워 한다는 의미이다.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고령층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기술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자기개발의 기회를 상실하고, 타인과의 교류가 단절되며, 유리한 구매기회를 상실하는 등 사회적 네트워크의 상실로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디지털역량이 고령층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역량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음으로써 고령층이 더 적극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역량의 부족은 노년 간, 세대 간, 가족 간의 소외를 가져오기도 해 디지털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고령층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디지털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디지털역량의 차이를 고려한 교육내용의 세분화 및 연령, 학력 등 개인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디지털역량의 강화가 바로 디지털포용이며 디지털기술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보호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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