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선 법학과 부교수
▲김재선 법학과 부교수

RNA(messenger RNA)는 198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시험관에서 생산할 경우 쉽게 부서지고 염증반응이 심해진다는 이유로 학계에서 외면받아 왔다. 하지만, 커리코 커털린 바이온텍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는 mRNA를 구성하는 네 염기 중 유리딘(U)을 변형하면 염증반응을 줄이고, 단백질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염증반응을 줄이고 단백질 생산을 늘려 상용화의 기틀을 마련한 이 연구는 코로나 백신 개발의 기초가 되었다. 이들은 2023년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2023년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Somzz)는 의료기기로 허가되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지만 수면 패턴을 기록하고, 사용 방법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인지행동 치료가 이루어져 수면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인정되었다. 2018년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가 의료기기로 승인한 테라퓨틱스의 리셋은 이용자가 약물을 사용하는 상황과 이유를 기록하고, 충동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방법 등을 훈련하도록 하고 있다.

2023년 시작된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은 ‘목적형 안부 대화’를 통하여 독거노인 또는 중장년 1인 가구에게 전화를 한다. AI가 “요즘 건강은 어떠신가요”라고 질문하고, 응답자가 “몸살 기운이 조금 있는 것 같아

요”라고 하면, “아이고, 몸살 기운의 회복을 위해 따뜻한 물을 많이 드셔 보세요. 병원에는 가 보셨어요?”라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AI가 “오늘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세요?”라고 질문하고, 응답자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에 있을 계획이야”라고 대답하면, “오늘은 한파 경보가 있으니,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건강과 재난 그리고 날씨를 알려 주고, 응답자의 대답에서 재난이나 위험 상황으로부터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면,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게 AI가 스스로 연락한다. 약 먹는 시간을 알려주거나, 식사나 수면 상태를 확인하고,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등 사회적 취약 계층 보호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학계에서 외면받던 mRNA의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하거나, 치료행위에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 돌봄 등 사회 영역에 AI 대화를 활용하는 것은 기존의 불편함을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Chat GPT가 출현하고, 인공지능이 발전하게 되면서 “인간의 직업은 대체될 것인가?”, “어떤 직업이 가장 먼저 대체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AI는 마치 사람이 쓴 것과 같은 광고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단 몇 초 만에 계약 서류를 만든다.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을 대신 써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우리가 휴식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휴식 없이 학습하고 있는 AI가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역할을 상당 부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그 시점의 문제일 뿐 명확하다. 

하지만, AI를 보다 잘 사용할 수 있다면, 인류를 재앙으로부터 구하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도 하고, 세상에 없던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세상에 존재하고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틈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남다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관습이나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많이 경험하여, 세상의 틈을 발견하는 남다른 시각을 가진 동국인이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