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야구부, 올해 전국대학야구선수권 정상에 올라
10여 년간 거둔 9번의 우승, 역시나 ‘전통의 강호’
이 감독 “의지만 있으면 우리가 못 이룰 것 없다”

▲금년도 전국대회 우승이 확정되자, 야구부 선수들이 이건열 감독을 헹가래 치는 모습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금년도 전국대회 우승이 확정되자, 야구부 선수들이 이건열 감독을 헹가래 치는 모습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지난여름 우리대학 야구부가 제7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학야구계에서 가장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해당 대회에서의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우리 선수단은 JT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도 출연해, 최강 몬스터즈 팀과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펼쳐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그램에서 우리대학 야구부는 ‘최강의 적’으로 묘사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동국대학교 야구부는 1946년 창단돼 현재까지 스무 번 넘게 우승을 거머쥔 대학야구 전통의 강호다. 20세기에 대통령기, 백호기 등 다양한 대회에서 정상 자리에 올랐고, 21세기에 이르러서도 대학야구 강자의 모습을 유지했다. 특히 이건열 감독이 부임한 2013년 이래로 우리대학 야구부의 기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금년도 전국대회 우승은 이 감독 지도하 벌써 9번째 우승이다.

이건열 감독은 우리대학 경찰행정학과 82학번 동문이자 20세기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팀이었던 해태 타이거즈 선수 출신이다. 그는 1986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97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에는 지도직에 몸을 담았고 2013년부터 우리대학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그가 부임한 직후인 2013, 14년도에 우리대학 야구부는 2년간 총 7관왕이라는 대학야구 역사상 전례 없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16년도 전국대학야구선수권, 19년도 대학야구 U-리그 후반기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은 19년도 이후로 4년 만이었다. 지난 4년간 우리대학 야구부는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으나 결승의 문턱에서 고비를 맞아 여러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침내 올해 우리대학이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며 이 감독과 선수단은 다시 금자탑을 쌓았다. 이 감독은 이번 전국대회 우승과 관련해 “그간 선수단이 좋은 모습을 보여 왔음에도 우승과는 연이 닿지 못했다”며 “오랜만에 맞이한 우승이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7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우승 기념사진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제7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우승 기념사진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금년도 전국대회는 이건열 감독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우리대학 야구부는 해당 대회에 단 19명의 선수만으로 임했다. 기존 선수진 일부가 부상 및 재활 등의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족한 선수 숫자 탓에 내야수가 외야 수비를 보는 일이 있었고, 부상 우려로 출전 선수진의 훈련량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대학 야구부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전화위복의 정신으로 팀을 하나로 뭉쳐 끝내 우승했다. 이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몇 명 되지 않는 선수들이 더욱 크게 소리 내며 열심히 경기에 임해줬다”며 “아무리 적은 인원이어도,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저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이건열 감독은 ‘건강한 야구, 올바른 선수’라는 야구 철학을 강조해 왔다. 이 감독은 “선수의 신체에 절대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제 철학”이라고 스스로 언급할 만큼, 선수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둔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도 투수 인원이 5명에 불과했지만 누구 하나 무리하게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런 철학 아래 선수들의 예절이나 성실함 등 인성지도까지 힘쓴다. 그는 “과거처럼 운동선수들이 껄렁껄렁한 이미지를 가져선 안 며, 인성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타지에 가서 숙박생활을 할 때 ‘동국대 야구부 학생들은 참 바르다, 착하다’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다”고 밝혔다.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동국대학교 야구부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동국대학교 야구부  (사진=우리대학 야구부.)

우리대학 야구부는 프로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드래프트에도 3명의 선수가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우리대학이 프로선수 배출에 강점을 가지는 요인으로 ‘선수들의 성실성’을 꼽았다. 그는 “실력도 중요한 평가 요인이지만, 실력이 같은 값이라면 판단은 인성적 측면에서 갈릴 것”이라며 “우리대학 선수들은 실제로도 성실하고, 먼저 프로에 진출한 야구부 선배들이 훌륭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 영향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동국대학교 생활 중 이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2014년도다. 14년도는 전년도에 3관왕의 성과를 거뒀던 현 KT위즈 고영표 선수, 두산베어스 양석환 선수 등 주요 선수들이 모두 졸업한 시기였다. 이 때문에 당시 대학야구계에선 동국대 야구부의 몰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해 우리대학은 4관왕에 올랐다. 야구부 선수들과 이 감독이 전력을 다한 훈련 속에 자신감을 가지며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그는 14년도를 회상하며 “태어나서 선수들을 가장 열심히 지도했던 시기”라며 “아무리 약해도, 의지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야구부의 우승과 최강야구 출연이 학내에서 큰 화제가 되자, 이 감독은 앞으로도 야구부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이어 이 감독은 대학 스포츠응원문화가 이전 80년도에 비해 옅어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80년도에는 학생들이 특유의 응원 문화 와 학교에 대한 애교심으로 똘똘 뭉쳐 동대문 야구장을 꽉 채웠다”며 “지금은 공부 거리도 늘고, 즐길 콘텐츠가 많아지다보니 응원 문화 자체가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때 응원 갔던 기억을 동문들이 여전히 추억하곤 한다”며 “대학야구도 즐거움이 가득하니 친구, 선후배와 함께 응원 오시면, 그 경험들은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관심을 독려했다. 

이건열 감독과 우리 선수들은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선수단을 구상하며 몸 관리 중인 이들의 내년 목표는 팀 명성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 감독은 “나이가 있다 보니, 이젠 제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행복”이라며 “내년에도 선수들이 훌륭히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모두 프로에 진출해 학교를 빛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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