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원숭이가 살았다. 나무마다 맛있는 果實(과실)이 열려있고, 시내엔 맑은 물이 넘쳤다. 원숭이는 자유롭게 뛰놀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우란 놈이 찾아와 이쁜 꽃신을 선사하고 돌아갔다. 사양도 해보았지만 막상 신어보니 따뜻하고 폭신폭신 해서 좋았다. 신발은 곧 헤졌고 원숭이는 신발에 대해 잊어버렸다. 이때쯤 여우는 찾아와 어김없이 꽃신을 선사했고 원숭이도 고마운 마음으로 신고 다니기를 몇 번 원숭이의 발바닥은 신발 없이는 걸을 수 없게끔 약해져 갔다. 그러나 여우는 신발을 더 이상 공짜로 주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과일과 바꾸어 신었고 곧 나무를 잘라야 했고 맑은 물을 바쳐야 했다. 결국에는 여우의 종이 되어 품을 팔면서까지 원숭이는 꽃신을 신어야 했던 것이다.
▲오늘날에는 원숭이가 여우에게 꽃신을 판다. 사람들은 기적이라고도 하지만 결코 기적은 아니었다. 치를 만큼의 희생과 아픔은 모두 겪었다. 이제 겨우 살만해진 것이다. 그러나 여우의 요구는 끝이 없다. 꽃신을 사주는 대신 다른 상품의 구매를 강요하는 것이다. 물론 말 안 들을 때는 보복하겠다는 은근한 협박도 잊지 않고 말이다. 그래서 요즈음 원숭이는 고민이다.
▲政府(정부)는 오는 3월 초부터 승용차․컴퓨터 등 4백36개 품목에 대해 최고 20%포인트에서 최저 2%포인트까지 關稅率(관세율)을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통상마찰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험 등의 금융․자본에서 양담배․수입쇠고기에 이르기까지 외제상품이 물 밀 듯이 몰려오고 있다. 이제는 담배광고까지 하겠다고 으름장이다. 게다가 소위 301조의 보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이건 해도 너무한다. 미국이 예전의 미국은 아닌가보다.
▲우리의 잘못도 없지는 않다. “미국이 재채기하면 일본은 감기 걸리고 한국은 앓아눕는다.”는 이미 옛말이다. 미국이 재채기 하면 감기약을 팔아먹고자 하는 것이 현재의 일본인 것이다. ‘경제동물’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경제의 합리화를 꾀해온 그들의 개가다. 반면 미․일이라는 한정된 편식으로 우리의 경제는 파행적 성장을 면할 수 없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그들에게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대립할 것인가의 결정이다. 그러나 이제 또 ‘원숭이의 愚(우)’를 범할 수야 없지 않는가. 어느 때보다 애국심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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